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G20이 뭐 길래”
서울 “G20대회”를 두고 “G20이 뭐길래…” 라는 소리가 터져 나온다. 물론 행사를 앞둔 정부측의 불필요한 과잉단속을 두고 하는 민초들의 한숨소리다.
서울 서대문구청에서는 대회 기간중 음식물 쓰레기를 내 놓지 말라는 공고문을 붙였다 해서 말썽이 났다.
외국 귀빈들이 서울에 체류하는 기간 동안 음식물 쓰레기도 못 버리느냐는 주민들의 먹지도 말라는가 라는 거센 항의에 그 문제의 홍보물은 제거됐다.
노점상들에게는 이 기간에 일시 휴업을 명했다. 화면에 나온 어느 떡 볶기 장사는 울상이 되어 한 마디 한다. 하루라도 건너뛰면 가족생계에 지장이 있기에 비가 오건 눈이 내리던 전천후 영업을 해야 하는 그들인데 국제대회 때문에 일손을 놓으라는데 대한 항의다.
얼마 전 토론토에서 있었던 G20때도 국익도 국격 상승도 아닌 빈 깡통 행사에 천문학적 국민혈세를 쏟아 부은 정부를 상대로 필자도”For Sale Canada Government”라고 쓴 피켓을 들고 데모 대열에 합류했다.
주의사당을 출발 시청근처를 경유 차이나타운 인근까지 걸었지만 핫도그를 파는 노점상들은 평시와 다름없었으며 차이나타운 근처의 음식물쓰레기를 담은 비닐백도 평소 그대로 나와 있었다.
떡 볶기 장사의 한숨도 쓰레기를 배출하지 말라는 몰상식한 후진국형 통고문도 없었다. 그것이 똑같은 국제대회를 열면서도 서울과 토론토의 차이점이다.
국제회의보다 민생문제가 우선시 되는 선진국과 그렇지 못한 후진국과의 차이점이다. 그 누구하나 G20행사를 두고 국격을 운운하지 않는다. 과격시위대에 의해 불타는 경찰차를 보고 질서를 유지해달라는 토론토시장의 짤막한 멘트가 전부였다.
국격은 행사를 치르는 나라의 국민들에게만 요구할 것이 아니다. 정부측도 국격에 맞는 처신과 행동이 있어야 한다. 단군이래 최대행사라며 이것으로 인해 선진국이 되고 국가브랜드 가치가 무한 향상된다고 떠들지만 그렇지 않다.
흑백TV도 흔치 않던 시절 새마을 노래를 부르며 장날 모은 머리카락으로 가발수출을 시작하던 그때 그 시절의 대한민국이 아니다.
이미 올림픽도 월드컵도 치르면서 4강신화를 이룬 대한민국에서 무슨 느닷없는 국격 타령인가! 국격은 그런게 아니다. 인권이 보호되고 민의가 존중되는 그런 사회, 국제행사 앞에서도 체면치레보다 민생이 우선되는 그런 나라여야 한다. 백악관 앞에는 수없이 많은 노점상들로 사시사철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미국의 국격이 떨어지기라도 했는가!.
요란한 빈깡통소리에 오죽하면 G20홍보포스터에 쥐를 그려놓았겠는가.
사람취급도 못 받는 대학 시간강사가 분풀이로 했다가 구속되었다는 기사와 함께 네티즌들은 G20을 어느 분을 빗대어 “쥐20″이라고 풍자한지 오래다. 한국에서만 유난히도 방방 띄는 “G20″을 두고 어느 네티즌은 새로 나온 사자성어라며 “병x육갑”이라고 표현했다.
물론 한국을 찾은 정상들이나 그 일행들이 행사를 잘 치르고 돌아갈 수 있도록 협조하고 배려하는 뜻에서 정치적인 시위 등은 좀 자제해 주는 것도 국격 아닌 주최국의 일반적인 국민도리다.
백악관에서도 노점상을 그대로 두듯이 한국도 노점상이나 쓰레기에 신경 쓰지 않고 있는 그대로 국제행사도 치룰 수 있어야한다.
SBS에서 방영되고 있는 인기드라마 “대물”을 다는 못 봤지만 몇 회를 보면서 느낀 생각이다. 서혜림(고현정)같은 정치인과 하도야(권상우)같은 검사들이 하루 빨리 드라마가 아닌 이 시대의 실존적인 인물로 줄 이어 나타난다면 내 조국의 선진화되고 변화된 모습을 볼 날도 그리 멀지 않을 것을 생각하며 화면을 주시하다 말고 또 “G20″현장으로 채널을 돌려봤다. 여전히 방방 뛰고 있는 그 촌스런 모습을 보다말고 꺼버렸다. 도대체 뭐가 모자라 저토록 달라지기를 거부하는가!. (kwd70@hotmail.com) <759/2010-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