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세월호 침몰1년 그리고 침몰직전의 사람들

최래원목사 / 올랜도 선한목자교회 담임
4월16일 295명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된 세월호가 침몰된 지 1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여전히 내 일이 아닌 듯 피부로 실감나게 다가오지 않았던 1년이 지난 지금 그들의 희생이 더 고통스럽게 다가옵니다. 국가가 바닷속으로 가라앉아 가는 국민을 구하지 못한 사건, 아직도 생생하게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는 장면입니다.
안산이란 도시는 1년동안 쑥대밭이 되었고, 가족들의 텅 빈 공허감은 자살로, 데모로, 이런 나라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절규로, 집은 여전히 안정을 돼 찾지 못한 체 어디 하나 마음 둘 곳 없이 눈물로 지난 1년을 지 세웠습니다.
지금도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가 기억납니다. 설마……설마……구하겠지……신속하게 살려 내겠지……결국 대부분의 아이들과 사람들이 죽고 말았습니다. 서로 책임 전가하는 동안 서로 자기 책임이 아니라고 발뺌하는 동안 다 죽었습니다. 생명들이 죽어가는 앞에서 책임이 무슨 의미가 있고, 지위체계가 무슨 변명이 되겠습니까? 그러나 어느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습니다. 누구 한 사람 옷 벗는다고 그들의 죽음이 만회가 되겠습니까? 죽은 이들을 떠난 보낸 가족들 마음이 치유를 받겠습니까? 실망한 대한민국이 어루만져 지겠습니까? 일은 이미 벌어진 과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그 일은 현재 진행형으로 한국 사회 속에, 국민들의 마음에 여전이 남아 있는 아픔일 뿐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눈물보다는 창피하다는 마음뿐입니다. 선진국이네 뭐네 하며 떠들고 샴페인을 터트린 나라가 배가 침몰해 죽어가는 아이들 하나 책임지고 구하지 못하고 변명만 늘어놓는 나라가 창피합니다. 죽은 것은 죽었다고 치더라도 그 후속조치 하나 제대로 신속하게, 그들의 마음과 국민의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있도록 처리하지 못하는 미성숙한 사회와 관료들이 창피합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창피하다는 마음이 가시지 않습니다.
1주년이 지났으나 여전해 자녀들을 잃은 가족들은 정부의 귀찮은 존재로 전락되었고, 그들의 요구는 자식을 빌미로 뭔가 얻어내려고 하는 속셈 정도로 치부해 버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일을 초당적이고 대승적으로 결정해야 할 정치권은 썩어서 악취가나고 구린내가 나 토해 내버리고 싶은 타락한 집단이 되어버렸습니다. 국민들의 표를 빌미로 온갖 부정과 부패는 앞장서서 행하고도 아무일 없었다는 표정으로 나라를 위해 대단한 일을 하는 것 같은 거짓을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나라는 볼 짱 다 본거 아닙니까? 도데 체 뭘 더 기대하겠습니까?
그들을 떠나 보낸 한국사회는 실로 큰 변화에 직면해 있습니다. 누구도 믿지 못하는 불신사회가 된 것입니다.

