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동포들의 인류애가 한인사회 위상의 초석이다.
맹자는 인간의 특성을 선(善)을 지향하는 것에 있다고 하였다. 유교는 인간의 성정인 인의예지(仁義禮智)에서 인(仁)을 특히 강조하였는데, 인은 남을 측은히 여기는 마음인 측은지심(惻隱之心)에서 비롯된다고 하였다.
세계가 무한 경쟁의 시대가 되어 약육강식(弱肉强食)의 동물적인 논리에 따라 다른 사람을 꺾어야 내가 이길 수 있다는 이념과 현상이 세계를 지배하였다. 인간이 선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본성적으로 악하다는 성악설(性惡說)이 증명되고 있는 듯 나만의 부를 위하여 타인의 재산과 목숨을 빼앗고, 수천의 노동자가 길거리에 내몰려도 나의 재산은 지켜야 한다는 기업가들의 천민적 자본의 논리가 한국 경제를 도탄에 빠뜨리기도 하였다. 또한 미국에서는 자본의 논리가 교묘하게 민주주의와 기독교의 신념으로 위장되어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 서슴없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세계는 한마디로 무한경쟁, 약육강식의 한판 승이 각축하는 동물의 세계였다.
하늘이 그런 인간의 탐욕과 비도덕을 징치(懲治)하기 위해서인지 한달 전에 인도양에서 인류 사상 초유의 재난이 일어났다. 수십만이 사망하는 이 가공할 재난은 마치 인간의 본성을 깨닫게 하기 위한 하늘의 경고 같았다. 각 나라는 재난 이후에 사랑의 구호 대열을 남아시아 국가들로 파견하거나 구호품을 보냈다. 또 몇몇 나라에서는 정부예산에서 재난 기금을 편성하는 등 재빠른 대응을 하기도 하였다. 많은 인명이 죽어 가는 것을 방송매체로 보면서 인간의 가슴속에 감춰있던 사랑이 살아난 것이다. 막대한 인명 피해가 결국 인류가 한 공동체임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한 것이다.
지난 한달간 본보에서도 한인동포들을 대상으로 모금운동을 벌여왔던 바 많은 동포들이 사랑의 온정을 보내와 1만 2천여 불을 넘어 마감하게 되었다.
특히 작년 여름 네 차례의 허리케인 동안 본보는 동포들이 보내온 성금을 펜사콜라 지역에 사는 한인동포들에게 보낸 적이 있는데, 이에 보답하기라도 하듯 서북부플로리다 한인회(회장 오봉숙)에서는 1천여 불의 성금을 보내오기도 하였다. 또한 작년 한인동포들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교회와 단체, 그리고 동포들이 사랑의 실천에 발벗고 나선 것은 결코 세계가 약육강식의 정글이 아님을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더욱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한인동포들의 소중한 성금을 통한 인류애는 결국 한인사회의 위상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는 초석이라는 것이다. <4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