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날씨가 좋은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가 바로 플로리다 탬파이다.
겨울이면 외지의 한인들도 즐겨 찾는 이 도시의 매력은 온화한 날씨, 잘 설계된 골프코스, 어느 곳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낚시, 공해에서 벗어난 전원미 등일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즐거운 일은 소도시답지 않게 바른 소명을 펼치며 굳건하게 버티는 언론매체를 발견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한인 인구가 많지 않은 곳의 언론은 서로가 너무 빤히 아는 처지로 그냥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정의감이 상실되기 마련이다. 말하자면 정의감의 추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린다는 뜻이다. 매일 마주치는 얼굴에 혹 비리와 부정, 지식과 권력과 금력의 남용이 있다손 쳐도 이를 지적하고 약자의 입장에서 바른 소리하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이는 일부러 피해서가 아니라 명확하게 구분도 잘 가지 않고 애매한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겨레저널’은 이에 대한 도전을 굽히지 않았다. 플로리다 지역의 공기(公器)로서 충분한 사명을 다하며 진실보도에 앞장서 온 것이다.
그 세월이 이제 20년이고 오늘 성년식을 치루며 한인사회에 정중히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행사를 갖게 되었다.
발행인은 의리의 돌쇠
현대는 모두 이권에 약한 시대이다. 명분이 갖춰줘도 이익이 없다면 포기하고 반대로 명분이 없어도 이익이 생긴다면 너도 나도 달려든다. 황금만능의 시대에 옛정과 의리는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 버렸다. 이에 반한 고전의 정과 의리와 전통을 지키는 인물은 어리석게 표현되어 소위 ‘의리의 돌쇠’로 불린다. ‘돌쇠’란 말 자체가 바로 머리가 좋지 않은 고지식함을 의미한다.
발행인 이승봉이 바로 그런 인물이다. 그의 주변에 항상 훈풍이 불고 선배와 동료, 후배들이 자신들의 고충과 어려움을 토로하며 의논하는 건 그가 사적인 이익을 취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겨레저널도 바로 ‘돌쇠 정신’으로 일관한 20년일 것이다.
거주 한인들이 비록 많지 않으나 늘 곧은 정신으로 언론의 사명을 다해 온 것이 바로 그렇다.
한인 동포언론은 발행인의 정신과 맥을 같이 할 수밖에 없다.
특히 편집과 경영이 분리된 대형 신문이 아닐 경우 더욱 그러한 현상이 강하다.
한겨레저널은 바로 ‘돌쇠 정신’을 구현하였고 이는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 사실은 ‘돌쇠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다들 포기하였지만 그래도 가장 가치를 지닌 정신이니까 말이다.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었고 나눌 언론
지난 20년 한겨레저널은 여러 가지 행사도 많이 개최하였다.
1999년도에 당시 정권의 미움을 받던 문동환 박사 초청 강연을 위시하여 9.11테러 참사모금, 한국전 참전 용사비 모금으로 약 2만 달러 전달, 쓰나미, 허리케인 피해자 돕기 모금, 독도 지키기 모금 등 많은 일들을 해냈다. 그리고 2007년엔 도서관을 개장하여 지역사회 문화 활동에 이바지하고 독서와 한국어 보급에 열중한다.
이는 한국정부도 일반인도 쉽게 해내지 못하는 활동이다.
한겨레저널과 한인들이 일심으로 힘을 모아 이룩한 일들이다. 이제 성년이 되었으니 더 많은 봉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겨레저널 창간 20주년은 단순히 세월이 흘렀음만을 뜻하지 않고 한인들과 함께 한 희로애락의 역사들이다. 이는 동포사회 과거 현장이기도 하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지향점이기도 하다.
빛날 미래가 예견되고 더욱 빛날 ‘돌쇠 정신’이 기대된다.
한겨레저널 파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