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김정일 사망이 수사 물타기가 되면 안 되는데…

<김원동칼럼> 김정일 사망이 수사 물타기가 되면 안 되는데…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중에 과연 대통령과 영부인의 집안을 통틀어 이토록 무지막지하게 해먹는 가문은 일찍 없었다.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하다. 사정의 칼날이 정조준 되고 있는 형님 영일대군의 운명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대통령의 싸인이 떨어졌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줄줄이 터져 나오는 검은 돈의 세탁소 역할을 해왔던 그의 사무실, 이쯤 되면 그도 인제 만사형(兄)통이 아닌 만사불통 속에 운명의 날을 기다리며 좌불안석(坐不安席) 일게다.
MB로서는 이상득 외에도 두 사람의 처남에 이어 또 다른 두 사람의 손위동서에 동서의 동생인 사돈도 끼였다. 가히 비리 백화점 가문이라기에 손색없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던 MB의 황당했던 거짓말이 나온 지가 엊그제인데 말이다. 대추나무 연 걸리듯 얽히고 설킨 그들 가문은 형제는 그렇다 치고 처가와 사돈까지 같은 DNA로 보여 본가 건 처가 건 혈통은 따져볼 가치도 없다.
내년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무너지는 필연적인 상황을 전제로 한 어느 네티즌은 그때부터 벌어질 청문회 정국을 두고 재미있게 순위를 발표했다. 형님청문회에 이어 사돈청문회, 동서 청문회, 처남 청문회 등 4대강 청문회나 BBK청문회 그리고 선관위공격 디도스 청문회 등 굵직한 청문회에 앞서 워밍업청문회로 시작해야할 가벼운 청문회부터 적어 올렸다.

집권 초기부터 국회의원 공천권을 따 준다며 30억이나 해먹은 김윤옥의 4촌 언니가 친인척비리로 투옥되는 테입을 끊었던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김윤옥의 사촌오빠 김재홍도 문제의 제일저축은행에서 받아먹은 4억으로 구속되었다. 김윤옥의 둘째 형부도 수억 원의 비리로 수사선상에 올랐으며 그 형부의 동생인 영부인의 사돈도 4대강 도급공사 따준다며 사기 친 혐의로 걸려들었다. 영부인의 또 다른 형부 신기옥도 BBK사건의 주인공 김경준의 옥중고소로 검찰의 손이 뻗치고 있다는 것도 금주의 최신보도다. 문제는 한낱 대통령의 친인척이라는데서 무조건 엄청난 돈을 건넸을까 하는데 있다. 이상득 보좌관에게 전한 9억원의 뇌물 제공자들의 말처럼 <택배수준>이라는 말이고 보면 이 검은 돈과 연관된 모든 비리의 종착역이거나 아니면 그 중에 일부라도 분명 건네 줬을 몸통을 찾아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듯 싶다. 이젠 터져 나오고 말 상황까지 왔다. 김정일 사망이라는 돌발 변수로 속도가 급행에서 완행으로 좀 바뀌기는 했지만 말이다.

최근 발간되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명진스님의 저서 <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프다>는 책에서처럼 명진은 이명박 정권과 그 친인척을 싸잡아 “이명박 내각은 잡범 집단, 청와대는 우범집단”이라는 격한 표현과 함께 “이명박은 뼛속까지 사기꾼”이라고 말하면서 가차 없는 융단폭격을 가했다. 잡범집단 우범집단이라는 표현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그는 “형님먼저 아우먼저” 하면서 국정을 농단하고 권력사유화로 나라를 거덜 냈기에 그렇다고 말했다.
화제의 책 부제(副題)는 우이독경이 아닌 쥐 귀에 대고 경 읽기라는 뜻으로 “서이독경(鼠耳讀經)”이라 붙였으며 이명박을 쥐로 표현했다. 그리고 쥐는 시끄럽고 곡간이나 축내고 말도 안 듣는다면서 할테면 해 보라는 식으로 “너 같은 주제에 무슨 명예고 뭐고 있느냐”는 식으로 살아있는 권력에 대고 잔인하게 짓밟고 넘어간다. 소통을 거부하는 사람 귀에 명진의 딱 부러지는 소리가 들어갈 리가 있을까싶다.
필자는 늘 귀가 아주 꽉 막혀 알아들을 수 없어 본의 아니게 소통이 안되는 건 아닌가 해서 측은한 마음에 연금이 나오면 눈 질끈 감고 보청기라도 하나 사서 선물하려고 맘먹고 있는 터인데….. 우선 스님의 말을 알아들었나 부터 보고 사보내야겠다. 멀쩡한 귀를 갖고 괜히 못 듣는 척 하는 쇼로 보이기도 하기에 그렇다.
그러나 저러나 자고 나니 또 하나의 걱정이 생겼다. 미치도록 환영해야할 김정일의 사망소식 앞에 혹시 집안수사 물타기 대상을 찾기에 혈안이 된 MB가 이게 웬 떡이냐 하고 호재(好材)로 삼으면 어떡하느냐는 생각에서다. 걱정도 팔자라면 할 말 없다. kwd70@hotmail.com <812/1221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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