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꾸러기의 짧은 글 긴 생각> 혁명을 계획하라

이경규목사 / 서울 새로운 성결교회 담임
오래전 1998년 신문에 이런 기사가 실렸었다.
작은 수퍼마켓 주인이 두 발이 잘린 채로 발견된 것이다.
처음에는 강도 혹은 원한 사건으로 알았는데, 조사해보니 주인 스스로 발을 자른 것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는데, 보험금을 타기 위하여 자신의 발을 도끼로 자른 것이다.
얼마나 급하고 처절했길래 자기의 발을 자른 것일까?
그가 이런 길을 택한 것은 노름에 빠지면서 많은 빚을 진 때문이다.
시간이 갈수록 빚이 눈덩이같이 불어나고, 갚을 길이 막막해지고, 빚쟁이의 독촉은 심하고, 가정은 풍지박산이 날 지경에 이른 것이다.
그에게는 다른 선택이 없었다.
그래서 보험금을 타기 위하여 자작극을 벌인 것이다.
상상할 수도 없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그가 그동안 해왔던 어리석은 삶의 반복된 결과였다.
사실 처음에 돈을 잃었을 때 돌아오기가 쉬웠을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돌이키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우리에게도 동일하다.
지금은 그렇게 심각해 보이지 않는 문제가 시간이 흐를수록 심각해질 것이다.
웬만큼 결단해서는 안되는 상황이 오게 될 것이다.
그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체념하고 속물이 되어 살아간다.
그리고 매우 극소수의 사람들이 자신의 발을 자르는 것 같은 극단적인 혁명을 시도한다.
그렇게 극단적인 결단을 하지 않고는 자신의 삶을 되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런 막다른 골목에 아직 다다르지 않았다고 자위하고 있을 수 있는가?

체게바라는 1928년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중류층 가정에서 자랐다.
부에노아이레스에서 의학을 공부하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1951년 의사시험에 합격하고 피부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면서, 그는 두 번에 걸쳐 칠레, 페루, 콜롬비아, 베네주엘라, 볼리비아 등을 자전거로 여행을 하였다.
그 여행 중에 가난에 찌든 사람들을 만났는데 본질적으로 부패한 정부 아래서는 사람들이 제대로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중상류층의 생활이 보장되는 전문의로서 병원을 개업하는 것을 포기하였다.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근본적인 것은 이 세계의 모순을 치료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모순을 고치는 것이 나태하고 더러운 정신을 가진 정부에 의해서는 불가능하며, 오직 혁명, 그것도 무장봉기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여 혁명전사로 돌변한 것이다.
1956년 멕시코로 간 게바라는 그 유명한 피델 카스트로를 만나서 전설적인 쿠바혁명의 신화를 창조한다.
드디어 1959년 혁명은 성공하였고, 그는 수도 아바나에 입성하였고, 쿠바의 2인자가 되었다.
그러나 그는 1965년 쿠바의 2인자의 자리를 버리고 콩고, 볼리비아 등지에서 혁명을 하다가 CIA 지원을 받고 있던 볼리비아 정부군에 의해 1967년 10월 8일 체포되어 처형되었다.
그의 나이 39세 때 일이다.
이 열정적 투사에 대해 당시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우리 세기의 가장 성숙한 인간’이라고 평했고, 후에 프랑스 대통령이 된 미테랑도 당시 ‘최근 가장 충격적인 일이 무엇인가?’라는 언론의 질문에 대해 ‘게바라의 죽음’이라고 답하였다.

우리는 체 게바라의 모습을 보면서 혁명의 원칙을 보게 된다.
게바라가 한 말 중에 ‘억압하는 모든 것에 저항하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혁명, 즉 무장봉기 외에 우리의 현재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인식이다.
이 말을 우리들에게 적용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우리 삶을 향하여 혁명하라. 그러지 않고 낭만적으로 이기는 방법은 없다.’

주님도 체 게바라와 유사한 말씀을 하셨다.
‘만일 너의 오른 눈이 너로 실족케 하거든 빼어 버리라 네 백체 중 하나가 없어지고 온 몸이 지옥에 던지우지 않는 것이 유익하며 또한 만일 네 오른 손이 너로 실족케 하거든 찍어 내버리라 네 백체 중에 하나가 없어지고 온 몸이 지옥에 던지우지 않는 것이 유익하니라’(마5:29-30)
‘오른 눈이 너로 실족케 하거든 빼어 내버리라’
매우 끔찍해 보이는 주님의 말씀의 핵심은 혁명적인 다짐과 변화없이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늘 범죄하는 손을 자르지 않고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없고, 늘 거짓을 말하고 생각하는 내 가슴을 뜯어내지 않고는 쓸모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씀이다.
그래서 주님은 우리를 억압하고, 나태하게 하고, 매우 낭만적으로 보이지만 잘못된 모든 종류의 습관과 태도에 대하여 혁명하라고 말씀하고 계신 것이다. <961/0128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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