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칼럼> 부부 이야기

<칼럼리스트 / 탬파거주>
산수학적인 공식으로 1+1=2가되지만 하나님께서 맺어준 부부란 1+1=1이 된다. 성경 말씀에 보면 행복한 부부가 되기 위해서는 남편은 아내에 대해서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이며 아내도 마찬가지로 남편에게 의무와 책임을 다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부부가 결혼을 하고 오래도록 같이 살다보면 겉모양마저 서로 닮아간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다소 의구심이 들기는 하지만 내 주위에서 그런 사람들을 많이 보아온지라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몇 십 년을 함께 하면서 얼굴을 마주 대하고 밥상을 같이하며 먹는 것까지도 같아지는 데다 오랜 세월동안 동고동락 하다 보니 세월의 풍파에 마모되어 서로가 비슷하게 깎이고 파이다 보니 외모마저도 비슷해지나 보다.
흔히들 말하기를 결혼을 하여 잘살려면 부부간에 마음이 잘 맞아야 한다고 한다. 정말로 그럴까?… 처음에 만나서 눈이 맞아 서로 좋아하고 사랑하여 결국에는 결혼까지 해서 자식들 낳아 기르며 살면서 때로는 갈등을 빚고 언쟁을 벌이며 원수처럼 으르렁거리다가도 또 언제 그랬느냐는 듯 한 이불 덮고 아옹다옹 죽을 맞추며 살아 가는 게 부부이다.
세상에서 신비하고 아리송한 관계가 부부이다. 죽이고 싶도록 미운 상대를 대하면서 이혼한번 생각 안해 본 부부가 몇이나 될까?……..
결혼하고 난후 연애시절의 감정이 식어지기 전에는 눈에 콩깍지가 끼어 웬만한 것은 양보하고 덮어주며 넘어가지만 결혼 년차가 오래되다보면 상대방의 단점이나 추한 면이 더 많이 눈에 띄고 거슬리게 마련이다. 아무리 금슬이 좋아 보이는 부부도 속의 뚜껑을 열고 보면 대개들 숨은 얘기를 하는데, 한두 번쯤은 이혼을 고민해본 부부가 생각 외로 많이 발견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평온과 안락에 익숙해지고 자식들 때문에 죄의식에 빠져 모든 것을 체념하고 사는 것이 대부분의 부부일 것으로 감히 추측과 추상을 해본다.
신문에 보면 요즘에는 황혼이혼도 많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혼이 꼭 나쁘다는 뜻으로 말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이혼한 부부의 말인즉 과거 매일같이 지지고 볶고 싸우며 사는 것보다 이혼을 하고 나니 심신이 너무 편해지고 남편(아내)의 눈치안보며 내방식대로 살다보니 이혼을 참 잘했다는 사람도 있으나, 이러한 경우를 제외하고 많은 사람들은 자기감정과 속앓이를 꾹꾹 눌러 참으며 자식들을 봐서도 밖으로 노출시키지 않고 홧병을 자초하며 그대로 살아가는 부부도 많다.
파경(이혼)에 이르는 구체적 사연이야 부부마다 모두 다르겠지만 대부분 대화부족과 오해에서 일어나는 일이 공통현상이다. 대화가 부족하다보면 오해가 생기고 오해는 원망을 낳게 된다. 그 원망이 쌓이면 미움과 증오감이 증폭되며 결국은 이별과 이혼이라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부부는 평생 몇 십 년을 살아도 촌수가 없는, 엄격히 말해서 무촌인 남남으로 살아가고 있다. 서로가 다른 기대와 가치관, 거기다가 생활습관과 식습관, 종교관, 취미관 등등의 차이로 거리감을 좁히지 못하고 살아가는 부부가 많이 있다. 그래서 서로가 등지고 이별하여 돌아서면 남남이 되나보다. 부부란 꼭 마음이 맞아야 잘사는 게 아니다. 서로를 이해하며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무조건 자기 틀에 맞추려고 애쓰고 그게 안 되면 마음이 안 맞아서 못살겠다고 말을 해서는 안 된다. 내가 먼저 상대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포용하는 너그러움과 사랑을 발휘하자. 부드럽게 눈길을 보내주고 살그머니 손도 잡아주자. 그러면 마음이 따듯해지고 내 마음도 편해진다. 그래서 조금씩 스킨십을 늘려가다 보면 마음이 부드러워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마음도 맞게 되고 호흡이 잘 맞는 부부가 될 것이다.
부부의 사랑이 피어날 때 감정의분위기가 바뀌면서 행복한 가정이 될 수 있다. 그리고 항상 상대에게 져주는 부부가 되면 그 가정은 행복한가정과 부부가 되는 것이다. 진정한 부부는 서로의 단점을 묻어주고 부족함을 채워주며,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그리고 가슴이 막히면 막힌다고 말하면 된다. 이제 끝으로 부부싸움을 그치게 하는 묘약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도록 하겠다.
매일같이 싸움을 하는 부부가 있었다. 이제는 부부싸움이 너무 심하여 성격차이와 갈등으로 도저히 더 이상 견딜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다. 어느 날 부인이 지혜로운 수도사를 찾아가서 어떻게 하면 부부싸움을 하지 않을 수 있는지 물었다. 수도사는 물 한 병을 부인에게 주면서 말했다. “이병에 들은 물은 우리수도원 우물에서 길어 올린 특별한 물입니다. 신기한 효능이 있습니다. 집에 두었다가 남편이 싸우려고 덤빌 때마다 물을 한모금 잔뜩 입에 넣으세요. 물을 뱉어도 안 되고 삼켜도 안 됩니다. 그냥 꼬옥 물고만 있으세요. 남편 말이 끝날 때까지 꼭 물고 있어야합니다. 다툼이 있을 때마다 절대로 잊지 말고 물을 입에 담으세요. 그러면 큰 효능이 있을 것입니다”. 부인은 물을 얻어다 그렇게 했다. 남편이 다툼을 시작하면 물을 입에 머금었다. 그리고 남편의 말이 끝날 때까지 입에 넣고 입을 다물고 있었다. 계속 다툼이 일어날 때마다 그렇게 했다. 집안이 조용해졌다. 남편의 공격적인 말도 조금하다가 그쳐지는 것이었다. 부인은 이 신비로운 물에 감탄을 하였다. 어느 날 다시 수도사를 찾아가서 물었다. “수도사님, 이물은 정말 성수입니다. 이물을 머금은 후부터 부부싸움이 사라졌습니다.
“수도사가 웃으면서 말했다. ‘내가 부인께 드린 물은 신비로운 물이 아닙니다. 보통의 물입니다. 당신이 물을 입에 물고 있을 동안에 지킨 침묵이 신비로운 능력을 발휘한 것입니다. 침묵을 배우세요. 좀더 조용히 있는 법을 배우세요. 침묵이야 말로 평화를 이루는 가장 놀라운 능력입니다.”
침묵은 능력이고 행복과 화목을 선물해주는 묘약중의 묘약이다.
<myongyul@gmail.com >901/1022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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