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플로리다한인회연합회 통합을 축하하며

<발행인칼럼> 플로리다한인회연합회 통합을 축하하며

플로리다한인회연합회(이하 연합회)가 둘로 분열되면서 연합회는 지난 4년 간 이곳 동포사회에서 끊임없는 멸시와 웃음거리의 대상이 되어왔다. 아니 백안시 당해왔다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이라 하겠다.
연합회라는 조직이 내용적으로는 전, 현직 한인회장들의 친목회라고 하나 명실공히 연합회는 그동안 플로리다 거주 동포들의 대외 창구 역할은 물론, 연합 체육대회 개최 등 대내적 차원에서도 동포사회 최고 기관의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실망이 그만큼 컸던 것이다.
그러던 중, “우리 임기 전에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곳 동포사회의 숙원인 통합을 이루자”는 데에 전격 합의한 조수세 서종환 양측 연합회장은 지난 27일 마이애미에서 두 회장 공동명의로 총회를 소집하는데 성공, 재석 25명 회원 만장일치로 통합을 이룩해 냈음은 플로리다 한인사회의 역사에 기록될 일대 경사요,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작년 올랜도 모임에서조차 통합을 이루어보려던 회원들의 의사가, 그 당시만 해도 동포사회의 앞날을 길게 보지 못하는 한 두엇 강경파 회원들의 지나치게 큰, 그러나 옳지 못한 목소리에 묻혀버렸던 사실을 못내 아쉬워하던 터다.
누구나 인간이라면 한때 사리판단에 착오를 일으킬 수 있다. 뒤늦게나마 통합의 길을 택한 전 회원들에게 박수를 보냄은 물론, 조,서 두 회장을 비롯해 이번 일을 성사시키는데 막후 조정을 꾸준히 해 온 이하진, 박명환, 김풍진 등 중견 회원들의 노고에, 그간 공관과 함께 통합을 측면 지원해오던 우리는 진심으로 축하와 감사의 뜻을 표하는 바이다. 특히 두 회장은 통합 연합회를 이룩한 공로를 인정받아 연합회 자체의 공로표창을 받아 마땅하다고 본다.
토론문화가 아직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동포사회가 되다보니 회의 석상에서 간혹, 말소리는 적고 온건하되 분명히 옳은 의견을 제시하는 분들이 있는 데도 그 발언 내용의 중요성,진실성,타당성을 귀담아 들어 이를 공익을 위해 활용할 생각보다는 발언자가 내편이냐 아니냐를 따져 발언 내용을 평가해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함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고서야 시간, 정력을 낭비하면서 회의를 열 명분이 없는 것이다. 내편 네편을 초월해서 어떤 발언이 단체, 즉 공을 위해 유익한 것인가 하는 안목과 의식 수준이 아쉽다.
이는 구성원 중 상당수가 자신들이 공인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체 단체보다는 우선 내 개인에 더 비중을 두는, 즉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결과라 본다. “연합회” 회원들이지 “전,현 회장단 친목회”의 회원들이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겠다.
적어도 현재 지역 한인회장을 지내고 있거나 이미 지낸 분들이라면 자신의 동포사회에서의 위치가 어디쯤인가를 냉정히 가늠해서 앞으로 다시는 동포들에게 손가락질 받을 일은 없어야 하겠다.
지역 한인회는 말할 것도 없고 연합회가 창립된지도 벌써 20년이 흘렀으니 사람에 비유한다면 이제 성년이 된 연륜이다. 이번 통합을 계기로 연합회원 각자가 편가르기보다는 친목하는 가운데 일심전력으로 오직 플로리다 동포사회 발전만을 위해 노력하는, 철이 나서 성숙된 연합회를 이끌어 주길 간곡히 당부한다.
<제315호> (2001년 8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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