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한국전 참전 기념식에 대한 단상(斷想)

<발행인칼럼> 한국전 참전 기념식에 대한 단상(斷想)

지난 6월 24일 오후 5시 경 센피 장로 교회 친교실에는 정복을 입은 노병(老兵)들이 테이블에 앉아서 그동안 쌓여왔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또 입구를 통해 들어오는 새로운 노병에게 반갑게 손을 흔들면서 인사를 하기도 하는 그들의 얼굴에는 이미 세월의 주름들이 가득하였다.
그 사이를 누비면서 인사를 하고 이것저것 설명하고 다니는 노병이 있는데 그가 바로 에디 고(한국명 고준경)씨 이다. 그 날 내린 폭우를 맞으면서 이번 행사를 위해 3시부터 한국전참전용사협회 회원들을 위해 각종 포스터를 직접 제작해 차에 싣고 와서 행사장에 전시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한국전 참전용사들에게 항상 고마움을 갖고 산다는 에디고씨는 학도병으로 한국전에 참가했던 참전용사로 한국전에 참가했던 미군 용사들에게 벌써 10여년 동안 고마움을 표시하는 행사를 주최함은 물론 각종 행사에 후원자로 그들을 격려하며 위로하고 있다.
그는 회원들이 고령이 되어 매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고 말하고 앞으로 5년이나 10년후에는 안타깝지만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찾아보기 힘들거라며 이번 행사를 열어준 센피장로교회에 감사한다고 하였다. 그는 또 한인회나 교역자(교회)협의회 등이 나서서 이런 행사를 개최한다면 더 큰 의미가 있겠다며 아쉬워하였다. 에디고씨는 한국전 참전 용사들을 찾아다니면서 그들이 받지 못한 훈장을 직접 전달하는 일에서부터 한국전과 관련된 서적을 구입하여 전국의 도서관에 기증하고, 회원들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일 등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사실 삼일절이나 광복절 행사 등은 한민족 내부의 행사라면, 한국전쟁 기념식은 미국인들과 관련된 행사이기 때문에 미국 이민자들에게는 미국인들과 연대할 수 있는 행사이다. 센피 장로교회의 조원태 목사는 “미국에서 개최하는 6, 25 기념식은 미국 사회 내에서 한국인들의 역할과 정체성을 밝힐 수 있는 좋은 행사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이민자로 살면서 미국인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행사를 개최한다는 것은 미국인들에게 우리의 모습을 전한다는 상관적인 의미 외에도 내향적으로 한국인들의 정체성을 생각하게 하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6, 25 기념식은 미국인들과의 교유를 넓힐 수 있는 의미 있는 행사이다.
한국전참전용사협회는 노령화된 회원들로 인해 회원 수가 감소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여 협회의 존속을 위해 한국전 참전 및 주한미군 협회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6, 25 기념식은 플로리다 특히 미국 중부사령부가 위치한 탬파베이 지역에서는 한국인과 미국인이 연대할 수 있는 뜻 깊은 행사가 될 것이다.
또한 그런 의미를 떠나 기독교에서 항상 주장하듯 신앙의 자유를 지켜낸 6, 25 전쟁은 기독교에게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국 개신교의 시작이 평양지역에서 비롯되었지만 북한의 공산화로 인해 월남한 기독교는 6, 25로 인해 커다란 위기를 맞이하였지만, 미국을 비롯한 유엔군의 참전으로 신앙의 자유를 지켜내고, 그 동력으로 세계에서 가장 부흥한 기독교를 일구어내었다. 이런 의미에서 개신교는 미군의 희생에 많은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교회나 교역자(교회)협의회에서 6, 25 기념식이나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초청하는 여러 행사를 주도하여 개최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자가당착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또한 6, 25의 의미조차 모르고 지내는 우리 이민 2세들에게 우리 민족의 수난과 그 극복 과정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면서 역사를 교육하고 한인들의 정체성을 정립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한인 사회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하며, 그렇기에 당연히 한인 동포들을 대표하는 한인회가 나서야 할 것이다.
내년부터는 개별 교회나 개인의 힘보다는 단체 차원의 행사로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행사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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