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한인회연합회 신년하례식 장면
<김원동칼럼> 플로리다 동포들 물 먹인 낙하산총영사
총영사의 몸값을 올리는게 총영사관이 아니다. 총영사를 식민지 국민들 위에 군림한 조선 총독쯤으로 떠받들고 추켜세운 건 한국계 미국 시민권자들이다.
총영사를 그가 할 일만 하도록 그냥 두질 못하고 총독 모시듯 잔득 몸값을 부풀려 세우는 몰지각한 일부 미국 시민권자들 때문이라는 말이다.
총영사는 주재국의 영사관할권인 일부 특정지역에 거주하는 자국민 보호와 영사 업무를 취급하는 곳의 책임자일 뿐이다. 그런데 항상 말썽의 소지가 되는 경우를 보면 총영사의 업무영역과는 무관한 주재국 국민인 시민권자들과의 관계에서 발생한다. 물론 그럴 확률도 높다. 부임해서 떠날 때까지 같이 밥 먹고 술 먹고 골프 치는 사람들 거의가 자신의 영사 권역(權域) 밖에 있는 미국 시민권자들이다. 전임자에게서 인계 받은 소위 동포사회의 물 좋은 기득권자들로 불리우는 그 문제의 해바라기들일뿐 자신의 업무영역에 속하는 유학생 등 비 시민권자와의 만남은 드물다. 근데 왜 이리 모국공관장이라면 환장하고 접근하려 들까, 총영사라는 겨우 시골 군수급 수준의 공무원을 알현해야 영광으로 여기며 가문의 광영(光榮)인 개도 안 물어가는 평통감투라도 챙기고 싶기에 그토록 미치게 쳐보는 몸부림일까.
왜 그럴까? 관존민비사상이 팽배한 문화권에서 온 후손들이기에 그렇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없는 관존민비(官尊民卑)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땅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러면 뭘까? 모국정부의 훈장? 표창? 더러는 평통을 위시한 모국관변단체의 너절한 직함을 하사 받도록 낚시밥을 던지는 모국의 해외동포 다스리기 용(用)의 유혹작전에 말려들었기에 그럴까.
그런 유혹을 외면하면 그만 일진데 그렇지 못한 부류의 인간들 때문에 늘 말썽은 빚어지고 있다. 신년하례식, 그까지 것 총영사 없이 하면 어디 덧나는가. 물론 약속을 지키지 않고 “엿 먹어라”식의 일방적으로 약속을 파기한 총영사를 성토하는 것도 이해도 한다. 그러나 앞으로 그런 행사에 총영사라는 남의 나라 외교관을 부르지 않으면 뿔날 일도 열 받을 일도 없다. 그런데 크건 작건 동포행사에 총영사를 초청하지 않고 못 배기는 엄청 덜된 부류들이 문제다. 어느 날 이곳 총영사에게 물어봤다. “시시껄렁한 동래 축구대회까지 웬놈의 후원을 그토록 많이 하시오. 도대체 얼마씩이나 주는 거요” 했더니 주는 게 없단다. 괜히들 후원으로 이름만 넣자고 하니 손해 볼 것 없어 그런 단다. 이게 문제다. 영사관 후원이 있어야 관객이 더 모이고 행사자체의 품위가 오른단 말인가, 총영사 대신 지역 시의원이라도 후원자로 넣거나 축사를 부탁하는 편이 낳을 진데 그렇지 않다. 북미주 한인사회에서 한 곳도 다를 곳은 없다고 본다. 왜들 이러는 가?. 왜 이 땅에 살면서 영원한 이방인으로 왕따 당하려는 짓만 골라하는가!
지난 8일 올랜도의 한 식당에서 저들 딴에는 총독을 알현한다는 심정으로 잔득 벼르고 폼을 잡던 플로리다 전현직 회장단들에게 물 먹여버린 총독 아닌 전해진이라는 애틀랜타 총영사의 백그라운드를 우선 훑어보았다. 작년 8월11일자 S일보에는 각 분야를 망라한 34명의 소위 낙하산 보은 논란인사 대상 명단에 그의 이름이 버젓이 나와 있다. 깽판의 주인공이 바로 실세라서, 그래서 안하무인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누가 그를 오만방자하게 놀도록 멍석을 깔았느냐는 생각을 해봤다. 그 멍석을 깔아준 건 바로 다름 아닌 동포사회다. 그러고 보면 총영사만 탓할 일도 못된다. 누굴 원망하고 말 것도 없다. 멍석을 걷어치우면 된다. 모든 건 결자해지(結者解之) 차원이라는 데서. 자 이제 멍석을 걷자! 우리에게 총독은 없다!. kwd70@hotmail.com <677/2009-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