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편지> 고 도영수회장님 영전에…..
부디 편안히 잠드소서
항상 마음속으로 존경하던 고 도영수 회장님의 명복을 빌면서 또한 이 슬픔을 감당하기 어려운 미망인 유순신여사와 1남 2녀의 자녀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냅니다.
지난 금요일 오후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 쩔렁쩔렁한 목소리로 “이 대감 안녕하십니까?. 앞으로 동포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살아야 겠는데 대감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라고 말하고 “항상 잘못된게 있으면 지적해 주시구려” 하면서 나누던 대화가 귓가를 맴도는 데 부음이 웬 말입니까. 항상 트레이드 마크인 긴머리에 씩씩한 모습으로 당당하게 활동하시던 회장님,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해결을 꼭 하고야 마는 정의로움이 나를 더욱더 미치도록 당신을 사랑하게 만들었나 봅니다.
너무나 황망하고 허탈한 마음에 갈피를 못 잡으며 언젠가 당신이 걸어왔던 힘들었던 이민생활의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한인회장이나 각 기관의 단체장이 되면 처음에 가졌던 마음을 잊어버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한국정부에 줄을 대 보려고 노력하며 자신의 영달을 위해 각가지 이권(?)을 차지해 보려고 애쓰지만 유독 당신은 기쁜 마음으로 동포사회의 발전을 위해 봉사한 흔적을 발견 할 수 있었습니다. 당신이 마이애미 한인회장 재직시인 1993년 마이애미 인근의 홈스테이트를 폐허로 만들어 버린 태풍 “앤드류”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많은 동포들을 돕기 위해 생업인 도장에는 신경을 쓰고 않고 한인회 산하에 긴급대책기구인 “수혜대책 위원회”를 구성해 본부장을 맡고 부 본부장에 이하진(전 한인회장)이사를 선임하고 임춘호 이사와 함께 그들을 돕기 위해 6개월간 불철주야 노력한 것은 마이애미지역의 한인들은 다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또한 태권도라는 무술을 통해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 한 공은 당신을 미국 시민들은 노우스 마이애미의 명예시장과 명예 경찰서장이라는 커다란 영예를 안겨주었습니다. 이 모두는 우리 한인들의 자부심을 높여주었으며 또한 자랑거리가 되었습니다. 이후 당신은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주위의 각종 비지니스 유혹도 뿌리치고 천직인 태권도 보급에 전념하는 집념과 끈기로 2002년 12월 시범대회 당일에는 당시 부시 대통령의 축하 전화를 직접 받았으며 얼마후 대통령의 친필이 새겨진 네셔날 멤버쉽 증명서를 받는 영광의 순간을 맛보기도 하셨습니다. 또한 클린턴 대통령의 표창, 주지사 표창은 물론 지역사회 시장의 표창은 수도 없이 받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항상 겉 모습을 볼 때면 가까이 하기가 쉽지 않은 마음이 드는 당신이었지만 마음속에는 항상 따듯한 마음을 품고 있었던 당신, 어려운 사람을 만나면 도와주고 싶어 안달을 하는 당신,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고 보잘것 없는 기자의 충고한마디도 마음속으로 받아드리고 용기 있게 행동하는 그 모습이 오늘 저녁 새삼 그립기만 합니다.
우렁찬 목소리로 플로리다 한인동포사회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다짐했던 당신, 여전히 할일이 많은데 그렇게 가시다니 허탈하기만 합니다.
도 회장님! 몸은 비록 사랑하는 가족과 친치 그리고 우리 곁을 떠나 하늘나라에 가셨지만 플로리다 한인동포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입니다. 부디 편안히 영면하시옵소서. <2007/11/14 / 61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