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웃자고”한 걸 가지고 “죽자고” 덤비는 조폭의원

<김원동칼럼> “웃자고”한 걸 가지고 “죽자고” 덤비는 조폭의원

개그맨이 <웃자고> 풍자한 걸 가지고 어느 국회의원이 <죽자고> 덤비는 가당찮은 꼴을 빗대어 나오는 말이다.
지난 17일에 KBS에서 있었던 개그맨의 대수롭잖은 정치풍자를 두고 국회의원이 국회를 모독한 행위라며 펄쩍 뛰면서 모욕죄로 고소한 황당한 사건이다.
촌철살인형 클로징 멘트로 유명한 어느 앵커도 지난 20일 매인뉴스 시간에서 정치풍자를 고소로 몰고 가는 한심한 작태를 보고 “선진국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면서 선진정치권에서는 비판에 성역이 없다며 오바마도 자신에 대한 정치풍자에 오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개그 콘서트인 “사마귀 유치원”이라는 프로에서 개그맨 최효중은 늘 각 분야를 상대로 다루는 그런 장르에 속하는 하나로써 국회의원이 되려면 고위층의 줄을 잘 잡아 공천을 받고 선관위에 후보등록 하러 갈 때 2억의 공탁금을 가지고 가고, 출마해서는 지역구 돌아다니며 인사 부지런히 하고 국밥 같이 먹어주고 책임 못질 선거공약 남발하면 되고… 뭐 그런 정도의 말을 했다는 것이 개그내용이다.

그런데 국회의원 전원을 대표한다면서, 사실 누가 저 한 테 국회의 대표성을 부여 한 일도 없다는데도 개그맨을 상대로 국회 대표로 고소했다는 정신 나간 사람, 그는 다름 아닌 지난 해 성희롱 파문 등으로 한나라당에서 제명되어 현재 소속정당도 없는 무소속의 강용석 의원이다.
아나운서가 되려면 “전부 줘야한다”는 망언으로 파문을 일으켜 한나라당에서 출당 당하고 아나운서들의 집단 고소로 그는 1심과 2심에서 집단모욕죄로 유죄를 선고받은 장본인이다.
의원직을 상실할만한 유죄판결을 받고 최종심의 결과에 따라 언제 배지를 땔지 모르는 판이니 못 먹어도 Go! 라고 한번 부려보는 객기일까.

그의 성희롱 발언은 여자아나운서뿐 아니다.
박근혜에 대한 섹시발언에 이어 나경원에 대한 성적수치심을 유발할만한 발언 등 진작 국회에서 제명시켜야 했을 장본인이건만 대통령과 사돈 간이라는 데서 눈치 빠른 국회의원들이 주춤해 하는 동안 그의 안하무인의 갈지자걸음은 이어졌다.
심지어 국회의장까지 한 김형오 의원 같은 이는 강용석을 제명시키자는 의원들의 발언을 막고 “죄 없는 자 돌로 치라”는 성구까지 인용하며 진화에 앞장서면서 청와대의 기쁨조 역할에도 충실했다.

물론 강용석의 이번 고소사건의 배경에는 의도된 숨은 사실이 있다고도 한다.
국회의원을 도매금으로 모욕했다며 고소했을 때 그 개그맨에게 무죄가 내린다면 여자아나운서들로부터 모욕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자신의 패소한 송사(訟事)와 형평성 차원에서 연관지으려 한 잔꾀가 도사리고 있다는 후문이나 그런 말도 안 되는 개소리는 관심권 밖이다.
강용석의 실패한 노이즈마케팅일 뿐, 일고의 가치도 없다.

암튼 고소를 당한 최효중을 두고 쏟아져 나오는 말들이 재미있다.
방송인 김미화는 즉각 우리도 그를 맞고소하자 정치인들 저들은 잘못된 일을 두고 툭하면 저끼리 코미디하고 있네. 라는 말로 우리 코미디언들을 모욕하기에 고소가 성립된다는 논리다.
최효중이 아닌 강용석의 진짜배기 개그를 보고 막강한 라이벌이 등장했다며 자신들의 나와바리를 무단 침범하는 강력한 라이벌의 등장으로 개그시장이 점점 좁아져 간다며 먹고 살 일을 걱정하는 개그맨들도 있다.
무엇보다 그 프로그램을 보고 공감을 느끼고 한바탕 잘 웃고 하루를 보낸 시청자(국민들)에게 강용석은 어떤 죄목으로 또 고소할 건가도 걱정한다.
하기사 모욕을 당해도 싼 인간들이기는 하다. 오죽하면 국회의원을 國會(국회)의원이 아닌 國害(국해)의원으로 발음하는 판국인데 무슨 얼어죽을 모욕이고 뭐고 있겠는가!
코미디언이 먹고 살기 위해서 웃기자고 한 개그를 가지고 죽기살기로 덤벼드는 못 말리는 국회의원이 벌이는 진짜배기 개그, 개그맨의 생업을 위협하는 조폭의원들의 행패, 그 땅이기에 일어날 해프닝이 아니고 뭔가!
<809/1130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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