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MB에게는 광복절도 애물단지

유난히도 더운 삼복더위 속에 올해의 광복절도 예외 없이 다가왔다.
민초들은 그나마 올림픽에서 날라 오는 금메달 터지는 소리에 폭염경보도 잊고 산다.
국회의원 공천장사 폭로 등 듣기만 해도 넌덜머리가 나는 정치권으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도 잠시 털어 버린다.
그러나 메달이고 뭐고 만사가 귀찮은 사람이 있다.
되는 건 하나도 없고 달력만 쳐다보면 가슴이 조여 오고 미치도록 덥기만 한 채 숨 막혀 잠 못 이룰 사람 이명박을 두고 하는 말이다.
대통령이 되고 마지막으로 치룰 광복절임에도 그에게 닥친 광복절은 기분이 영 아니다. 아니 차라리 없기만 못한 애물단지나 다름없다.
감방에서 풀려나올 기회, 광복절 특사를 두고 굴비처럼 엮어 들어가 있는 이명박 사기정부 설립공신들을 두고 누굴 이번 광복절 특사로 가석방 시켜야 하는가에 잠 못 이루는 밤의 연속일 것이다.
가석방 요건에 부합할 일정 형기를 치루지도 않은 사기정권 동업자들을 상대로 제비뽑기 할 일도 아니고 보니 더욱 그렇다.
천하에 부러울 것 없는 채 주지육림(酒池肉林)속에서 한 시절 끝내주게 잘나가던 그들이다 보니 교도소생활에 적응이 안 돼 몸부림치는 건 이해도 간다.
그래서 저마다 이번 8.15특사에 가석방 안 시켜봐라, 어디… 하고 주절되며 벼르고 있다.
이번 광복절 특사대열에서 제외됐다가는 그냥 있지 않겠단다. 불어 제키겠단다.
아직은 들통 안난 진짜배기 비리, 이명박이 숨죽이며 최후까지 감추려드는 비밀들을 모조리 폭로하겠다는 협박일 것이다.
그들에게는 깡패사회처럼 한번 충성이면 영원한 충성이라는 그런 불문율의 의리도 없다.
저마다 “해먹는 기간”동안 “권력 휘두를 동안만” 임시로 충성 유효기간으로 설정했기에 이젠 충성시효 따위는 이미 소멸됐음을 외친다.

우선 멘토 최시중만 해도 그렇다. 형량을 가볍게 해 준다는 검사의 제의에 응했다.
소위 <플리바겐>으로 통하는 사실상의 가벼운 죄명을 적용하여 형량이 감해진다는 데서 내부고발을 전제로 하는 검사의 회유성 협상에도 응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감추려들던 대선자금 지원이라는 폭로로 유턴했다. 이상득도 예외는 아니다.
감방 살아도 조금 덜 살아야 하겠다는 생각에서 동생을 배려하지 않는 대선자금 지원이라는 실토와 함께 이명박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고 간다.
“감방 안 살아본 놈들은 모른데이”라며 U턴에 대한 의미 있는 극히 인간적인 고백일지 모른다.
그리고 BBK만 해도 그렇다.
김경준을 비롯한 여러 명이 감옥에 있다.
BBK소방수로서 이명박 사기정권창출 일등공신인 은진수와 반대로 BBK저격수였던 정봉주 전 의원 등 모두가 함께 수감되어 있었으나 소방수 은진수는 어설픈 꿈자리 때문에 최근 형기 3분의 1을 앞두고 급히 가석방 시켰다. 그것도 대통령의 대국민사과가 있었던 다음날 사과문의 잉크도 마르기 전인 하루만에 전격 가석방함으로써 대국민 사과의 진정성 문제와 함께 은진수에게 베푼 성은은 정치탈옥이라고 매도하는 혹평이다.
가짜편지 사건에도 뇌관을 쥐고 있는 그를 하루빨리 끌어내 해외로 도피시켜야 할 이명박으로서는 절박한 시점이다. 그래서 감방의 사기정권 동업자들은 더 난리다.

그리고 박지원이라는 이름 석자만 들어도 잠이 확 달아날 MB로서는 그 저승사자 같은 괴물의 정치 수명도 시효가 끝나는가 싶었는데 그것도 여의찮아졌다.
자진 검찰출두라는 극치의 잔재주를 부리며 검찰을 조롱하며 역전승의 그림이 그려지자 아연실색 할 수밖에, 그 판에 잠이 오겠는가, 이제 사실상의 임기종료격인 대선이 100여일 남았다.
눈앞에 어른거리느니 온통 법무부 무상급식소의 살벌한 풍경이요 게다가 “Soon!”이라는 자막에 가만히 앉았다가도 실신할 그 판에 무슨 윤옥씨가 끓인 삼계탕인들 숨 막히고 가슴 타들어가는 찜통더위를 식혀줄 약효가 있겠는가,
불안 속에 타는 가슴 달래 줄 약효 있을 것이라고는 아무리 봐도 없다. 고립무원(孤立無援)속에 고개 숙인 인왕산 남자 이명박만 홀로 있을 뿐이다. <843/0808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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