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부정부패와 시위가 월남패망을 불렀다. 

<김원동칼럼> 부정부패와 시위가 월남패망을 불렀다. 

멕시코 발 돼지독감이 지구촌을 휩쓰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이명박 집권 1년의 중간평가로 불리던 4.29재보선에서 한 지붕 두 가족인 무능한 웰빙 정당 한나라당은 국민적 심판에 의해 0패(零敗)의 진기록을 세웠다. 경주에서는 친박계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를 밀치고 당선되면서 “박근혜가 밝힌 신라의 달밤”이라는 코믹한 보도도 나왔다. 민주당 텃밭인 전라도 땅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같은 당 출신 후보들에게 추풍낙엽 신세가 되고 경상도에선 한나라당 후보가 물먹는 이변을 낳은 날이었다. 이어 날이 밝으면서 달러 과식으로 인한 심각한 소화불량증세를 보인 노무현을 검진하기 위한 시동 걸린 한양행 리무진버스가 봉화마을 취재진들의 아우성속에 여명(黎明)의 순간을 맞고 있었다.
다음 날은 노동절행사의 후유증으로 깽판 시위대들이 서울시가 Hi Seoul이라는 행사를 위해 마련한 시청 앞 가설무대를 점령해 수도 중심부가 또 한차례 쑥밭으로 변하면서 공권력에 도전한 적잖은 데모꾼들이 끌려간다. 그리고 좌익세력과 좌파방송들이 퍼트린 황당한 유언비어로 시작되어 서울중심부가 불순세력들에 장악되었던 광우병파동을 맞은 1주년인가하면 부패와 시위로 인해 월남이 패망한 34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했다.
노무현의 구속설에 또 한번의 대규모 촛불 난동극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데모설, 서울은 바로 34년 전 패망직전의 사이공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다. 미국과 자유우방들의 막강한 화력도 군화대신 슬리퍼를 끌고 다니며 레이션 대신 주먹밥 두 개로 하루를 연명하던 월맹군 앞에서 무조건항복이라는 비참한 최후를 맞은 날이다. 최고위층을 위시한 관료사회와 지도층의 극심한 부정부패와 전쟁와중에서도 무조건 인권과 자유만을 외치던 수많은 반정부 시위자들이 있었기에 세계 4강의 막강한 공군력을 소지했던 월남 군대는 사기가 땅에 떨어지면서 무장해체를 당하고 말았다. 온라인에서는 어느 보수 언론인이 동영상을 통해 박정희의 회고록 중 한 장면을 읽는다. 청와대 회의 중 월남패망소식을 들은 박대통령이 했다는 말이다. 국가 안위나 전쟁의 승리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었던 나라를 망친 그 많은 시위자들이 보트 피플이 되어 망망대해 파도와 싸우면서도 그들은 여전히 민주화와 인권을 외치고 있을까라는 뼈아픈 한마디를 읽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노무현의 검찰소환 내내 거론되는 1백만 달러 5백만 달러하면서 계속 달러에 대한 말만 가지고 검찰과 노씨의 신경전이 보도되는 것을 보면서 느껴진다는 다른 논객의 말도 이어진다. 그렇게도 미국을 증오하며 툭하면 반미면 어떠냐고 외치던 그 철저한 종북(從北)주의자의 말로(末路)에 왜 하필이면 달러가 문제인가. 그토록 싫어하고 저주하던 미국에 아들 딸자식을 보내 호의호식하도록 하는 데서 도무지 이해키 어렵다고 한다.
어디 노무현뿐이겠는가. 지난해 광화문 네거리에서 마이크를 잡고 “미국쇠고기보다는 차라리 청산가리를 먹겠다”고 떠들던 어느 탤런트도 미국에서 햄버거를 먹는 장면이 노출되기도 했다. 역시 4월 달에 있었던 일이다. 로켓발사라는 불장난으로 지구촌을 위협하던 김정일을 찬양하는 가수 신혜철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발사축하광고도 실었다. 노무현의 정치 기쁨조인 듯한 어느 교수도 질세라 노무현부부의 1억짜리 다이아몬드 시계사건을 두고 그건 뇌물이 아닌 생계형 범죄라고 지꺼리며 민초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줄줄이 엮어 들여보내야 할 엄청난 수의 박연차 장학생들 때문에 교도소의 증축이 불가피할지 모른다. 암튼 건국이래 유사없는 개판정국이다. 그래 미쳤다. 가수 손담비가 열창하던 “미쳤어”가 떠오른다. 월남패망직전의 복사판 같기도 한 4월 마지막주간의 대한민국 현주소를 보고하는 말이다. kwd70@hotmail.com <686/200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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