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기행문<11> 가을 구경, 힐링 여행 (인디애나주)

김명열기행문<11> 가을 구경, 힐링 여행 (인디애나주)
(지난주에 이어서……)

농업 역시 인디애나주에서는 주요 산업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 농장지대는 인디애나주의 내륙지방의 대략 3분의2를 차지한다. 옥수수와 대두(콩)는 인디애나주의 가장 가치 있는 생산물이며 농장소득의 절반을 넘고 있다. 토마토, 감자, 강낭콩과 사탕수수도 많이 재배되고 있다. 축산물업도 활발하다. 라라에트 주위에 있는 지방에서는 대량으로 돼지를 사육하는데, 나는 우연한 기회에 이곳을 지나게 되었는데 돼지의 배설물을 저장하는 곳을 지나면서 그 역한 냄새에 곤욕을 치루기도 했다. 그 냄새가 차에 배고 따라와서 몇마일을 달려 그곳을 빠져나왔는데도 그 냄새로 여간 힘이 들고 역겨움에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농촌의 이곳저곳을 지날 때 마다 그 지역, 그곳의 농장 고유의 냄새가 코끝에 묻어나왔다. 닭을 기르는 양계장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달걀은 미국 제1의 생산주이며 농부들은 양과 칠면조를 기르기도 한다. 칠면조는 가을철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때가 되면 멀지않은 인디애나폴리스나 시카고 같은 대도시로 수만마리씩 팔려 나간다고한다. 한가로운 농촌의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구경을 하며, 옛날 나의 고향에서 소, 돼지, 염소, 닭 등을 기르던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이웃사람들의 모습이 머리속에 떠올랐다. 순박하고 부지런한 농부들의 모습은 한국이나 이곳역시 별반 다르지가않았다.
켄터키의 루이스빌을 지나 64번 국도 하이웨이를 따라 서쪽으로 계속 가다가 인디애나주 66번 지방도로로 빠져나와 10여마일을 운전하여 Marengo Cave 동굴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줄을 지어서 가이드의 도움과 안내를 받아 서늘한 동굴속으로 들어간다. 예전에는 이 마렌고 케이부가 한 경로였는데 언제부터인가서부터 Crystal Place와 Dripston Trail로 나뉘어져서 두 가지 다른 경로의 투어를 한다. 동굴속은 갖가지 모양의 형형색색의 종류석과 물속이 투명하게 비치는 Mirror Lake등등이 동굴속에 잘 분포되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이곳 미러 레익은 마치 사막의 빗물처럼 바위 천장에서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이 진흙바닥에 고여서 너무나 아름다운 심오한 비경을 이루고 있다. 물은 깊지 않지만 그 얕은 물속에 잠긴 태고의 신비함에 그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바위동굴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들이 응고되고 붙어서 마치 바위기둥들이 늘어서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쌓이면서 돋아난 석순들은 희미한 전등빛을 받아 이상한 색채와 빛깔로 반사되어 기괴하고 신비로운 모습을 더해준다. 동굴속 비경에 넋을 잃고 얼마를 동굴속을 걸어들 어가다보니 어느 지점에 이르러 가이드가 동굴 안에 있는 희미한 불빛들을 모두 꺼버린다. 이것이 진짜 동굴안의 조명이라면서……….사방은 한치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칠흑속의 깜깜한 어둠뿐이다. 다시 불을 밝히고 얼마를 더 들어가니 바윗돌천장에는 크리스탈 구슬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반짝거리고 있다. 그래서 이동굴의 명칭도 Crystal Palace라고 한다.
마렌고 동굴은 보통의 동굴들과 마찬가지로 석회암동굴이다. 석회암 동굴은 석회암지대에서 물에 의한 용식(溶蝕)작용으로 생기는 동굴이다. 석회동굴이나 종유동굴이라고도 한다. 석회암이 분포하는 지대에서 이산화탄소가 섞인 빗물이나 지표수가 석회석의 틈으로 침투하거나 그 지대를 흐르는 지하수에 이산화탄소가 녹아있으면 석회암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이 물과 물에 녹아있는 이산화탄소와 반응하여 물에 잘 녹는 탄산수소칼슘이 되면서 석회암지대에 침식이 일어나게 되며, 이 과정이 계속되어 물이 석회암지대를 계속해서 침식하면서 석회암동굴이 생기게 된다. 석회암동굴에 생성되는 특이한 형태의 암석으로는 종유석, 석순, 석주 등이 있으며 이들은 탄산수소칼슘형태로 물에 용해되어있는 탄산칼슘성분이 석회암동굴이 생성될 때와 역 방향의 반응을 일으켜 동굴 벽에 석출되면서 만들어진다. 대표적인 동굴로는 미국 켄터키주의 매머드동굴은 세계에서 가장 큰 석회암동굴로 그 길이가 약300Km, 너비가 최대150Km, 높이가 80m에 이른다. 한국에서는 태백산맥의 석회암지대에 석회암동굴이 많으며 평안북도 영변군의 동룡굴, 경상북도 울진군의 성류굴, 강원도 영월군의 고씨동굴, 충청북도 단양군의 고수동굴 등이 유명하다.
