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 기행문 45> 자메이카(Jamaica) <2>

<김명열 기행문 45> 자메이카(Jamaica) <2>

자메이카의 이모저모

지난주에 소개해드렸던 레게음악만큼이나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유명한 자메이카에서 생산되는 Blue Mountin 커피이다. 커피라면 지금의 현대사회에서는 우리들 생활에 빠질 수 없는 필수 기호품과 마찬가지이다. 여기서 잠시 자메이카의 블루마운틴 커피를 소개하기에 앞서 커피의 생겨난 역사와 유통 및 사용사례들을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다.

이 커피가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늦어도 9세기부터 에디오피아의 고산지대에서 재배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전설에 따르면 염소를 기르는 목동이었던 칼디(Kaldi)가 우연히 염소들이 따먹는 열매를 발견했고, 그 열매를 먹은 염소들이 더욱 생기가 솟아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습들이 이상하게 느껴져 자기 자신도 따먹어보았다. 씁쓸하고 싸 한 맛의 그 열매를 먹고난 후 얼마가지나자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고 정신도 맑아지며 기운이 솟아났다. 또한 몸의 피로도 없어졌다.

이러한 과정과 상황을 칼디는 마을로 돌아와서 마을의 원로와 종교지도자들에게 말했다. 그들도 반신반의하면서 그 열매에 대한 실험을 했다. 과연 그것을 먹고난 후에는 피로감이 풀리고 마음도 가벼워지며 정신마저 맑아졌다. 이것을 계기로 이러한 장점을 활용하여 종교지도자들이나 마을의 원로들에게 피곤함을 덜어주는 신비의 열매로 인정받아 널리 쓰이게 되었다고 한다. 각성효과도 나타내는 이 커피의 열매는 그 후 가공처리를 통하여 마시는 음료로 통용되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부터 커피는 이집트와 예맨으로 전파되었다. 이집트와 예맨에서는 커피가 공식적으로 종교적 의식에 사용되기도 했다. 15세기쯤에는 페르시아, 터키와 북아프리카에 이미 커피가 들어와 있었다. 그 이후 이슬람세계에서 유럽 전체의 나라로 퍼져나갔다.

한편 런던에서는 오스트리아보다 먼저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런던사람들에게 커피샵은 Penny Universties라 불리면서 싼값에 지식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장으로 자리 잡았다. 영국인들 사이에서 커피의 인기가 계속 증대됨에 따라 1690년대부터는 미국에도 본격적인 커피가게 붐이 일어났다. 뉴욕, 보스턴, 필라델피아 등지에서 시작됐으며 1700년이 넘어가면서부터 뉴욕시에서는 맥주보다 커피가 아침음료로 선호 받게 되었다. 사실 커피가 아메리카대륙의 식민지에 처음 소개되었을 때 식민지 이주자들은 커피보다 술을 더 즐겨 마셨기 때문에 커피는 별로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미국 독립 전쟁 중 커피의 수요는 급격히 증가하여 그러지 않아도 영국 상인의 부재로 공급이 줄어든 커피는 값이 크게 뛰었다. 한국에서의 커피역사는

대략 1890년 전후로 알려져 있다. 대체적으로 이 시기에 외국의 문물이 많이 들어오던 시기여서 이때 커피가 전파되었다는 여러 가지 설이 제기되고 있다.

공식문헌상으로는 1895년 을미사변으로 인하여 고종황제가 러시아공관에 피신해 있을 때 러시아공사가 커피를 권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이 무렵 서울 중구 정동에 손탁 호텔이 세워졌는데 그곳에는 커피하우스가 있었다. 이것이 한국최초의 커피 하우스였다. 또 이 무렵에는 일본을 통해서도 커피가 전파되었는데 일본인들이 차린 양식 찻집에 의해서 커피가 대중들에게 알려지고 전파되었다.

