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칼럼> 세상에서 나의 가치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어느 교수가 강의도중 갑자기 10만원짜리 수표를 꺼내들고 물었다. “이거 가질 사람 손들어보세요” 모든 학생이 손을 들었다. 그걸 본 교수는 갑자기 수표를 주먹에 꽉 쥐어서 구기더니 다시 물었다. “이거 가질 사람?”. 이번에도 모든 학생들이 손을 들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그 교수님이 그 수표를 바닥에 내팽개쳐서 발로 밟고 비벼댔다. 수표는 구겨지고 흙이 묻어 몹시 더러워지고 말았다. 교수가 다시 물었다. “이거 가질 학생 있어요?”. 다시 모든 학생들이 손을 들었다. 그러자 교수가 말했다. “여러분들은 구겨지고 더러워진 수표일지라도 10만원의 가치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군요. 나의 가치도 마찬가지입니다. 구겨지고
더러워진 나일지라도 그것의 가치는 전과 다르지 않게 똑같이 소중한 것입니다. 실패하고 낙심하며 사회의 바닥으로 내팽개쳐진다 할지라도 절대로 좌절하지 마십시요. 여러분의 가치는 어느 무엇보다 소중한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참으로 중요한 과제중의 하나가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잘 설정해야한다.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anyone의 한명에 불과한 존재로 여겨지는 현대인들은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에 신경을 쓰며 자기 자신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게 된다. 다른 사람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야 사회에서 낙오되지 않는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행이도 일단 비교를 시작하면 우리는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된다. 사람마다 모두 다양한 재능을 가지고 있어서 누구나 나보다 나은 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람은 이런 면에서 나보다 뛰어나고, 저 사람은 저러한 면에서 나보다 뛰어나다. 항상 나에게 없는 능력이 다른 사람에게 있기 마련인 것이다.
이런 식의 비교 속에서 자꾸만 자신에게 절망하게 되면 화가 나게 되고 그러다보면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미워지고 인간자체에 대한 혐오를 느끼게 된다. 자신에 대한 실망은 자신에 대한 분노로 바뀌고 이러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학대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자기 자신을 학대하는 사람은 자신의 주변사람들도 학대하는 방식으로 대하게된다는 것이다. 자기를 공격하는 사람이 자기 주변사람들은 공격하지 않겠는가?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버린 가장은 자신에 대한 실망이 지나쳐서 중독자가 된 것이고, 중독자가 되어 다시 또 가족들에게 인정을 못 받게 되니까 가족들을 폭력으로 대하게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가 사회구성원들을 끊임없이 비교하고 경쟁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한 사회구성원의 행복도는 낮을 수밖에 없다. 어쨌건 비교는 인간을 불행하게 만든다. 이렇게 비교하는 사회에서 자신의 고유한 가치를 확인받지 못하기 때문에 자꾸만 현대인들은 자신의 고유성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쓸데없이 타인과 비교하면서 열등감에 빠진다. 그러나 사람들은 누구나 각 개인마다 그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고, 나에게는 나대로의 장점이 있는 법이다. 즉 우리 모두 각자의 장점의 내용은 다르다. 그런데 우리는 이 비교를 부정확하게 하면서 각자의 장점을 제대로 인식해내지 못해 불행에 빠져 버리곤 하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된다. 그래서 나의가치는 내가 만들어야한다. 생각을 해보면 사람을 두고 가치가 있네 없네를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누가 감히 인간의 존재가치를 결정하겠는가? 나의 존재가치는 나만 결정할 수 있다. 내가 가치 있게 살려고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타인들의 시선에 매일 필요가 없다. 사회가 인간의 가치를 등급화해서 그렇지, 모든 인간은 그자체로 존중되어야 하는 존재이다. 인간이 만든 돈에 다시 인간이 노예가 되어버리는 어처구니없는 현상속에서 인간은 타인을 인간으로 대우하기보다는 나에게 얼마만큼의 화폐를 제공해줄 수 있는 존재인가를 계산해서 가치 있는 존재와 가치 없는 존재로 나누어 대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모두는 자신의 가치에 대한 의심을 경험하게 된다. ‘내가 얼마나 소비할 수 있는가’로 스스로의 가치를 가늠하는 체제에서 우리는 자신의 가치를 의심하기 쉽다. 그러나 나의 가치를 내가 믿고 내가 만들어 나가지 않으면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다. 가치 없는 존재란 없다. 존재는 존재 그 자체만으로 가치가있다. 존재하고 있는 나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나의 가치에 대한 판단을 타인에게 맡겨버려서는 안 된다. 나의가치는 내가 스스로를 믿고 나를 만들어나가는데서 생기고 유지되는 것이므로 내가 만들어가기 나름이다. 그것은 내가 결정해야한다. 나는 나 자신만이 갖고 있는, 타인들이 결코 가질 수 없는 나만의 독특하고 고유한 색깔이 있다. 우리들의 인생에도 색깔이 있다고 한다.
하루 종일 내리던 비가 그치고난 다음에 비구름이 걷히고 맑게 개인하늘에 찬란하고 영롱하게 피어오르는 무지개처럼, 모두 각자 개인마다 자신만의 고유한 색깔이 있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혼자만의 색깔이 아닌, 일곱색깔 무지개처럼, 사노라면 기쁨과 슬픔, 절망과 환희, 분노와 미움, 사랑 등과 같은 것들을 겪게 된다. 삶이 힘들고 어렵고 두렵다고 해서 피해갈수는 없듯이, 힘든 절망의 순간을 잘 견디어내고 나면 존재와 가치는 더욱 성숙하고, 절망의 순간을 잘 대처하면 삶의 지혜와 보람이 더욱 쌓인다. 기쁨도 슬픔도 그리고 절망과 환희도 모두가 나의 몫이라면, 그것을 감수하며 꼬~옥 끌어안고 묵묵히 가야할 색깔의 길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렇게 품고 지니고 가는 나의 색깔 속에서 나만의 소중하고 귀한 존재의가치가 이루어지고 창조되는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경험을 하지만 나의생각과 마음처럼 같은 사람은 없다. 모든 사람들의 생김이 각자가 다르듯이 살아가는 모습 또한 모두가 다르다. 살아가는 사고방식이 다르고, 비전이 다르고, 성격역시 다르다. 서로 맞추어가며 살아가는 게 세상을 살아가는 현명한 삶인데도 불구하고 나의생각만 고집하고 타인의 잘못과 결점만 바라보길 좋아하는 사람들이 우리들 주위에는 의외로 많이 있다. 사람들은 흔히들 이렇게 말을 한다,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칭찬과 격려와 위로는 힘을 주지만 상처를 주는 일은 결코 도움이 되지를 못한다. 또 감정을 절제하는 것은 수양을 쌓은 사람의 기본 인격이다.
우선 남을 탓하기 전에 나 자신을 한번 반성하고 되돌아본다면 자신도 남들의 입에 오르내릴 수 있는 행동과 말로 수없이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말은 적게 하고 베풀고 돕는 선한행동은 크게 해서 자신만의 선의 탑을 높이 쌓아가면서 조금은 남을 이해하며 겸손한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타인들로부터 나의 가치를 인정받고 존중받는 길이다.
칼럼니스트/문필가 탬파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