마렌고 석회암동굴 구경을 마친 후 우리는 근처의 멀지않은 브라운카운티 주립공원을 찾아 올라갔다. 올라가면서 주위를 보니 너무나 아름다운 가을의 농촌 풍경이 시야에 전개된다. 노오랗게 대지를 덮은 끝없이 펼쳐진 콩밭과 옥수수 밭, 이 콩과 옥수수는 인디애나주의 농촌 주산물이기도 하다. 구름 한점 없이 파아란 하늘밑에 노오란 색깔로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의 대지위에 화사하고 밝은 10월초의 따사한 햇살이 조화를 이뤄 꿈같은 별천지의 세상을 만들어놓고 있었다. 참으로 보기가 아름답고 와일드하다. 그러한 자연의 광활하고 아름답게 디자인한 듯한 무르익은 가을의 모습들을 감상하며 북쪽으로 50여마일을 달려가 보니 브라운 카운티 주립공원이 나온다. Brown County State Park은 인디애나주 남부에 자리 잡고 있다. 약 65제곱 Km의 넓이의 산등성이, 협곡, 숲이 펼쳐진 이 아름다운 야생지대는 노스캐롤라이나주 및 테네시주에 걸친 Great Smoky Mountains과 닮아서‘작은 스모키’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정남쪽으로 약 75Km떨어진 브라운카운티 주립공원은 다양한 하이킹 및 자전거 트레일이 있으며 테니스코트와 수영장까지 마련되어있다. 공원의 구석구석 곳곳을 구경하고 둘러보고 어느 호숫가에 이르러서는 강태공들의 낚시하는 모습도 평화롭게 지켜볼 수 있었다.
관광을 마치고 늦은 저녁 인디애나폴리스에 도착하여 어느 깨끗한 호텔에 여장을 풀고 하루의 여독을 풀며 휴식과 숙면의 밤을 보냈다. 다음날은 좀 더 북쪽으로 올라가 마지막코스인 Tippecanoe River State Park을 둘러보았다. 공원에 도착해보니 입장료를 받고 있다. 인디애나주민은 7달러이고, 타주민은 자동차 한대당 9달러를 받고 있다. 입장료를 지불하고 공원내부를 둘러보았다. 지역이 넓고 광활하다보니 자동차를 타고 서서히 운전하며 드라이브 코스를 따라 공원의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이곳을 보니 말 타는 곳, 낚시를 할 수 있는 강, 산책로, 피크닉장소, 카누 및 보트장 등의 위락시설들이 골고루 잘 갖추어져있다. 점심때가 되어 커다란 나무 그늘 밑의 테이블에 앉아 준비해간 밑반찬과 밥, 음식으로 식사를 했다. 이제 점심식사가 끝나면 곧바로 나의 시카고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곳은 한마디로 돈을 지불한 값어치와 비교할 때 별로였다. 그저 시간을 때우고 한가롭게 보내기는 좋을지 몰라도 볼거리, 즐길 거리는 별로다. 아이스박스에 남아있는 음식이나 반찬, 기타 과일들을 모두 쓰레기통에 버렸다. 버리기가 아깝고 미련이 남았으나 어느 것은 며칠 동안 아이스박스 속에 그대로 담겨있었기에 신선도도 문제고, 위생상 모두 버렸다. 비닐봉지에 꼭꼭 잘 싸고 담고 봉해서 버렸다. 오늘로서 일주일동안의 가을여행, 힐링여행을 마친다.
이곳에서 시카고까지는 80여마일, 이제는 들떠있는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정리하여 현실의 삶속으로 돌아가야겠다. 회고해 보건데 이번의 여행역시 추억에 남고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삶의 충전제가 된 가치 있는 즐거운 여행이었다. 정말로 힐링을 만끽할 수 있었던 좋은 여행이었다. 시카고의 집에 일주일정도 머물다가 탬파의 집으로 귀가 할 예정이다.
11월20일은 캘리포니아 요세미티국립공원으로 여행스케줄이 잡혀있다. 다음호부터는 요세미티 국립공원 기행문을 써 올릴 예정이다.
<다음호에 이어짐>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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