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뒤바뀐 광고탄압문화

<김원동칼럼> 뒤바뀐 광고탄압문화

한국에서는 지금 광고주들에 대한 특정매체의 광고 중단을 요청하는 누리꾼들의 협박성 횡포가 말이 아니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얼굴 없는 이들 사이버테러분자들을 솎아내기 위해서 인터넷실명제설이 법제화 직전에까지 왔다. 국가공권력을 총동원해서라도 이들 눈에 보이지 않는 사이버테러분자들을 색출해서 의법 처단하므로 새로운 인터넷문화를 형성하려는 소위 군기잡기에 들어갔다. 이를 두고 인터넷언론에 대한 탄압이라며 발끈하는 측도 물론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인터넷으로 인한 잘못된 정보는 약이 아닌 독이라는 OECD장관회의 석상에서의 발언에 이어 나온 일이라는 데서 인터넷상의 실명제 논란은 인터넷언론을 탄압하려는 행위라고 펄펄 뛴다. 그리고 지난 24일에 있었던 대통령의 국가정체성에 도전하는 행위는 엄단하겠다는 발언과 연계해 야당과 좌파진영에서는 신 공안정국 운운하며 대들고 있다. 뒤에서 걸어오는 선그라스 사나이만 봐도 괜스레 겁을 먹고 친구와 소주잔을 나누면서도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말조심을 해야 했던 그 악몽 같은 공안정국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피해망상증이나 과대망상증으로 들린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서 신문에 대한 광고탄압행위도 그 양상이 아주 180도로 달라졌다. 군부정권 시절에는 정부나 집권층을 매도하거나 체제를 부정하던 신문에 광고탄압이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동아일보 광고탄압사례다. 그런데 이번에는 국민의 알권리를 외면하고 정부와 체제를 비호하기에 급급한 매체들이 광고탄압을 받고 있다. 전자가 광고주에 대한 공권력에 의한 광고 중단 압력이었다면 후자는 정부전복을 시도하려는 일단의 좌파세력들의 인터넷을 통한 무차별 테러행위로 야기된 사례라는 차이점이다.
광고주는 검증된 광고효과가 있는 매체에만 기업광고를 싣기 원한다. 그러나 광고효과가 없는 매체에 대해서도 마지못해 광고를 싣는 경우도 있다. 좋게 말하면 언론과의 우호관계 유지이며 나쁘게 말하면 광고탄압 언론탄압으로 매도되면서 오는 기업의 이미지 손상이나 훼손을 배려했음에서다. 그런데 이제는 친북 좌파집단의 이분법에 의해 재단된 호감, 비호감 언론매체로 극명하게 분류된 시점에서 기업은 그 어디에도 광고를 내기에 힘들게 되었다.
광고주가 노리는건 최대의 광고효과임에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기업의 광고도 신문의 논조를 보고 내라는 그들의 무법천지식 막가파 횡포에 이제 한국 매체들의 광고시장은 위축되었고 이들의 이런 불법적인 행동을 부추기던 친 좌파 언론들에게도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전매체가 공멸위기다. 신문에서의 광고는 인체에 비유한다면 동맥이다. 동맥이 끊긴 상태다. 매체들의 숨구멍을 막아버린 광우꾼들의 빗나간 시도가 자신들이 열광하고 선호하는 매체들까지 궁지로 몰아넣은 본전 못 건지는 장사가 된 꼴이다.
20여년전 어느 날이다. 필자가 경영하던 신문에 광고를 내던 다섯사람의 여행사 사장들이 같은 날 광고 중단을 일제히 알려왔다. 이곳 공관에 파견 나와 있던 정보영사의 추상같은 명령에서다. 정통성 없는 집단에 대한 할 말을 했고 동포사회의 비리근절을 위해 노력했던 동포언론 본연의 사명에 충실했던 것뿐이었는데…..
오늘의 사이버 테러꾼들이나 다름없었던 그 정보영사는 지금 무얼하고 있을까 나의 언론관을 바꾸어 놓치도 못했고 오히려 또 한번 정도를 이탈하지 않는 바른 언론인으로서의 새로운 다짐을 가져온 계기를 만들어 주었기에 나는 오늘도 변변찮은 글로 나마 필명을 지키고 있는지 모른다. kwd70@hotmail.com <2008-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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