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증권이 농협에 인수되도록 도와주고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 영장이 발부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 씨가 4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빠져나와 구치소로 향하며 심경을 밝히고 있다.
<김원동칼럼> 물렀거라! 노대감 교도소 행차시다.
노무현 씨는 엉터리거나 말거나 말을 갖다 붙이는 대는 도사다.
어느 날 있었다는 “카더라 통신”뉴스다. 한-미-일 3개국 정상이 모인 백악관 정원에서 쾌청한 날씨를 보고 미국대통령이 먼저 “원더풀”이라고 하자 일본수상이 “뷰티풀”이라고 훈수드는걸 보고 노무현은 이런 장소에서는 의례 “풀”자가 들어가야 되는 돌림자로 알고 즉석에서 갖다 붙인 말이 걸작이다. “쌍꺼풀”이라고 했다나… 아무튼 갖다 붙이는 데는 도사다.
지난 4일 자신의 친형인 노건평이 세종증권 비리 의혹사건으로 수감된 날 자신을 구경하기 위해 온 싱거운 관객들 앞에서 노무현의 갖다 붙이는 개그는 또 이어졌다.
형님의 구속문제에 대한 대국민사과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어느 관객의 질문에 그는 “동생으로써 그리고 가족의 도리로써 그럴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나오는 대로 갖다 붙인 말이라지만 대단한 실언이었다. 이 사건의 가장 중요한 인물은 노건평 이전에 노무현이다. 형이 해 먹도록 비호하고 눈감아준 장본인이 자기 아닌가. 자신의 형에게 뇌물을 갖다 바친 대우그룹의 남성국 사장을 두고 “형님 댁”으로 통하는 그 비리의 온상을 제거할 생각은 접고 “일류학교 나오고 성공한 사람들이 무식하고 힘없는 시골의 노인을 찾아가 머리 조아릴 수 있느냐”는 표현 때문에 남사장은 한강에 투신하고 형은 해먹는 분야에서 승승장구하도록 비켜주며 멍석을 깔아준 장본인이 자기 아닌가. 비리로 인해 자식들이 구속되던 날 DJ 나 YS도 즉각 대국민 사과를 했다. 노무현의 논리대로라면 그들은 가족의 도리에서 빗나간 건가! 말이 말 같지 않으니 봉화청와대에 관한 잡설은 이쯤에서 접자. 어디 노씨 집안뿐인가! 역대정권이 상습적으로 되풀이하는 부끄럽고 치사한 전례행사 아닌가.
문제는 초상집에 대고 나발 부는 한나라당의 노는 꼴이다. “힘없는 시골 노인이 그토록 막강한 권한을 챙기고 잇속을 차렸다면 청와대의 젊은이들은 무엇을 했나”라는 등….
그리고 노대감이 구속되던 당일 가락동 수산시장을 찾아갔던 이 대통령의 발언도 그렇다. 노건평의 말 한마디에 놀아난 농협, 농민을 위한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한 사례를 두고 흥분한 어조로 질책했다는 뉴스다. 그 문제에서 이대통령은 그렇게 자유로운가? 다른 대통령들의 친인척비리는 집권중반이나 후반에서 일어난 일이다. 그러나 자신의 친인척 비리는 집권초반부터 터졌다. 소위 언니게이트로 불리는 사촌처형의 한나라당 공천헌금사건을 비롯 대통령부부가 가장 사랑하는 막내사위 조현범(한국타이어 부사장)도 지금 노건평의 범죄의혹에 못잖은 주가조작의혹사건 혐의로 검찰의 내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여-야간 격돌을 빚고 있는 문제 중에서도 대통령의 형 이상득의원의 지역구인 포항에 엄청난 예산의 집중편향이 들어 났는가 하면 같은 한나라당 의원들로써 살생부 성격의 성향분석을 파악한 문건을 들고 있다가 카메라에 잡혀 말썽이다. 노건평과 이상득의 공통점은 대통령의 형이라는 점이며 한쪽은 퇴물정권의 유산정리고 한쪽은 국민혈세를 자신의 지역구에만 왕창 활당을 하는 무도덕성에도 까딱없는 실세라는 차이점일 뿐이다.
자신의 선택된 위치만큼 그에 따르는 두려움도 필수적인 자세라는 데서 아래의 글 한 구절을 인용한다.
“오늘 하루의 숲속에서 제가 원치 않아도 어느새 돋아나는 우물의 이끼, 욕심의 곰팡이, 교만의 넝쿨들이 두렵습니다.”
이혜인 수녀님의 <오늘을 위한 기도>중에서…. kwd70@hotmail.com<667/ 2008-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