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서평> 김현철 기자의 “이래도 미국을 믿을래?”
평생을 기자라는 사명감으로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사실보도를 뛰어 넘어 진실보도에 앞장서온 김현철 기자(초대 한겨레저널 발행인)가 그 동안 본보에 연재해온 칼럼을 모아 <이래도 미국을 믿을래?>라는 칼럼집을 ‘김현철 기자의 미국통신’이란 부제를 달고 출판했다.
플로리다 동포사회는 물론 미국과 한국사회의 잘못된 점을 예리하게 파헤치고 지적한 이 책은 불의와 억압에 대한 민초들의 함성이며 저항으로, 정의사회 구현을 위한 기자의 안타까운 외침과 함께 통쾌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김현철 기자는 1935년 출생, MBC 서울본사 기자, 1974년 미국 이민, 한겨레, 동아, 중앙 마이애미국장, 미국 내 자유신문, 한국신보 플로리다지사장, 미국 동포신문 ‘우리소식’과 ‘한겨레저널’ 창간 발행인 겸 편집인, 한 때 국내의 ‘영랑-현구문학관장’을 지내기도 했다.
김현철 기자의 이번 저서는 ‘모란의 시인’으로 유명한 부친 김영랑 시인을 추억하며 쓴 ‘아버지 그립고야’에 이은 두 번째 책으로 내용의 대부분은 본보 칼럼란을 장식했던 것들이다.
제1부 ‘미국 그 허상 속의 음모’에서는 ‘이 세상은 유대인이 조종하는 미국이 지배한다’가 첫 장에 실려 있다.
프리메이슨은 자기네 회원이 아닌 사람이 미국 대통령 후보로 나올 때도, 공화-민주 양당 후보에게 카터처럼 막대한 선거비용을 대준다. 그 대가는 당선되면 그 보답으로 프리메이슨의 요구(카터 대통령 안보 보좌관에 브레진스키를 임명하고 그의 사전 허가 없이는 중요 서류에 카터 대통령이 싸인을 못 한다는 등)를 무엇이든 수용한다는 사전 약속을 받아낸다.
그 후 약속을 어기든지 프리메이슨 멤버라도 명령에 안 따르면 그 자리를 유지할 수 없다(예, 링컨, 케네디 등)는 것이 프리메이슨의 존재를 알고 있는 일부 미국인 지식층들의 상식이다.
뉴욕의 명물 자유의 여신상도 프랑스 정부가 미국 독립을 축하하기 위해 보낸 게 아니라 실은 파리의 프리메이슨 지부가 회원인 조각가 바르톨디를 시켜 프리메이슨 미국지부가 새 나라를 세운 것을 축하하기 위해 제작해 보낸 것이다. (중략)
이제야 미국 정부가 전 세계의 욕을 먹어가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괴롭히는 이스라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는 이유, 또 기독교 국가라는 미국의 일부 공사립학교 휴일 중에는 유대인(3억 미국 인구 중 6백만)들의 종교, 유대교의 휴일인 패쓰오우버(신이 이집트에서 유대인들을 해방했다는 축일), 얌키퍼(대속죄일), 롸쉬하샤나(유대인들의 설날) 등 여러 휴일이 모두 포함돼 있는 수수께끼가 풀리지 않은가!
이상은 본문내용이다. 8월 1일자 경향신문에도 김현철 기자의 글처럼 ‘두 얼굴’의 미국이란 기사가 실렸는데, ‘가자(팔레스타인) 지역 민간인 피해가 걱정이라며 미국의 이스라엘에 무기 지원’’이란 부제가 달려 있다. 민간인 피해를 우려한다면서도 미국이 실제로는 이스라엘에 탄약 등 전쟁 물자를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게 주요 요지였다. 이렇듯 저자의 책은 사실에 입각해서 정확하게 미국의 허상 속 음모를 파헤친 내용들이다.
‘6,25와 미국의 속내’, ‘문 닫는 교회가 속출하는 미국과 유럽’, ‘누가 미국을 인권국가라 했는가?’, ‘5,16은 미국의 작품이었다’ 등 일반인들이 알기가 힘들거나 접해볼 수 없는 글의 진실 앞에서 소름이 끼칠 만큼 오싹함을 느끼게 한다.
제2부 ‘미국 동포 언론에 비친 미국 속의 한국인’은 재미 동포사회, 특히 남부플로리다 동포사회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글들로, 기자로 활동하지 않고서는 그 내면을 들여다볼 수 없는 내용들이어서 더욱 값지다 하겠다. 한인사회의 이모저모를 밝히면서 비판하기도 한 글들을 통해 독자들은 마이애미 지역 한인사회가 어떻게 오늘날처럼 누구나 봉사를 하겠다면 한인회장이 될 수 있는 민주사회로 발전할 수 있었는지를 상세히 설명해 주는 등 현지 한인사회의 발자취를 한 눈으로 엿볼 수 있다.
제3부 ‘이질문화 사이의 갈등과 화해’에서는 특히 ‘죽음 후의 삶을 알면 더 행복해진다’라는 글이 가슴에 와 닿는다. 단순히 종교적 차원에서 다루어진 글이 아니라, 정신의학 박사 레이먼드 무디와 퀴블러로스 등의 연구 내용을 인용, 죽음 후의 세상을 안다면 오늘날처럼 일부 이기적 삶을 사는 정치, 경제, 언론, 사법, 행정, 교육, 문화 등 각계 각층의 인사들의 훗날은 가혹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뿐임을 알아야 한다는 뜨끔한 경고를 담고 있다.
제4부 ‘언론은 시대의 어둠을 밝힌다’에서는 언론의 중요성, 언론의 사명 등을 말하는 글들이다. 이 글 속에서 언론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가를 여실하게 보여주는 한 편 오늘날 권력, 금력의 나팔수로 전락한 대부분 언론 및 언론인 후배들에게 가차없는 채찍질을 하고 있다.
제5부 ‘조국을 향한 구원의 기도’에서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솔직한 비판을 통해 조국의 앞날을 걱정하는 글이다. 과거 유신정권 때 이러한 글들을 썼다면 쥐도 새도 모르게 남산으로 끌려갈 내용들이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홍순관 목사는 추천의 글에서 “저자는 선친(김영랑시인)의 항일 정신을 이어받아 8순의 언덕 위에 서서도 민족양심에 붙들려 반민족적, 반역사적인 위정자들 및 불의, 부정을 저지르는 자들과 불화의 걸음을 이어가고 있다”며 “광야의 쓴 소리, 빈들의 외로운 외침으로 걸어왔으며 지난 반세기 역사의 굴곡 속에서 바람 언덕에 선 외로운 나무처럼 그 자리를 지켜왔다”고 말하고 있다.
불의를 삼키지 못해 분노의 소리를 토해내는 선지자는 언제나 세상과 지배자와 불화하기 마련이고, 그 선지자란 신이 그의 입에 담아준 말을 뱉어내는 야인이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은 낭만적이거나 추상적일 수 없는 우리의 역사와 현실의 엄격한 고발장임을 독자여러분이 감지했으면 한다고 덧붙인다.
한편 안도현 시인은 서평에서 “2014년, 우울한 대한민국에서 이 책은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뇌관을 건드리는 저작물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걱정한다.
또 정양 시인은 서평을 통해 “김현철 기자의 글들이 그동안 온라인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던 까닭을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확인한다. 이 책은 과연 미국이 믿을만한 나라인가를 치열하게 되묻는다”고 말한다. <이승봉 기자>
<신아출판사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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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4/2014-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