오늘날에 와서는 이 커피가 전 세계에서 가장 소비가 많이 되는 음료중 하나로 1년에 전 세계적으로 약 6천억 잔 이상이 소비되고 있다고 한다. 커피에는 좋은 효능도 있고 나쁜 것도 함께 포함되어있다. 커피의 효능 중에는 커피에 포함되어있는 항 산화물질이 암세포발생을 억제한다고 한다. 그래서 위암 예방효과에 좋다고 한다. 두번째로는 커피를 매일 한, 두잔 마시는 사람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60%나 사망률이 낮다고 한다. 또한 간암의 예방효과로도 좋다고 한다. 혈압강화와 계산력을 향상시키는데도 좋고 다이어트와 음주 후 숙취방지와 졸음을 쫓는데도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커피에 함유되어있는 Furan류가 한국

인들의 몸에 배어있는 마늘냄새와 김치냄새, 입냄새를 없애주는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커피를 하루 2잔 이상 많이 마시면 무리를 줄 수 있으니 과량으로 마시는 것은 삼가해야한다. 하루에 커피를 3~4잔이상 마실 경우 뼈 건강에 악 영향을 주고 숙면을 방해하며 피로가 쌓인 경우 오히려 피로를 더욱 가중시켜준다. 그리고 위산이 식도에 역류하여 속쓰림을 유발하여 위장 장애를 일으킬 염려가 있고, 하루 5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면 심근경색 발생률이 2~3배 증가한다. 그 외 콜레스테롤 수치를 증가시키고 소변량을 늘려 탈수현상을 초래하며 여성들이 하루 커피를 매일 3잔 이상 마시면 임신이 잘 안될 수 있고 임신한 여성은 조산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한다. 이상과 같이 커피는 좋고 나쁜 것을 골고루 갖고 있어서 우리들이 즐겨 마시는 것에도 신경을 쓰고 조심을 해야 할 점이 많이 있다. 무엇이던지 적당하면 유익하고 약이 되지만 과하고 넘치면 안 마신 것만 못하게 된다.

어쨌거나 천사의 얼굴과 악마의 얼굴을 함께 갖추고 있는 이 커피가 자메이카에서는 다량으로 재배되고 있다. 그 다량으로 생산되는 이 자메이카 커피가 세계적으로도 수준이 높은 량질의 커피인 블루마운틴이 이곳에서 생산되고 있어 그것을 소개하여 드리도록 하겠다.

자메이카 커피는 고지대에서 재배되는 블루마운틴과 하이마운틴, 그리고 저지대에서 재배되는 프라임외시드와 프라임베리, 이렇게 4가지로 나뉜다. 이중 저지대에서 생산되는 일반적인 프라임외시드급 커피를 자메이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메이카 동남부에는 블루마운틴을 최고봉으로 한 커피산지가 형성되어있다. 이 고지대에서 생산되는 커피의 질은 최고여서 ‘블루마운틴’으로 명명되었다. 우아하고 환상적인 맛 때문에 커피의 황제라는 공식타이틀도 얻었다. 커피가 날개돋힌 듯 팔리자 자메이카는 무차별적으로 커피를 생산했다고 한다. 그러나 과잉생산은 곧 품질하락의 결과를 낳았고 이후 30년 가까이 자메이카커피 위신은 끝없이 추락했다. 명성을 되찾기에는 엄청난 자금력이 필요했는데, 엉뚱하게도 이 문제를 해결해준 곳이 태평양건너 일본이었다.

일본은 자메이카에 많은 자금을 대출해주었고, 악평을 받고 있던 블루 마운틴커피를 전량 인수했다. 자메이카는 이때부터 커피 생산량을 제한했고 반드시 해발 2천미터 이상에서 재배되는 커피에만 블루마운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농장에서 공인하는 품질 보증서를 첨부해 출처를 분명히 했고 이를 오크나무통에 넣어 다른 커피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런 상황을 겪은 후 블루마운틴은 다시 부활했다. 매년 자메이카 1등급 커피 총수확량의 90%는 일본이 가져간다고 한다. 단지 10%만이 다른 나라들에 제공됨으로 블루마운틴은 늘 가짜가 난무하는 모순을 가져왔다. 브랜드의 지명도가 너무 높은 탓에 블루마운틴 한톨도 안 들어간 가짜 브랜드가 너무나 많다고 한다.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커피를 생산하는 커피회사들의 사람들조차도 그들이 마셔본 것이 과연 진짜 블루마운틴 커피인지를 알 수 없을 정도라고 하는 것이다. <칼럼리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079/2017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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