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기자 특집> 미국 한인 이민교회의 성장과 배경
미주 한인 이민역사가 100주년을 지나 이제 새로운 세기를 향해 달려가고있다. 1900년대에 시작된 이민의 행렬이 미국땅에 깊이 뿌리를 내렸고, 이제 한인사회는 250만여명에 육박하고있다. 1902년 12월22일 기대와 두려움속에 인천 제물포를 출발한 102명의 한인들은 일본 고베에서 미국상선 Gaelic호로 갈아타고 거의 20일간의 고된 항해끝에 1903년 1월23일 화와이 호놀루루 제2부두에 도착했다.
한국인의 미주 이민은 구한말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극심한 가난과 일제침략으로 정들었던 고향을 등진 사람들이 많았으며, 조선왕조 말기의 혼란과 1901년 함경도지방을 강타한 가뭄과 홍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멀리 시베리아나 혹은 서울, 인천, 원산 등의 대도시로 몰려들었다. 고종때 미국 공사인 알렌은 값싼 노동력이 필요했던 하와이 사탕수수협회의 요청으로 한국인의 미주 이민을 진행시켰다. 1830년대부터 노동집약적 사탕수수 농업을 시작한 하와이에서는 이무렵 노동인력이 필요하게 되었고, 이미 들어와 노동을 시키던 중국인, 일본인 노동자들의 규모가 커지고 노동 분규가 발생하자 그 대안으로 한국, 필리핀, 포르투칼에서 노동자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최초 한인이민자들은 열악한 환경에 하루 10여시간의 중노동과 저임금으로 한달에 고작 15달러라는 터무니없이 낮은 보수를 받으며, 고단하지만 미래를 향한 꿈을 가지고 미국이민의 역사를 시작하게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이민역사는 미주 한인교회의 역사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첫 이민자 102명 가운데 절반이상이 예수그리스도를 믿는 인천 내리교회 성도들이었고, 이민 첫해에 교회가 세워졌다는 사실에서 교회와 이민자 사이에 각별한 관계가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미국땅에 세워진 첫 한인교회는 1903년 11월10일 하와이에 세워진 ‘그리스도 연합감리교회’로 사탕수수밭에서 노동을 하던 한인이민자들이 하와이 8개 섬의 중심인 오하우 섬에 세웠으며, 그 다음해인 1904년 3월11일에는 미국 본토 LA에 Frances Sherman 선교사가 설립한 LA 연합감리교회가 세워졌다. 이후 계속해서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시카고, 뉴욕순으로 한인교회가 창립되었고, 계속 유입되는 한인 이민자 인구의 증가와 비례해 한인교회의 숫자는 갈수록 늘어났다.
앞서도 말했듯이 1903년 첫 이민선 갤릭호에 몸을 실은 102명의 이민자가운데 50여명이 인천 내리교회 교인들이었다는 사실만 보아도 한인교회의 뿌리 깊은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갤릭호는 어떤 의미에서는 종교적 자유를 찾아 신천지로 떠난 한국판 ‘메이플라워 호’였던 것이다. 때문에 이민교회라는 독특한 성격의 공동체를 이해하지 않고서 이민사회의 지난 역사와 현재, 미래에 대한 기대를 이야기하기란 힘든 일이다. 미주 한인사회에서 교회는 종교적 기능은 물론 사회적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신앙공동체인 동시에 사교공동체인 것이다. 그래서 미국으로 이민온 사람들이 입국신고를 마친 뒤 가장먼저 찾는 곳이 교회다. 한국에서는 교회를 다니지 않았던 사람들도 대부분 교회에서 이민생활을 시작한다. 그래서 이민자의 70%이상이 크리스천이다. 초기 이민자들에게 한인교회는 동포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다. 이들은 타향살이의 설움을 달래기 위해 교회로 몰려들었다. 1965년 이후 이민 문호가 개방되고 이민자들이 몰려들면서 한인교회의 역할은 보다 적극적으로 이민정착을 돕는 공간의 성격을 띠게 되었다. 그 때문에 당시 한인교회의 선교활동은 ‘복덕방 목회’라고 까지 불렀다. 목사와 전도사들은 교인을 확보하기 위해 공항까지 마중을 나와 이민자들을 맞았다. 이민자들이 집을 임대하는 일부터 일자리 주선, 자녀학교 입학에 이르기까지 온갖 잔심부름을 도와줬다. 이렇게 해서 이민자들에게 교회와 목사는 심리적으로나 생활면으로나 가장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대상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초창기 한인이민자들의 구심점이자 구세주 역할을 한 이민교회들은 지금까지 성장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인 이민교회들은 내부적인 갈등과 분열로 인하여 한인이민사회의 좋지 못한 인상도 어느 교회에서는 주기도 했지만, 이민을 간 한국인들에게 정신적 힘의 근원으로써 뿐 만아니라 외로운 한국인들이 동질성을 찾고, 사회 문화적 상호작용을 위무해주는 사회적 중심지로서 중추적 역할을 다하여 성장을 계속해왔다. 그 성장의 지속적인 결과로 인해 최근에 들어서는 미국내 한인교회가 총 3514개로 파악됐다. 캘리포니아주가 1008개로 가장 많았고 뉴욕이 280개, 일리노이주가 172개로 나타났다. 이상은 대도시권의 분포도를 나타낸 수치인데, 재미 기독교 선교재단(KCMUSA)이 올해초부터 6월까지 조사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미 전체 한인교회수 3514개 가운데 한인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가 전체의 29%인 1008개에 달해 가장 많았다. 이어 뉴욕이 280개(8%), 조지아가 194개(6%), 텍사스 189개(5.4%), 일리노이주 172개(4.9%) 순으로 나타났다. 한인 인구대비 이민교회 수를 비교해보면 뉴저지와 버지니아주의 경우 상대적으로 한인교회가 적었고, 조지아. 하와이, 플로리다 주는 반대현상으로 나타났다. 미네소타주의 경우 1개교회당 한인인구가 1168명을 기록했고 반면에 일리노이주는 345명, 조지아 283명, 하와이 281명, 플로리다 259명의 분포를 보여줬다. 한편 이번 한인교회수는 재미 한인기독선교재단에 등록된 교회정보를 기준으로 조사된 추산 자료로, 플로리다주를 비롯한 각 주의 한인교회 수는 실제로 더 많을 수도 있다.
다만 앞으로의 염려되는 사항은, 한인 1세들의 자연적 감소와 더불어 한인 이민자들의 숫자가 점차로 감소되고 있는 현상에 따라 앞으로는 한인 교회의 숫자가 점점 더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인의 수가 늘어나기보다는 수평적 이동이 많으며, 한인 2세들이 영어권의 미국교회로 출석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다보니, 자연적으로 한인 교인수는 줄어들게 되어있다. 이것을 이유로 많은 한인교회 목사들이 이러한 점을 염려하고 있으며, 한인사회에 목사의 수는 늘어나는데 교인의 숫자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 걱정되고 있다. 그래서 더불어 한인교회의 숫자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1179/2019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