김명열기자의 이스라엘, 요르단 성지순례 기행문<10>

김명열기자의 이스라엘, 요르단 성지순례 기행문<10>

갈릴리 팔복교회, 오병이어 기적 기념교회, 가버나움 등등………..

 

산상수훈의 장소, 갈릴리 팔복교회.

지난번에는 2회에 걸쳐 중동전쟁에 대해서 역사적 공부와 더불어 현재 이어지고 있는 중동분쟁과 이스라엘과 아랍권 나라들의 국토분쟁을 심도 있게 다루며 설명을 드렸다. 긴장과 종교간의 다툼으로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이곳의 상황들을 뒤로하고 이제는 옛날 예수님의 발자취와 이적, 행하셨던 모든 일들을 회상하면서 그때의 역사적 현장을 둘러보며 그곳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한다.

 

팔복교회는 예수님께서 산상수훈을 가르친 장소로 추정되는 팔복산에 세운 기념교회이다. 4세기경 비잔틴제국에서 교회를 세웠으나 614년 페르시아에 의해 파괴되었다. 오늘날의 팔복교회는 1939년 프란치스코 수녀회가 이탈리아 무솔리니의 지원을 받아 유명한 이탈리아의 건축가 안토니오 바를루치(Antonio Barluzzi)가 설계한 것이다. 갈릴리호수 주변에는 팔복교회 이외에도 오병이어교회, 베드로수위권교회 등 예수님의 행적을 기념하기위한 교회들이 세워졌는데, 이 교회들은 기독교가 융성했던 비잔틴시대에 세워졌다. 이후 이슬람의 침입, 십자군전쟁, 오토만 투르크의 지배 등으로 파괴되었다가 최근에 다시 세워진 교회들이 대부분이다. 교회의 지붕은 여덟가지 복을 상징하여 팔각형구조로 되어있으며, 내부의 여덟개의 유리창에 라틴어로 팔복의 내용이 하나씩 기록되어있다. 산상수훈으로 불리는 예수님의 설교는 성경 신약전서 마태복음 5~7장과 누가복음 6장에 기록되어있다.

심령이 가난한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온유한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배부를 것임이요, 궁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궁휼히 여김을 받을 것 임이요, 마음이 청결한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은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라. <이상 산상수훈 팔복의 말씀, 마 5:3~10>

 

오병이어 기적 기념교회

오늘날 타브가 (Tabgha)라고 부르는 지역은 ‘일곱개의 샘물’을 의미하는 희랍어 ‘헤프타페곤’에서 유래하는데 과거에는 일곱개의 샘물이 있었다고 하나 현재는 다섯개의 흔적만이 있을 뿐이다. 모두 일곱개의 샘이란 뜻은 보리떡 다섯개와 물고기 두마리를 합친 일곱과 관련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타브가 지역에는 오병이어의 기적(마가 6:45, 눅 9:10~17)을 기념하는 교회와 베드로 수위권교회, 그리고 예수님께서 팔복과 산상수훈을 선포하신 것을 기념하는 팔복교회가 세워져있다. 타브가의 오병이어 기념교회는 갈릴리호수의 서편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가버나움에서 자동차로 5~10분 이내 거리인 약 25Km정도 떨어져있다. 오천명을 먹이신 오병이어의 기적은 누가복음 9장 10~17절에 기록되어있다. 이 기적 후에는 4천명을 먹이신 칠병이어의 기적이 또 등장한다.

현재의 교회는 독일 천주교에서 5세기 비잔틴교회의 옛 터에 1936년에 세운것이다. 이 장소가 예수님이 오병이어 이적을 행하신 장소임을 확인할 길은 없다. 성서에 비추어 보면 현재 오병이어 기념교회가 있는 갈릴리 서편 타브가 지역이 아니라 벳세다 지역으로 기록되어 있는

데, 이 벳세다 지역은 갈릴리 동편에 위치하고 있는 마을로 추정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의 오병이어 기적 기념교회는 갈릴리를 중심으로 정 반대편인 셈이다. 그런데 1930년대초 독일 고고학자들에 의해서 타브가를 발견했고 이곳에서 4세기 비잔틴시대의 유적을 찾아냈다.

