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라는 계절이 한 나무에 필요한 전체의 계절은 아니라는 점이다.
봄은 나무에 있어서 필요한 출발점이 되기는 하지만 정작 나무에 필요한 것은 열매를 맺게 하는 가을이다.
물론 나무에 열매가 맺기까지 봄은 나무에게 필수적인 계절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나무에 필요한 전체의 계절은 아니다.
봄에 피는 꽃은 참으로 아름답다.
하나님의 자연섭리 중 가장 놀라운 점이라고 한다면 봄이라는 계절을 지으신 것과 그 봄에 싹도 나기 전에 꽃이 피는 나무가 있게 하신 점이 아닐까?
봄에 피는 개나리나 진달래는 참으로 아름답다.
신자에게 중생이라는 감정은 얼었던 대지를 뚫고 나오는 새싹같이, 죽었던 자리에서 피는 개나리 같은 감동이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해보면 그건 개나리에 불과한 시절이다.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면 봄의 감정은 묻혀버리고 만다.
이것은 그 감동이 약화된다는 뜻이 아니라 그 감동이 묻힐 만큼 그 이후의 감동이 압도적이고 더 풍성하다는 말이다.
아마 계절 중에 가장 놀라운 계절이 있다면 여름일 것이다.
생명이 가장 큰 힘을 낼 수 있는 계절이 여름이기 때문이다.
매미가 극성스럽게 울어도 가장 잘 조화를 이루는 계절이 여름이다.
여름에는 모든 생명력이 극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매미가 울어야 조화가 되는 것이다.
가을이 되면 모든 벌레들의 소리가 작아진다.
모든 것이 여름의 그 힘찬 움직임을 늦춘다.
가을에는 모든 생명력이 결실을 맺는다.
그러나 모든 생명력이 힘을 자랑하는 여름과 원숙한 익음의 경지의 가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모두 각각 있어야 할 자리에 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봄에 피어난 목련, 철쭉, 개나리, 계절의 여왕인 5월에 피는 장미 등의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거기에서 더 이상 나가기를 두려워하고 있다.
구원을 얻은 후, 그 다음 단계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대부분의 신자들은 싹이 나게 하고 꽃이 피게 하는 데만 매달려 있지, 그 자신이 얼마나 풍성해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껏 생각도, 관심도 전혀 없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꺼내놓을 것이 아무 것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우리는 언제나 법을 과찬하다’라는 말이 있다.
봄은 우리에게 계절의 여왕으로 불리고 있지만 생각해 보면 사실상 봄 날씨는 좋은 적이 별로 없다.
늘 비가 오거나 흐리거나 또 바람이 분다.
맑고 화창하고 따뜻한 날이 별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봄을 과찬하는 것은 겨울 이후에 오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좋은 계절은 수확의 계절인 가을이다.
날씨도 가을만큼 좋은 계절은 없을 것이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이와 마찬가지다.
신앙의 봄인 중생의 때의 기쁨과 그때 갖는 감격에 대해 우리는 너무 과찬하고 있다.
물론 이 부분은 아무리 과찬한다 할지라도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그 과찬이 다음 단계로의 진전을 막게 된다면 그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또한 생명의 시기를 넘어 열매의 계절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한 가지 주의할 것이 아직 남아있다.
그것은 다 동일한 꽃이 피고, 다 동일한 열매를 맺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다른 꽃이 피고, 다른 열매가 맺히게 된다.
이것을 획일화하면 안된다.
열매를 맺어도 다른 사람과 동일한 열매를 맺는 것이 아니며 꽃이 펴도 다 같은 꽃이 피는 것은 아니다.
가기 다른 꽃이 피고 각기 다른 열매가 맺히는 것이다.
채송화는 채송화대로, 장미는 장미대로, 민들레는 민들레대로 각자의 합당한 위치에서 그 나름대로 아름답고 또 각자의 특색대로 열매를 맺게 된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똑같다.
어떤 이는 채송화로, 어떤 이는 장미로, 어떤 이는 민들레로 각각 부름을 받았다.
각자가 이 사실을 깨닫고 자기의 위치에서 자기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동일시하려고 하면 비교하게 되고 각자 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독특한 사명이 없어져서 결국 신자로서의 성장을 막게 될 뿐 아니라 하나님이 그 사람을 통해 이 땅에서 이루시고자 하는 일을 못하게 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은 두 가지, 생명을 주시는 것과 더 풍성히 얻게 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중 전자는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울 수 있는 근본적인 조건으로서의 생명이다.
그리고 후자는 그 생명이 점차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도록 하는 것이다. <958/0107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