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꾸러기의 짧은 글 긴 생각> 영적 리더십

이경규목사 / 서울 새로운 성결교회 담임
사람은 자기 수준만큼 본다. 나는 미술관에만 가면 재미가 없다. 그 그림이 그 그림 같아서 그냥 대충 지나간다. 그런데 내가 아는 어느 미술 선생님은 한 그림 앞에서 심각한 얼굴로 떠날 줄 모른다. 미술에 안목이 있는 사람이 보는 그림과 미술에 문외한이 보는 그림은 다르다.
영적 리더십이란 성경적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눈을 지닌 것이다. 안디옥 교회에 도착한 바나바는 ‘하나님의 은혜’를 보았다고 했다.(행11:23) 오늘날 많은 사람이 교회에 실망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하나님의 은혜는 안보고 사람들만 보기 때문이다. 먼저 보아야할 것은 나중 보고, 나중 보아야할 것은 먼저 보기 때문이다.
리더들의 영적 안목의 전제조건은 영적 뿌리이다. ‘영성’이란 ‘예수님께 뿌리를 두는 것’ ‘말씀에 뿌리를 두는 것’이다. 요트가 풍랑에도 뒤집히지 않는 이유는 중심이 수면 아래 있기 때문이다. 무게 중심을 낮추기 위하여 배 중심에 무거운 것을 둔다. 외형에만 신경 쓰는 사람은 수면 위를 꾸미는 사람이다. 장식과 과시에 집중하는 사람은 풍랑에 뒤집힌다. 삶의 풍랑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영성의 무게중심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영성’과 ‘영적체험’은 다르다. 영성은 말씀에 뿌리를 둔 것인 반면, 영적 체험은 감정에 근거를 두고 있다. 부활 이전의 베드로는 영적 체험 단계에 있었다. 그 때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고 이적을 보았다. 그러나 감정에 근거했기에 호언장담하다 넘어졌다. 진정한 영성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춘기 때 수련회에 참석하여 엄청난 눈물을 흘린 기억이 있을 것이다. 종종 자신의 죄를 종이에 써서 장작불에 던지면서 오열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감정이 며칠 가는가? 하루정도, 길면 일주일 정도 간다. 왜냐하면 영적 체험은 감정에 치우치기 때문이다. 뿌리가 없어서 오래 못 간다. 오히려 체험한 사람의 감정에만 의존하여 잘못된 신앙의 길로 들어설 위험성도 있다. 영적 체험 후 공허하다고 느끼거나, 그 감정에만 매어서 헤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영적 체험은 훈련이 필요없다. 단지 외부의 자극만 있으면 된다. 감정을 뒤흔드는 음악, 선동적인 말, 강렬한 조명만 있으면 된다. 예수님이 민중의 환호성에 반응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사람들의 영적 체험에 자신을 맡기지 않으려는 의도 때문이다.

진정한 영성은 세 가지 특성을 갖고 있다.
첫째, 진정한 영성은 올바른 저항을 한다. 진정한 영성은 지속적인 교제와 생명의 공급을 통하여 참된 변화를 일으킨다. 영성은 하나님과의 만남이다. 새로운 생명의 공급을 의미한다. 생명의 특징은 ‘저항’을 한다는 것이다. 생명체는 더우면 ‘더위’를 느끼고 그것을 이겨내려고 하고, 추우면 ‘추위’를 느끼고 그것을 이겨내려 한다. 그러나 시체는 더위도 추위도 느끼지 못한다. 시체는 저항이 없다.
둘째, 진정한 영성은 간절한 불타오름이 있다. 영성은 하나님과 ‘교통’하는 것이다. 교통이란 ‘가슴이 통하는 것’이다. 신앙인은 ‘사명에 불타는 사람’이다. 불타면 간절함이 생긴다. 가슴이 통하는 것이 간절함이다. 탁월한 서예가는 붓글씨 한 획을 내려 그을 때에도 종이가 찢겨나갈 것 같은 힘을 느끼게 한다. 진정한 영성은 불타는 가슴으로 일하게 한다. 가슴으로 일하는 리더가 세상을 변화시킨다.
셋째, 진정한 영성은 가치를 쏟아 붓는 삶을 추구한다. ‘가치’란 ‘하지 않아도 될 것을 하는 것’이다. 밥을 먹으면서 ‘내가 가치 있는 삶을 살았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용서할 수 없는 원수를 선대하는 것, 무례한 사람을 친절하게 대하는 것,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내가 먼저 하는 것… 셈하지 않고 주는 사람, 대가를 바라지 않고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 세상에는 군림하려는 보스(Boss)는 넘쳐나지만, 섬기려는 리더(Leader)는 희소하다. 예수님은 우리들에게 분명히 ‘섬기는 리더’가 되라고 말씀하셨다.(마20:25-28) 우리는 ‘섬기는 리더’ ‘희생하는 리더’ ‘십자가를 지는 리더’ ‘피 흘리는 리더’가 그리운 시절을 살고 있다. 더 이상 그러한 리더를 기다리지 말고 내가 그러한 리더로 살아보자.

아자! 아자!! <937/0723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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