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개교회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자
이민 생활에서 우리 동포들에게 삶의 지표를 마련해주고 동포들의 친교활동의 구심체 역할을 한 교회의 업적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이민 100여 년의 역사는 이민 교회의 역사와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 말을 다시 곱씹어 보면 이민 생활에서 교회는 우리 동포들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고스란히 짊어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 동포 사회에서 너무나 흔히 듣는 말 중에 하나는 “한국인은 하나하나 보면 우수한데 뭉치면 열등하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한국인의 이기주의적인 속성을 극명하게 표현하는 말이다. 개인의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한국 동포들이 동포들끼리 경쟁하다가 서로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출혈경쟁을 일삼아 결국에는 서로 망하고 타민족에게 상권을 빼앗기는 경우를 우리는 익히 잘 알고 있다.
봄이 되면서 많은 교회에서 신자들과 동포들을 대상으로 여러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타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목회자나 찬양팀 그리고 가정상담가 등을 초청하여 신자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도 하고 동포들의 자녀교육과 가정문제 등에 대하여 상담을 해주고 있다. 그러나 그런 행사에 참여하다 보면 많은 경비를 들여 좋은 행사를 마련했음에도 참석하는 인원이 소수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 늘 안타까운 일이다. 많은 수의 동포들이 그런 행사가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번에 열린 서부플로리다 교회협의회 주최 부활절 연합예배에는 약 200여명의 각 교회 신자들이 참여하였다. 20여 교회가 가입된 교회협의회의 연합 행사임에도 소수의 교회 소속 신자들만이 연합예배에 참석한 것은 개교회들이 적극적으로 교인들에게 행사 참여를 권유하지 않고 있다는 결과로 밖에 해석할 길이 없다.
특히 교회협의회에 소속된 각개 교회의 각종 행사에 참석해봐도 주최측 신자들만이 갖는 집회로 빈자리가 많고 쓸쓸하기는 마찬가지이다. 항상 아쉬운 마음은 다른 교회 목회자들이 교인들의 참여를 독려한다면 동포들끼리 공동체 의식도 높아질 뿐 아니라 많은 경비와 시간을 들여 마련된 귀중한 행사가 낭비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지금처럼 계속해서 교회들이 개교회 이기주의에 빠져 있다면 결국 개교회들은 서로 출혈을 하게되고 그러다 보면 교세가 위축되며 나아가서는 동포들의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민 생활에서 교회의 역할은 정말로 지대하다. 개교회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서로가 부흥하고 발전하는 교회공동체 정신을 가져야만 동포들이 이민 생활에서 교회의 역할을 인정하며 긍정적인 면으로 생각 할 것이다.
이렇게 연합하여 선을 이룰때 신자들은 더욱 굳건하고 강건한 믿음을 소유하게되며 믿지않는 동포들은 교회와 신자들의 믿음과 기쁨생활과 사랑을 보고 하나님 앞에 나 올 것이다. <446호/2004/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