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래원목사 / 올랜도 선한목자교회 담임 | |
요즘 한인들에게 미 프로야구의 관심은 단연 LA 다저스의 괴물투수 류현진입니다. 한국인 최초로 2부리그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메이저리그에 무혈 입성한 투수입니다. 최근에 13승을 거뒀습니다. 시즌 초반 타자들의 도움만 있었다면 벌써 더 많은 승수를 챙겼을 퀄러티피칭을 선보였습니다.
류현진이 등판하는 경기마다 한인들의 뜨거운 응원이 펼쳐지면서 LA구장은 벌써 흥행에 성공하고 흑자경영을 할 정도로 인기몰이가 대단한 선수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류현진 투수의 특징은 직구, 슬라이더, 커브, 포크 등의 다양한 볼을 배합해서 던진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구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투수들은 상대 타자를 요리하는데 훨씬 쉬워집니다. 초보투수는 그냥 미트에만 볼을 집어넣기에 급급합니다. 구질과는 상관없이 그저 포수의 글러브 안으로만 던지면 만족하는 것이 초보투수의 자질입니다. 아마추어 투수는 한 두개의 다양한 구질로 상대 타자를 상대합니다. 그러나 프로 선수가 되면 얼마나 많은 구질의 볼을 구사하고 던지느냐가 투수의 생명을 보장합니다. 그래서 타자들이 파악하지 못하도록 비밀병기의 구질을 만들고, 자기 몸에 맞도록 피나는 훈련을 합니다. 야구와 인간관계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혹 직구하나로 만 상대하는 관계의 초보자는 아닙니까? 이런 사람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데 항상 직설적입니다. 직구하나로만 상대하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의 상황과 형편은 아랑곳 하지 않고 정면승부 만 하기 때문입니다. 아님 그 상대의 반응과 상태를 보면서 실로 다양한 구질을 구사하는 프로다운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까? 상대를 파악하고,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도 상대의 마음을 빼앗는 방법, 진정한 관계의 고수는 상대방을 잘 요리할 줄 아는 사람일 것입니다. 상대방의 감정상태, 불쾌지수상태, 얼굴표정, 타자들은 절대 투수에게 자신의 약점을 보이지 않습니다. 표정, 감정, 움직임 하나도 타자에게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관계에도 그런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상대방은 왠만하면 자신을 잘 노출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표정, 말, 행동과 감정에서 이런 결심을 합니다. “네가 나에게 어떤 볼을 던지든 나는 꼼짝달싹 안 할것이다” “나는 네가 나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 다 알고있어 그러기 때문에 나는 절대 내 감정을 너에게 보이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빗장을 꽉꽉 닫아버린 상태에서 상대의 마음의 빗장을 열기 위해서는 초보적인 태도를 가지고는 그 사람의 마음을 열 수 없을 것입니다. 톨스토이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남과 사이가 좋지 못하거나, 그 사람이 당신과 있는 것을 싫어하거나 당신이 옳은데도 그 사람이 동조하지 않으면 그 사람이 책망 받을 것이 아니라 정작 책망 받아야 할 사람은 바로 당신입니다. 왜냐하면 당신이 그 사람에게 마음과 정성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내 의견이 옳고 좋아도 상대방이 반응하지 않고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결코 좋은 것이 아니며 옳은 것이 아닌 것입니다. 내 방식, 내 스타일, 내 의견만이 옳다고 하는 생각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불쾌하게 만들고 그들의 동의를 잃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무엇인가를 설득하고 상대방과 관계를 맺기를 진정 원한다면 상대방의 감정과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읽을 줄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누구나 관계에 자신이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 관계가 상대방이 아닌 나 자신을 넓히고, 나에게 다양한 관계의 구질들을 만들어 주는 좋은 상대 타자가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타자가 항상 내 볼에 아웃만 되지는 않습니다. 내 기가 막힌 볼을 담장 너머로 훌쩍 넘기기도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인생은 관계의 다양한 구질을 만들어 그것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할 날을 기다리며 사는 마이너리그의 투수들과 같습니다. 우리가 개발한 다양한 구질들이 사람들의 상처를 최소화시키고 그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관점을 배우게된다면 당신의 삶은 이미 메이저리그의 선수입니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고집이 강하고, 주장이 더 쌔진다고 합니다. 그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또한 나이가 들어가면서 인생의 많은 경험들을 통해 더 많고 다양한 관계의 구질들을 개발시킬 수 있는 더 멋진 인생도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더 넓은 관용으로 대하고, 얼굴이 굳어지고 경직된 사람을 보면 “마음이 힘들고 어려운가 보다” 라고 여러분의 경험을 토대로 그들의 마음을 풀어주고 얼굴에 웃음을 되찾아 줄 수 있는 관계의 달인이 되 보는것, 그렇다면 이제 사람 을 만나는 것이 두렵거나, 힘들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느끼는 그 느낌 그대로를 가지고 정직하게 다가가면 여러분들은 더 많은 사람을 얻게 될 것입니다. <897/09252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