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칼럼> 부부, 서로 사랑합시다. (동반자)

<칼럼리스트 / 탬파거주>
어느 대학교에서 대학원수업이 끝날 무렵 노 교수가 학생들에게 게임을 시켰다. 결혼한 여학생에게, 자네가 좋아하는 사람 중에 가장 좋아하는 사람 20명의이름을 칠판에 써 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친구, 가족, 회사동료, 등등 이름들을 하나하나 적어나갔다.
이름을 다 쓰고 난 후 교수는 그 학생에게 이번에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 하나를 지우라고 했고, 학생은 이웃 한명을 지웠다. 교수가 또 말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의 이름을 지우게나” 교수의 요구에 계속 사람들의 이름을 한 사람 한 사람 지워 나가다보니 결국에는 칠판에 그녀의 부모님, 남편, 그리고 아이, 이렇게 네 사람만 남게 되었다. 교실 안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교수가 조용히 다시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의 이름을 지워보게” 하고 말했다. 그녀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분필을 들어 천천히 아버님의 이름을 지웠다. 그때 교수의 말이 다시 들렸다. 다시 한명……. 그녀는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의 이름을 지우자 또다시 교수가 말했다. “한명을 더 지워보게나” 한동안 멍하니 서있던 그녀는 아이의 이름을 지우면서 눈물을 흘리기 시작 했다. 한참 후에 눈물을 그친 학생에게 교수는 물었다. “자네를 낳아준 부모님과 자기가 낳은 자식을 왜 지웠으며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그리고 맘만 먹으면 다시 구할 수 있는 남편을 왜 가장 소중한 사람으로 남겼는가?” 하고 묻자 그녀는 천천히 말했다. “시간이 흐르면 부모님은 먼저 돌아가실 것이고, 아이는 다 자라면 제 품을 떠날게 분명하니까요. 그렇게 보면 평생 저의 동반자가 되어줄 사람은 제 남편밖에 없어요”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부부간에 서로가 사랑에 힘들어하는 것은 그만큼 바라고 있는 게 많기 때문이다. 내가 주기보다는 상대에게서 받고자하는 욕망이 크기 때문에 실망도 불어나는 것이다.
사랑에는 계산과 이해타산이 필요하지 않다. 부부간, 사랑에서 유일한 계산은 내가 얼마나 사랑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 말고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마저 사랑하는 동안에 잊어버리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다. 사랑은 주는 것만큼 오는 것도 아니고 받는 만큼 돌려주는 것도 아니다. 돌아올 것이 없다고 해도 쉼 없이 주는 사랑에서 얻는 행복이 더 크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한다. 요즘 년말이 되고 각종 명절을 맞다보니 자식들이나 직장 때문에 헤어져서 생활하는 기러기 아빠, 엄마들이 일 년에 한번 만나는 때가 이맘때이다. 서로가 멀리 떨어져서 생활하다보니 부부간의 정이 더욱 그립고 새로워지기도 한다. 그리고 부부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기도 한다. 우리가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듯이 부부간에도 같이 있을 때는 잘 모르다가 한쪽이 되면 그 소중하고 귀함을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가까우면서도 멀고, 멀면서도 가까운 사이가 부부이며 곁에 있어도 그리운게 부부이다. 둘이면서 하나이고, 반쪽이면 미완성인 것이 부부이며 혼자이면 외로워서 병이 나는게 부부이다. 그러므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고 존중하고 양보하며 화기애애하게 부부생활을 즐기도록 서로 간에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다.
아내란 “청년에겐 연인이고 중년에겐 친구이며 노년에겐 간호사”라는 말이 있다. 인생 최고의 행복은 아마도 부와 명예도 아니고 사는 날 동안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는 사랑을 나누다가 “난 당신을 만나 참으로 행복했소” 라고 말하며 한쪽이 먼저가고 얼마 후 뒤따라가는 부부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이상적인 부부일 것이다. 배우자를 포함하여 세상에서 가족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가족이란 늘 가까이서 마주보며 함께 생활하는 사람이기에 흔히들 그 소중함을 잊고 지낸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아내가, 또는 남편이 곁에 없다고 생각해보자. 아마 어느 누구나 눈앞이 캄캄함을 느낄 것이다. 서로 바라보고 지켜주며 마음의 의지가 되는 사람이 없다면, 세상을 살아가는 게 더욱 외롭고 힘들며 공허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재미와 생의 의욕마저 상실돼서 삶의 의미마저 사라져버린다.
사랑하는 가족이 없다면 많은 재물을 모으고 부귀와 영화를 누린다한들 무슨 의미가 있으며 즐거움이 있겠는가. 비록 매력 없고 부족한 남편이나, 바가지와 잔소리꾼의 아내라 할지라도 서로 간에는 보이지 않는 그늘이자 마음의 버팀목인 아내와 남편이란이름은 거칠고 힘들은 세상 속에서 꿋꿋하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의 원천이 된다.
부부는 살아가면서 서로가 닮아간다고 한다. 인생의 희노애락을 함께 거쳐 가는 동반자 되어 환경과 생활을 함께 겪다보니 같아지고 닮아질 수밖에 없다. 향기가 진한 꽃 주위에 있으면 나에게도 향기가나고 악취가 나는 곳에 내가 서있으면 내 몸에서도 악취가 난다.
근묵자흑(近墨者黑)이라는 말이 있다. 먹을 가까이하면 검어진다는 뜻으로 부부가 오랜 세월 함께 생활하며 동고동락(同苦同樂)하다보면 서로가 닮는다는 말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서는 살 수 없기에 필연적으로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인생을 살아가노라면 누구나 힘이 들고 지칠 때가 있다. 인생의 여정이 험난하고 포기하고 싶어질 때 손 내미며 잡아주는 따듯한 가슴으로 다가오는 동반자가 있다면 많은 위안을 받는다. 서로 바라보고 웃을 수 있는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내 마음속에 있는 힘들고 어려운 어떠한 말을 해도 받아주는 상대가 내 곁에 있다면, 비바람불고 눈보라 몰아쳐도 동반자, 사랑하는 남편(아내)과 함께하는 길이라면 거뜬히 헤쳐나 갈수가 있다. 서로가 아끼는 마음으로 뜨거운 눈물 한 방울 흘릴 수 있는 따듯한 가슴을 간직하는 아내와 남편이 있으면 그 삶은 행복한 삶일 것이다. 부부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인간관계중 가장 친밀한 관계이다.
결혼 전에는 부모와 형제자매가 가장 절친하지만 결혼 후에는 부부가 최고로 가까워야한다. 성경 말씀에도 보면 부모를 떠나 남녀가 하나가되어야 한다고 기록되어있다.(창세기2:24) 그래서 부부보다 더 가까운 관계, 혹은 친밀한 관계가 생겨난다면 거기에는 항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비록 자신의 친부모라 할지라도, 혹은 형제자매라 할지라도, 나아가 절친한 혈맹을 맺은 친구라 할지라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부부관계 혹은 남녀관계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점하나 찍으면 남이 되고 점하나 빼면 님이 된다는 말이다. 그렇듯 부부관계는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관계가 될 수 있으면서 동시에 가장 먼 관계, 혹은 원수지간이 될 수 있다.
부부란 사랑이다. 진실한마음, 따듯한 사랑으로 서로 보듬어주고 아껴주는 것, 나에게만 잘해달라고 떼를 쓰고 욕심을 부리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에게 더 잘해주지 못해서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갖는 것, 어려운 일일수록 위로와 용기를 이끌어주는 사랑의 반려자가 바로 부부인 것이다. <myongyul@gmail.com> 954 /1203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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