그리고 옛 교회 바닥에서 많은 모자이크가 발견되었는데 이중에 물고기 두마리와 보리떡 다섯개가 묘사되어있는 모자이크를 발견했다.

이로써 이곳이 오병이어 이적을 기념했던 교회임을 알았다. 지금교회는 1982년 새로 지은것이다. 현재 교회안쪽 제단 옆에는 물고기 두마리와 보리떡 다섯개가 바구니에 담겨있는 비잔틴시대의 모자이크가 선명하게 잘 보존되어있다.

순례자들은 기적의 장소가 정말 어디냐? 하는 것에 별로 관심을 둘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당시 예수님께서 많은 군중들 앞에서 강론을 하셨고, 그들에게 하늘나라를 선포하셨다는 이야기이다. 또 그들을 위해 물고기 두마리와 보리떡 다섯개를 가지고 나누어먹었다는 사실이다. 또 사람에 따라서도 예수님의 기적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생명의 말씀을 양식으로 비유한 것 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육체의 건강뿐 아니라 영혼의 충만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과 ‘나눔의 의미’ 라는 매우 중요한 메시지를 전해주는 비유이다.

 

가버나움(Capernaum)

가버나움은 갈릴리 북쪽 해안에 있다. 당시는 로마의 식민지였으며 시리아에서 요르단을 넘어 지중해연안으로 이어지는 옛 상업로의 입구에 해당한다. 성서에 보면 가버나움은 다메섹에서 지중해로 통하는 통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며, 예수님 당시에는 어촌이었지만 상업이 번성하여 세관과 큰 회당도 있었으며 주민들이 많았던 마을이었다. 예수님은 나사렛을 떠나 가버나움에서 주로 활동하셨다. 성서는 이곳을 예수의 본 동네(마 9:1)라 언급할 정도로 고라신, 벳세다와 함께 예수님이 주로 사역했던 곳이다. 주전 2세기경부터 형성된 가버나움은 헤롯 안티파스 영토와 헤롯 빌립의 국경도시였기에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살던 곳 이었다. 그래서 예수님은 다양한 사람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사역을 할 수 있었다. 예수님은 공생애를 시작하면서 나사렛을 떠나 이곳 가버나움에서 첫 활동을 시작하셨고, 베드로, 안드레,

야고보, 요한, 마태 등 다섯 제자를 부르신 곳이다. 또 이곳에서 예수님은 많은 이적을 행함으로써 그의 신성과 전지전능함을 나타내셨다. 예수님은 회당에서 설교하셨고, 문둥병자를 고치셨으며, 중풍병으로 누운 백부장의 종을 낫게 하셨고, 베드로의 장모의 열병을 고쳐주셨으며, 회당장의 죽은 딸을 살리셨으며, 혈루증을 앓는 여인을 낫게 하셨고, 맹인들의 눈을 뜨게 하셨고, 손이 오그라든 사람의 손을 펴게 하셨다.

그러나 예수님을 만나고도 믿지 못하는 불신앙의 도시 가버나움에 대한 예수님의 예언은 적중해서 이미 그 도시는 파괴되었고 잊혀진지 오래이다. 지금의 가버나움은 호숫가 종려나무들 속에 유대회당의 유적들과 베드로 집터위에 세워졌다는 베드로 기념교회, 그리고 각종 유물들을 만날 수 있다. 유대회당은 3~5세기경에 세워진 백색 석회암제 바실리카식 시나고그(유대교 회당)의 유적으로 1905년에 발굴되었다. 기둥과 벽의 밑쪽의 검은색 부분이 예수님 시대의 것이라 소홀히 지나칠 수 없다. 그리고 많은 집터들, 맷돌, 기름짜는 틀 등 생활용품 등이 있어 당시의생활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다. 또 회당 옆에 있는 집터유적은 단층으로 된 공동주택이며 이곳에서 다수의 낚시 바늘이 발견되었기에 가버나움이 어촌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추측건데 베드로의 집터로 알려진 터 위에 지금 카톨릭 교회가 세워져 있다. <다음주에 계속>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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