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안 도와주면 그만이지 때리기는 왜 때려

<김원동칼럼> 안 도와주면 그만이지 때리기는 왜 때려

▲ 자식을 위해 기도하시는 우리의 어머니

▲ 자식을 위해 기도하시는 우리의 어머니

별의 별 뉴스가 전파를 타고 날아온다.
빈 라덴 사살과 미 중서부를 강타한 도네이토 같은 큰 뉴스가 있었는가하면 은메달을 목에 건체 모스코바에서 흘리는 김연아의 뜨거운 눈물과 메이저리거인 추신수의 음주운전으로 인한 체포라는 달갑지 않은 작은 뉴스들도 있었다.

이어 한국 정가의 실세 중에 실세인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의 열 살도 안 된 외손자가 75억원의 주식갑부로 등극했다는 충격적인 기사가 “먹을 것 입을 것 참고 모은 돈인데. 그 돈이 어떤 돈인데 이놈들아!”하며 저축은행 앞에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통곡하는 어느 할머니의 모습과 함께 뒤섞여 나온다. 뉴스란 크든 작던 좋은 것이든 슬픈 것이던 가리지 않고 사방팔방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모은 종합 세트다.

모스코바에서 서울 그리고 오하이오 주로 이어지는 이런 일련의 뉴스들, 동서남북 할 것 없이 사건이 있는 곳에는 기자가 있듯이 뉴스는 그래서 우리들에게 볼거리와 들을 거리를 안겨다준다.
News라는 게 그렇지 않은가 동서남북.(North East West South)의 줄임 말 같은 News라는 의미고 보면 말이다.
그 중에서도 뭐 국격이니 위상이니 할 것까지도 없고 정말 모국의 현주소가 저 정도인가 싶을 정도의 차라리 나오지 말았으면 하는 기막힌 뉴스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주 초 한국에서는 소방차나 병원 긴급 차량 등 소위 구급차들에게 비켜주지 않고 진로를 방해하는 앞 차량을 적발하여 경찰에 통보하기 위해 구급차와 소방차의 운전석 앞 유리창 표면에 소형 카메라를 부착하는 장면이 나왔다.
계몽만으로는 도저히 안 먹혀 들어가 할 수 없이 입법화 되고 부착하기에 이르렀다는 기자의 멘트다.
인명중시 불감증에 걸린 구급차 진로방해로 1년에 몇 사람이,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에 숨을 거두고 화재로 인명과 재산손실이 막중함에도 인명경시풍조가 만연된 한국의 운전자들은 사이렌 소리에는 신경이 무감각이라는 것이다. 내 가족 안 죽고 내 집에 불 안 나면 그만이라는 투다.

몇 달 전 친척결혼식 관계로 이곳을 방문한 집안동생과 함께 관광차 시내로 나가던 때다. 때마침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멀지 감치서 들리자 모든 차량이 일사 분란하게 피하면서 구급차의 진로를 열어주는 것을 본 그가 하던 말이 아직 귓전에 돈다.
“형님 모든 차량이 한꺼번에 정지하면서 대피해 주내요” 하면서 서울과는 엄청 동떨어진 풍경에 의아해 하던 그 이해 못할 표정 말이다. 한국과는 너무나 딴판이라는 얘기다.
구급차 문제에 이어 또 하나의 실 예를 든다.
화면에 비취는 “SCHOOL ZONE”이라는 선명한 보도 위에 쓰여 있는 표지판에서 기자는 초등학생들의 등하교 시 안전대책 준수를 무시한 과속차량들로 한해에 76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다는 소리다.
초등학교 스쿨버스가 정차했을 때 양방 통행차량 전부가 올 스톱하는 이곳의 교통문화나 생명을 중시하는 이곳 시민의식과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이 글을 치는 지금 주일 오전, 시차관계로 아침에 보는 MBC 뉴스 데스크에 나온 절망적인 실화 한 토막이다. 어버이날 특집으로 방영되는 그 첫 순서가 하필 주일아침의 첫 프로로 등장하다니….
부모부양 사각지대를 비추던 화면에는 아주 못 볼 뉴스가 하나 튀어나온다.
어느 부모인들 안 그렇게 했겠는가마는 무척이나 열심히 사랑하고 공부시키고 키워놓은 아들이 의지 할 곳 없는 처지가 된 부모를 완전 외면하자 아버지가 법원을 통해 소송을 제기했다.
부모에게 월40만의 부양비를 지급하라는 법원 측으로부터 전달된 판결문을 받은 아들이 아버지를 찾아와 부양비 대신 느닷없이 폭행을 가하고 갔다는 엄청난 패륜행위 말이다.

그런데 그 문제의 패륜아가 하필 00교회의 담임목사라는 황당한 멘트를 달건 뭔가.
그 허구 많은 직업 중에서 왜 하필 목사인가. 작지만 정성껏 헌금봉투를 쓰다 말고 몸도 마음도 갑자기 무거워 진다.

어디 필자뿐일까 수많은 시청자들이 눈여겨보았을 주말 뉴스시간대의 특집프로 이었는데 말이다.
설교준비에 새벽잠도 설치고 있을 이 시간 이 땅의 그 많은 선량한 목자들 앞에 더럽게 등장하는 이 꼴뚜기의 정체는 또 뭔가 그리고 왜 때려 안주면 그만이지 부모를 때리기는 왜 때려……
천하에 망할 놈! (kwd70@hotmail.com) <782/2011-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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