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기자의세상이야기> 미국 1인당 연간 의료비 부담액 세계 최고
생로병사란 불교 용어로 중생(사람)이 반드시 겪어야 할 네 가지 고통, 즉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을 말한다.
최근 몇년사이 나의 친한 벗과 지인 네 사람이 세상을 떠났고, 나의 형님과 누님께서도 돌아가셨다. 사별의 아픔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가슴이 메어지고 눈물이 앞을 가린다. 죽음은 이별이라는 측면에서 가슴 아프고 슬프고, 무섭고, 안타가운 일이겠으나 그래도 누군가에게나 언젠가는 다가올 일임에는 틀림없다. 사후의 세계에 관해서 여러가지 말들이 많지만 아무도 가 본적 없는 길이므로 설렘도 있어야한다.
죽음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다보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서도 생각이 깊어진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꼭 나쁜 일만은 아니다. 삶의 반대가 죽음이라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삶을 살고 있으며 결과적으로는 언젠가는 죽는다. 그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생로병사라는 말을 들으면 왠지 기쁘거나 유쾌한 생각이 들지 않는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것은 기쁘다고 할지 모르겠으나,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을 기쁘고 즐겁다고 말할 사람은 드물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가 늙고 병들고 죽는 것도 다 우리에게 주어진 거역할 수없는 인생의 과정이다. 특별히 나쁠 것도 없다. 사람들의 욕구는 언제나 늘 젊음을 유지하고 싶어하지만, 생각을 해보면 젊음이 꼭 그렇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자신에 맞는 나이를 살아야한다. 나이에 맞게 사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고 좋기도 하다. 어느 사람을 보면 억지로 젊어지려고 머리를 검게 염색을 하고, 보톡스 주사를 맞고, 얼굴에 쭈글쭈글한 주름살을 펴고, 성형수술도 마다하지 않는데, 이렇게 젊어 보이려고 하는 노력이 보기에 안쓰러울 때가 많다. 젊은이들은 나이들은 늙은이를 가엾게 볼지 모르겠으나 나이들은 이의 생각은 꼭 그러한 것만은 아니다.
인생사 과정중에 생로병사에서 병이 가장 부정적인 느낌을 줄 것이다. 늙는 것이나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이들도, 아프지 않고 늙어가기를 바라고, 아프지 않고 죽기를 바란다. 아픈 사람 병이 들은 사람을 보면 두려운 마음이 생긴다.
그 고통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 속에 나 자신도 간접적으로나마 그러한 고통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세상을 살면서 어찌 병들지 않고 아프지도 않을 수 있으랴. 아프고 병이 드는것도 우리네 인생이라는 것을 순명으로 받아들여야 삶을 편안히 살아갈 수 있다. 아프면 안 된다는 생각이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좌절을 주었던가? 생로병사의 문제에서 우리가 우선적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는 아마도 병일 것이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병이 들어 아픔의 고통에 시달린다는 것은 비극 중에도 가장 잔인한 비극이며 불행이다. 고통 그 자체다. 생로병사는 우리들 인생의 변할 수 없는 철칙의 필수 과정인데, 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생로병사의 이치 중에서 병은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단계라고 생각한다. 간단한 병이라면 의사선생님이 고쳐주고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며 조금만 아프면 그만인데, 이에 반해 큰 병이 걸리면 여지없이 자신뿐 아니라 가족이나 주변사람들도 같이 힘들고 안타까우며 고생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병 중에 가장 무서운 병, 암이 그렇다. 암에 걸리면 정신적 육체적으로도 심한 고통을 받게되고, 재산을 잃기도 하며 또한 가족들 간의 불화가 생겨나기도 한다. 물론 암이 아닌 다른 기타 큰 병에 걸렸을 때도 마찬가지로 돈이 억수로 들어간다. 모아놓은 재산이나 보험이 있다면 그래도 조건이 좋은 편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치료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돈이 많이 들고 주변사람도 힘이 들고………… 이래저래 크건 작건 간에 병에 걸렸다하면 금전적인 손실은 물론 본인 자신도 너무나 큰마음의 상처와 고민에 시달리게 된다. 우리는 독감이나 유행성 질병에 걸려도 약을 사먹고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한다. 그리고 기타 불의의 사고나 돌발적인 피해로도 신체적 손상을 당하여 병원에 가야되고 치료를 받아야한다. 이렇게 되면 자의든 타의든 의료비를 부담을 해야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 부담액이 엄청나게 많이 청구되어서 본인의 생계를 위협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최근, 지난주 수요일(9월 18일자), 플로리다 코리아 1면에 “천정부지 의료비용으로 800만명 빈곤층 전락”이라는 제하의 Top News가 게재되기도 했다. 내용 중의 일부를 보면, ‘연소득에서 의료비용을 제외하면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미국인들이 무려 1000만명에 육박한다’는 기사 내용이다. 얼마나 의료비 부담액이 크면 이렇게 그로인하여 빈곤층에 이를 정도로 의료비가 큰 비중을 갖고 있을까? 생각을 하니 그것이 결코 남의 일만은 아니다.
최근의 어느 통계자료에 의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은 한 사람당 연간 의료비 부담액이 세계에서 최고로 높다는 결과 보고서가 신문에 보도되었다. 미국의 연간 1인당 의료비 부담액은 1만586달러로, 영국과 일본에 비해 무려 2배 이상 높다고 한다.
지난 17일 LA타임스는 여러기관의 다양한 통계자료를 분석해 다른 선진국보다 미국이 과도하게 의료비가 높은 실정이라며 의료비와 관련한 당국의 규제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인구 한명당 연간 의료비는 1만586달러로 독일,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2배 이상 높게 측정됐다. 다른 선진국들의 1인당 연간 의료비는 독일 5986달러, 네덜란드 5288달러, 호주 5005달러, 캐나다 4974달러, 프랑스 4965달러, 일본 4766달러, 영국 4070달러 등이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심각한 질병에 걸려 의료비에 과도한 지출을 한 미국인은 전체의 7.4%로 다른 선진국의 평균 1~3% 보다 매우 높은 수치를 보였다.
또한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인 아달리무밥(휴미라)이 미국내에서 2505달러인데 반해 독일에서는 1749달러, 영국 1180달러, 캐나다 1164달러, 일본 980달러 등으로 측정됐다며, 국가별로 같은 치료제의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더해 미국은 약값이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치료비 역시 국가별로 큰 차이를 보였는데, 이 역시 미국이 가장 치료비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무릎 관절 수술의 경우, 미국은 2만8000달러 이상의 치료비가 필요하지만 영국에서는 1만8000달러, 호주에서는 16000달러 이하의 비용이 요구됐다. 높은 의료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의료의 질은 선진국 중 꼴찌 수준인 점도 드러났다. 당뇨, 암, 홍역 등 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사망하는 미국인은 지난해 인구 10만명당 112명인데 반해 프랑스의 경우 61명, 캐나다 78명, 영국 85명 등이었다.
신문은 국가별 의료보험 차이보다 각각의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의료비에 대한 엄격한 규제여부에 따라 한 사람의 의료비가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천정부지로 치솟고, 아프거나 병원에 입원을 하면 돈이 억수로 들어가는 의료비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우리 각자가 평소에 건강에 좀 더 신경을 쓰고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고 할수있겠다. 그리고 정크 푸드를 먹지 않고 가급적이면 자연식이나 올개닉 식품들을 섭취하는 것이 각종 질병에서 해방되는 길이라는 점도 명심하기를 바란다. <김명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