미국은 2001 9월11일에 일어난 미국 심장부와 같은 뉴욕 맨하튼 쌍둥이 빌딩이 테러로 전복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무려 2977의 희생자가 발생했습니다. 아픔은 한 국 국민이나 미국국민이나 같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을 치유하고, 보듬어주는 방식은 두 나라가 완전히 극과 극을 달립니다. 정말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가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미국은 이 일로 정부에 반기를 든 데모 대열도, 데모를 조장하는 세력들도 없습니다. 그러나 매년 미국은 이들의 희생을 가치 있게 만들어주고, 가족들을 위로하고, 그들에게 국가의 한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게 해 주고, 심지어 는 이런 아픔의 현장을 교육의 현장으로 삼아 나라가 부끄러운 모습을 드러냄으로 오히려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고취시키는 일을 주저하지 않고 있습니다. 9.11이 발생한 직후 미국은 국가 재난을 통해 여야가 정쟁을 없애고 그들을 보듬고, 위로하고 끝까지 희생한 사람들을 기억하려는 국가적 차원의 단합된 모습을 보였고, 희생자와 그들의 가족들과 그 가운데서 살아나온 사람들에게 아낌없는 투자와, 보상과, 돌보기 위해 국가 시스템을 풀가동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 미국은 그런 끔찍한 아픔을 견디고 그것이 나라를 위한 중요한 교훈의 장이 되는 전화위복이 된 것입니다. 미국의 이런 행동은 국가와 국민의 안위와 위기 앞에서는 어떤 정쟁의 싸움도, 어떤 여야의 극한 대치도, 누구의 잘못을 추궁하는 일도, 적도, 아군도 필요치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싸우고 있고,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고, 여전히 누구 타령하고 있고, 여전히 그럴 수 없다고 버팅기고,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여전히 흙탕물싸움이고, 여전히 자기 살기 위해, 자기 밥 줄 지키기 위해 희생당한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는 모습 입니다.

왜 한국이 이런 모양으로 흘러가고 있습니까? 왜 한국은 언제부터 국가와 국민을 잃어 버렸을까요? 그저 대통령이 말 한마디 해야 겨우 하는 척하고, 야단 한번 맞아야 뭐 협상하는 척, 무슨 법안 하나 만드는 척하고, 모두들 곧 잊혀질 것을 바라고 있고, 잠잠해 지고 사라지겠지! 라고 하는 안일한 생각뿐입니다. 국민들 안에 새겨진 고통과 눈물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너무 안일하게 폄하하고, 너무 값싸게 여기는 것입니다

행동하는 양심가들은 사라져버렸고 부패와 비리를 저지르는 달고 단 뺀질이들만이 생존 하는 나라가 되어버렸습니다.
최근에 제자 옥 한흠이란 다큐가 나왔습니다. 고 옥 한흠 목사님의 생전의 생생한 음성을 통해 통탄하는 한국교회와 한국의 목사들을 향해 회개를 촉구하고 있고 부패한 한국교회를 향해 선지자의 마음으로 피를 토하고 있는 음성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목사님은 설교 중 이렇게 말씀합니다. “목사가 거짓말하니까? 성도들이 거짓말을 식은 죽 먹듯이 하고, 목사가 음란하니까? 교인들 안에서 끊임없이 음행과 음란의 뿌리가 뽑히지 않으며, 목사가 돈 밝히니까? 교회에 타락하고, 돈 때문에 싸움질 하고, 목사가 싸움 박질 하니까? 성도들이 교회에서 싸우는 것 밖에 뭘 배우겠습니까?”

한국사회의 부패와 정쟁과 타락은 교회로부터 시작되었음이 자명한 사실입니다.
총 회장, 노회장 선거에 돈 봉투 돌리고 누가 봉투에 더 많은 돈을 넣었느냐가 총 회장 되는 당락을 결정짓습니다. 이런 더러운 일이 한국교회에서 근절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도 그분들이 교회지도자들이라고 자처합니다. 돈으로 장로사고 돈 많이 낸 사람 장로 시켜주는 사회……그런 장로가 정치자금 뿌리다가 다 까발리고 자살하는 사회……그런 장로를 위해 공적을 알리고 장례 치러 주는 사회……그런 분들이 천국에 갔을 것 라고 애써 거짓말해야 하는 사회……전부 짜고 치는 고스톱 판과 뭐가 다릅니까?
어디서부터 회개해야 하는지 조차 모를 판입니다.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미국에 산다고 내 문제, 우리교회의 문제가 아니라고 안도의 한 숨을 쉬겠습니까?
다 나의 죄인걸 말입니다. 제가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한 장본인이니까요? 누구를 탓 하겠습니까? 제가 바로 죄인 중이 괴수인데 말입니다. <973/0421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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