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래원목사 / 올랜도 선한목자교회 담임 | |
우선 뭐라 말을 해야 할까? 교인들에게 무엇이라 설명할까? 그래도 명색이 장로였습니다. 한 장로의 허망한 자살은 한국교회에 망신이란 부메랑으로 날아오고 있습니다.
성완종씨 이야기입니다. 그는 교회 장로였습니다. 한국이란 사회에서 사업도 해야 하고, 정치에 줄을 대기 위해 로비도 해야 했을 것입니다. 사회의 구조를 거슬릴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것이 장로의 자질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마 사회적 구조를 어떻게 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교회를 절망으로 치닫게 한 것은 그것 때문이 아닙니다. 그는 신앙인이었고 장로였습니다. 그런데 그 장로가 자신의 멘토로 삼고 있던 사람이 절간의 중이시고, 그가 자살하기 몇 일전 그 중과 함께 용하다는 점집을 찾아 자신이 누군지 밝히지 않은 채 자신에게 다가올 운명을 점쳤다고 합니다. 어디 그것이 단 한번뿐이었겠습니까? 이것이 한국 교회의 숨겨진 자화상의 한 단면이란 것이 우리를 허탈하게 할 뿐입니다. 기독교의 탈을 썼습니다. 그리고 표를 얻기 위해 장로란 직함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그 대가로 엄청난 헌금(장로를 돈으로 사기 위해)을 지불했고, 그가 다니던 교회에서는 성완종씨가 국회의원이 되었을 때 교회에선 당선 감사예배를 성대하게 치러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정직하고 청렴한 신앙에 기초해 부끄럼이 없는 의정활동을 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예배당에서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숫한 정치자금을 여, 야를 막론하고 뿌려댔습니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데 그의 죽음으로 정치판만 아니라 교회가 난리가 났습니다. 성완종씨는 다리 펴고 지옥 행 열차에 올라타지 못했나 봅니다. 뿌린 돈이 얼만데 나를 이렇게 홀대해! 어디 두고 보자…… 그의 운명을 용하다는 점쟁이에게 묻고 자신의 행할 바와 처신은 중이 멘토를 하고 신앙생활은 교회에 와서 했습니다. 종교를 넘나들며 삼박자를 두루 갖춘 사람입니다. 한 명성과 덕망을 갖춘 장로의 이야기가 새삼 떠오릅니다. 사회사업으로 성공한 장로였습니다. 덕망과 인품을 두루 갖춘 분이었고, 교회에서 온갖 궂은일 마다 하지 않고 열심히 섬기고, 봉사하신 분이었습니다. 청년들의 귀감이었고, 그분은 청년들에게 장로라면 저런 분 같아야 한다는 장로의 로망이 되었던 분이었습니다. 한국에선 고아들의 아버지로 불리던 그 장로가 임종이 다가왔을 때입니다. 교회 담임 목사가 임종을 앞둔 장로에게 그래도 돌아가시기 전에 구원의 확신이 계신지 묻고 싶었습니다. 당연히 구원받으신 장로님이라고 확신하고 있었기에 그 질문자체가 어리석어 보이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래도 묻는 것이 도리 일 것 같아 “장로님 예수님을 개인의 구주로 영접하셨습니까? 예수님께서만이 장로님의 구원자이심을 의심 없이 믿으십니까? 지금 죽어도 장로님께서는 천국에 가실 줄을 확신하십니까? 아주 오래 전에 제 처제가 그때는 신앙생활도 제대로 안 하고 방황할 때였습니다. 한번은 재미 삼아 친구들과 사주를 보러 갔답니다. 자리에 앉자 말자 점치는 사람 왈 “넌 교회 가 야할 팔잔데 여기 왜왔어! 예수 믿을 팔자란 말이야! 당장 여기서 나가 재수 없어? 하더랍니다. 그래서 처제는 자기는 예수 믿어야 할 팔자인줄 알고 그날로 정신 차리고 교회에 열심히 다녔다고 합니다. 또 한 번은 어떤 분이 자신이 예수 믿는 사람인지 말 안하고 하도 일도 안 풀리고 답답해 점이나 한번 보러 가자 생각해 점집을 찾았답니다. 하도 유명한 점집이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더랍니다. 한참 줄을 서있는데 점치는 사람 왈 “아니 왜 이렇게 점 쾌가 안 나오는 거야! 그러더니 큰소리로 줄 서있는 사람 중에 예수쟁이 와있지” 하더랍니다. 그래서 가슴이 뜨끔해서 조용히 빠져 나와 가까운 교회에 들려 하나님 의지하지 않고 점 보러 간 것이 너무나 부끄러워 통회하며 회개하고 집으로 돌아왔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에겐 그럴 때가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능력이 성도들을 덮고 있었던 때 말입니다. 내 믿음이 형편없고 별로 잘되는 일도 없었지만, 그래도 귀신이 알아주고, 점집가면 점괘 엉망으로 만들었던, 점쟁이들도 무서워하고 내쫓던 그 시절이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