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민족의 고통을 민족의 가슴으로 나누자
지난 4월 22일 북한 평안북도 용천역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하였다. 그 피해 규모가 막대하다고 한다. 특히 폭발 현장에서 150여 미터 떨어져 있는 용천소학교의 어린 학생들이 76명이나 꽃다운 생명을 잃었다. 그 외에도 1,300여명의 부상자, 1,850여채의 가옥과 129개의 공공 건물의 파괴, 6,360여채의 건물 파손이 발생했다고 북한은 공식 발표하면서 이례적으로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하였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에 의한 경제봉쇄와 자연 재난, 경제난, 식량부족, 이에 따른 심각한 생활고로 고통을 받고 있었는데 이번의 재난은 엎친데 덮친 격이 되고 말았다.
북한은 의료 체계가 낙후되어 많은 사상자를 후송, 치료할 병원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못할 뿐 아니라 의료품도 부족하다. 또한 의료진과 복구 장비도 부족하여 물질적 지원 뿐 아니라 인도적 구원의 손길도 필요하다.
이에 한국에서는 각계 시민단체와 종교 단체들이 공동으로 <북한 용천역 폭발사고 피해동포돕기 운동본부>를 발족하여 북한 구호활동에 공식적으로 나섰으며, 정부도 다각도의 지원을 약속하였다. 게다가 그동안 북한 돕기에 외면하던 사람들, 심지어는 반북 단체에서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한 돕기에 나서고 있다고 하니 이는 나라와 민족의 전망이 밝은 일이라 하겠다. 이번의 북한 돕기를 기회로 북한을 바라보는 한국 내의 갈등도 해소되기를 바란다.
이런 상황에서 고국을 떠나온 동포들이 민족의 고통을 같이 나누고 구원의 손길을 보내는 것은 어쩌면 인도주의적 차원을 너머 우리가 한 동포임을 확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이다. 우리의 바쁜 생활 속에서 우리는 우리가 한민족임을 잊고 살아간다. 그러나 타국에 살면서 우리의 어깨를 움츠리게 하거나 활짝 피게 하는 것은 한국의 상황이다. 한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하면 동포들의 자부심도 강해지고 한국이 부정부패의 정치상황을 보여주면 마음이 위축되는 것이다. 그만큼 고국을 떠나왔어도 조국과 동포들은 하나일 수밖에 없다.
또 하나의 조국인 북한의 불행에 우리 동포들이 발 벗고 나서서 십시일반으로 구원의 손길을 전한다면 그들에게도 희망이지만 우리 동포들에게도 한민족의 일원임을 새삼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본보는 6년전 식량이 없어 굶어 죽어가는 “북한어린이돕기모금운동”을 전개해 동포들이 보내온 정성어린 성금을 북한어린이돕기 운동본부를 통해 전달한 바 있다.
다행히 이번에는 용천폭발사고 참사를 본 후 미주동포를 대표하는 미주한인회총연합회와 민주평통자문회의 등 미주 지역의 여러 단체에서 모금활동을 한다고 한다. 플로리다 지역에서도 각 지역의 한인회, 교회, 각 단체 등이 나서서 대대적인 모금활동을 전개하길 기대한다.
또한 개인적으로 모금활동에 참여하고자 하는 동포들은 본사로 연락을 주면 자세하게 안내를 하거나 관련단체를 연결을 해줄 계획이다. 동포들의 관심과 뜨거운 민족애를 기대한다. <447호/2004/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