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욕쟁이 할머니”와 “휴전선스타일”

지난 2007년 대선(大選) 때다. “이명박은 배고픕니다. 그래서 국밥을 말아먹습니다.”라는 광고 사진 곁에 “쌈 박질 그만하고 국밥 푹푹 쳐 먹고 경제 살려라 잉”하던 이색적인 광고가 떴다,
낙원동 국밥집 욕쟁이 할머니의 그 걸쭉한 기상천외의 이명박 후보와 짜고 친 고스톱식의 속임수 선전광고는 대선시장에서 적시안타를 쳤다.
서민들이 “발 쭉 뻗고 살게 한다”며 경제대통령이라는 이명박의 메시지가 서민 형 욕쟁이 할머니가 풍기는 친근한 이미지와 함께 맞아 떨어졌다.
수저를 든 MB가 “국밥을 말아먹습니다”라는 광고는 결국 국밥 아닌 국고를 말아먹었고 “발 쭉 뻗고 살게 한다”는 경제대통령의 공약은 쭉 뻗고 자는 건 고사하고 발고락이 오므라들고 쥐가 날 정도의 적나라한 서민경제 성적표로 곤두박질 쳤다.
광고배경만 해도 그렇다.
낙원동에 있는 밑바닥 층 인생들이 모여드는 싸구려 국밥집이 아니라 실은 강남에 있는 포장마차를 가지고 위장한 광고였다.
그리고 문제의 욕쟁이 할머니로 불리는 강종순은 MB와 동갑내기로써 “이놈아”라던가 “쳐 먹으라”는 표현을 쓸 만큼 상식을 초월한 접근방법도 문제려니와 서민들에게 친근감의 표시로 전라도 사투리를 흉내냈으나 그는 충청도 태생이라는 사실들이 모두가 선거 직후 들통 난 것은 논외(論外)로 치자.
암튼 한 사람은 대통령이 되었고 욕쟁이 할머니는 깡통 찰 신세다.”그 후 5년….”이라는 어느 매체의 특집프로에서 울상이 된 그녀의 근황을 소개했다.
7개월째 집세를 못내 쫓겨 날 판이란다. 손님이라고는 거의 발길이 끊긴 그 집 벽에 붙어있는 이명박과 함께 한 광고사진만 덩그렇게 붙어있는 씁쓸한 모습까지 보여준다.
많은 손님들이 그 사진을 보고 밥맛 떨어진다며 제발 내리라고 했으나 욕쟁이 할머니가 거부하자 하나 둘 발길을 돌린 손님들 때문에 이젠 공치는 날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많다며 신세한탄을 한다.
스스로가 그렇게 만든 자업자득이라며 문 닫으라는 댓글 들 속에는 세상 그 만큼 살아왔으면서 어쩜 사람 볼 줄 그렇게도 모르냐는 내용의 글들이 줄이어 뜬다.
싸구려 국밥이나 신나게 훌훌 마시는 대통령 후보면 서민대통령으로서 됐다고 판단한 국민들의 못 말릴 수준 탓에 그는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으나 바로 그 순간 서민들을 팽개치고 돌아섰다.
대기업 봐주기 특혜정치로 급전환하면서 서민이 아닌, 서민을 철저히 외면한 강부자 고소영 인사로 국정의 난맥상을 초래했다.
서민경제가 아닌 대기업 보호차원에서 비즈니스 프랜드리를 강조하며 국가 전체적인 경제체력은 떨어지고 양극화라는 망국적 현상만 부채질했다.
속임수에 일가견을 이룬 이명박의 능수능란한 솜씨에 넘어갔기도 했지만 그 때는 그 만큼 믿었기에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사 아뿔사 하기에는 버스는 한참 멀리 갔다. “이 명박이 그렇게 무능한 사람이라는 것을 몰랐다”고 후회하니 말이다.

그리고 또 5년만의 대선정국이다.
아직 욕쟁이 광고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국민들을 속이려드는 실천불가능한 대 국민공약(空約)으로 대선 후보들은 목하 허공을 휘젓고 다닌다.
이번만은 달라졌으면 싶다.
욕쟁이 할머니를 업은 사기성 광고는 한번으로 족하지 않는가. 그런대도 후보 진영마다 전당포에서도 외면할 품목인 쓰레기들을 모으며 세 과시하려는데 미쳐가는 꼬락서니들하며 정말 목불인견이다.
쪽박난 경제는 그렇다 치자.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의 국방은 또 이게 뭔가!
침묵의 휴전선!
그 못 말릴 풍경, 군대 안 갔다 온 대통령답게 155마일의 무방비 철책망 그 휴전선은 왜 이리도 조용했던가, 북한군 귀순병이 철 같다던 휴전선 철조망을 넘어 남한 초병들의 군막을 이리저리 찾아다니며 한참 수고한 끝에야 겨우 문을 열어 적병을 맞아주는 판국이니 말이다.
적군이 와도 모른 채하고 일부러 성체를 비워두던 삼국지 속의 제갈량의 병법도 아니고. 이게 뭐라고?
현대판 대한민국의 “휴전선 스타일”이라고….그거 말이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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