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정보위 “김정일 개인재산 40억 달러”
<김원동칼럼> “내래 죽갔어 달러 좀 주라우”
조문사절로 보낸 김정일의 충견들이 서울거리를 휘졌고 가는데도 좌파정권의 세뇌로 안보 의식이 실종된 탓인가 국민들은 관심권 밖이다. “전쟁 맛 한번 볼래” “불벼락 당해볼래”하고 겁을 줘도 이젠 “금 사제기” “라면 사제기”도 없다. 할 테면 해보라는 뱃장과 함께 핵을 머리에 이고 살면서도 동해를 가르며 뱃고동을 울리는 금강산 유람선에서 “위하여”를 외치며 생각 없이 사는 민족들이다 금강산관광 중단 직전까지 만해도 그랬다. 안보가 실종된 허허벌판에는 오직 좌파라는 잡초만 무성한 채 그렇게 한세월 지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일어나고 있는 “겁 안 줄께 달러 좀 주라”고 나오는 김정일의 대남 앵벌이 행각에는 자존심 같은 건 없다. 목줄을 조이는 대북 봉쇄 앞에 선택의 여지를 찾을 한가로울 틈이 없다. DJ 국장에 조문 명분을 앞세운 북한 조문단, 사실 그들의 생각은 딴 데 있었다. 입국에 대한 허가문제의 주무관청인 통일부나 정부측을 아예 무시한 체 동교동측 인사에게 일방적인 통보로 간단히 입국했다. 한국정부 자체를 능멸하는 행위였다. 그리고는 사전에 예약도 없는 대통령 면담을 일방적으로 요구하며 관철하고 돌아갔다. 친서전달도 아닌 김정일의 구두메시지 전달이라며 대통령을 마주하고 있던 바로 그 순간에도 북한의 방송에서는 “력도 리명박 패당의 반인민적 악정”운운하는 대남공세를 취하고 있던 순간이었다. 면담에 응해준 대통령을 연신 력도로 표현하는 그들 앞에 조문을 결정했다는 북한의 통보를 받은 박지원이라는 국회의원은 감읍한 나머지 브리핑에서 “경외하는 김정일 위원장”을 운운했다. 이쯤 되면 개판도 수준급이다. 그럼에도 그들을 국빈취급 한다. “남한 돈 뜯어먹기”라는 제목으로 남북의 조연급 배우들이 목하 남한 땅에서 영악한 정치드라마를 상영하고 있다.
현대그룹의 오너 현정은을 북한으로 불러들여 금강산 개성관광. 전부 다시 해도 좋다는 시혜(?)를 베풀었다 해서 현대와 언론은 뿅 하고 호들갑을 떤다. 이어 조문단 남파에 맞춰 김정일은 한 술 더 뜬다. 개성공단 통행 및 체류제한, 남북경협사무소 폐쇄 및 남북철도 운행중단 등을 담은 제 멋대로 만든 소위 “12,1조치”도 없던 걸로 한다는 공식발표가 달러 구걸용으로 뒤이어 나왔다.
김정일이 내키는 대로 심심하면 어느 가수의 바지 지퍼처럼 닫았다가 풀었다하는 일련의 치매성 조치들이나, 달러가 필요할 때마다 죽 끓듯 하는 변덕에 현대나 한국정부는 질질 끌려가고 있다. 어쨌건 현정은과 한국정부를 상대로 “혼내줄까” 대신에 “내래 죽갔어 돈 좀 주라우” 하는 김정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봉쇄 조치에 달러는 바닥나고 헤어날 길 없어 몸부림치는 김정일에게 현대의 일방적인 대북화해 운운하며 북에 굴종하는 보도문에 동조하는 듯한 한국정부는 함께 논바닥이 갈라져 가는 듯한 그 곳에 “가뭄의 단비를 내려 줄듯하다” 는 소식이다. 이쯤 되면 “잃어버린 10년이 아닌 잃어버린 15년이 될 것”이라며 우려하는 소리도 적잖게 나온다. 이념부재의 현정권에 대한 위험도를 예측키 충분하다.
필자가 시골 초등학교를 다니던 근 60년 전의 일이다. 같은 반 여학생들에게는 공포의 사나이로 불리던 친구가 있었다. 그는 점심시간이나 하교시간에 운동장으로 몰려나와 놀이를 즐기려던 여학생들을 몹시 괴롭혔다. 운동장 한 복판에 느닷없이 줄을 그어놓고 그 선을 넘어오지 못한다고 어름장을 놓는다. 여학생들의 애원은 통하지 않았고 더러 홍시나 복숭아를 상납 받을 때는 느긋해 진다. 그리고 금세 언제 얻어먹었느냐는 듯 다시 돌변한다. 김정일이가 관광이나 공단사업을 빌미로 좀 생기면 열어주고 안 생기면 닫아버리고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생각나는 어느 가문의 종손이었던 그 친구의 모습이 떠오른다. 지금은 어느 곳에 살고 있을까. 친구야 보고싶구나!. (koreanwonkim@hotmail.com) <701/2009-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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