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남부 기행문(5) 플로리다 세인트 어거스틴(Saint Augustine)

플로리다 세인트 어거스틴(Saint Augustine)

 

지난주에 나는 어느 독자 한분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올랜도에 사시는 P 선생님이신데, 그분께서는 내가 써 올린 기행문의 중심지 Golden isle 일대를 여행하고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곳의 기행문을 통하여 여러곳의 좋은 관광지를 소개해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곁들였다. 그분께서 전하는 말로, 이번 여행소감은 한마디로 “대단히 좋았다”고 한다. 자녀 2명과 부인 이렇게 4식구가 5박6일 일정으로 그곳을 다녀왔는데, 그분의 부인은 CLOSTER 리조트의 Georgian Room에서 가진 저녁식사 자리가 참으로 환상적이며 분위기가 끝내주게 좋아서 너무나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감미로운 생음악과 다양한 Sea Food 요리, 그리고 종업원들의 따듯하고 친절한 봉사는 잊을 수 없는 좋은 추억이었으며 음식 맛 역시 무척 맛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것이 다 좋았는데 음식값이 좀 비싸서 자주 먹기에는 부담이 가는 금액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만큼의 돈 가치(?)가 있는 식사였다고 자위(自慰)하며 만족을 표시했다. 아울러 그분의 자녀들은 인근의 바닷가 비치에 가서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장 위에서 개구쟁이가 되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두 남매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놀았다고 했다. P선생님 역시 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내륙(올랜도) 지방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이색적인 해안가 풍경에 매료되었고, 골프장 역시 시설도 좋고 분위기도 좋아서 몸을 풀면서 여가를 즐기기에 좋은 적격의 장소였다고 자랑했다. 나중에 시간이 허락한다면 다시한번 방문하고 싶은 좋은 곳 이였다며, 그러한 곳들을 기행문을 통하여 소개해주신 문필가 김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끝을 맺었다.

11월28일, 아침 일찍 식사를 마치고 우리가족 3명은 4박5일 동안 머물렀던 크로이스터 리조트를 뒤로하고 남쪽으로 핸들을 돌려 95번 국도를 따라 부지런히 힘차게 가속 페달을 밟았다. 몇십분 후 잭슨빌을 지나고 얼마를 더 달려서 이곳 역시 해안가 도시인 세인트 어거스틴시에 도착했다. 플로리다 북부에 위치하고 있는 도시 Saint Augustine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이다. 여기서 가장 오래되었다고 하는 것은 당연히 유럽 정착인들이 세운 도시중에 제일 오래 되었다는 뜻이다. 유럽인이 아메리카 대륙에 오기 전에 이미 아메리카 본토에는 미 원주민들의 도시도 분명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성 어거스틴 이전에 파나마나 캐리비언 남쪽에는 이미 몇개의 유럽인 도시가 건설되어 있었다. 그래서 북아메리카(북미) 최고로 오래된 도시라고는 할 수 없지만, 미국과 캐나다만 봤을 때는 성 어거스틴이 가장 오래된 도시라고 할 수 있겠다. 이곳은 잭슨빌에서 남쪽으로 약 50분정도 운전하고 내려오면 된다.

이미 여러분들께서는 미국의 역사를 통하여 알고 있듯이, 스페인의 전격적인 지원을 받은 이탈리아 사람인 콜럼버스가 1492년 캐리비안 섬에 도착을 한 후 유럽의 본격적인 진출(아메리카의 원주민 입장에서 본다면 침략이다)이 시작된다.

콜럼버스가 캐리비안 해안가를 인도의 어디쯤 이라고 생각하고, 인도라고 불렀기 때문에 지금도 캐리비안 지역을 서 인도제국(West Indies)이라고 부른다. 콜럼버스가 스페인의 지원을 받았으니 당연히 스페인의 아메리카 진출이 가장 먼저 그리고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스페인은 여러 토착 왕국 및 세력들을 망하게 하고 스페인의 지배하로 예속시킨다. 푸에토리코를 스페인령으로 만든 후 플로리다 쪽으로 개척을 하러 들어갔다. 이때 처음으로 왔던 사람이 바로 푸에토리코 초대 총독인 후안 폰체 데 레온(Juan Ponce de Leon)이다. 이 사람이 La Florida, 즉 꽃이 만발한 땅이라고 플로리다주의 이름을 지은 사람이다.

이후 프랑스와 스페인이 서로 경쟁하며 플로리다를 자기의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을 했지만 그것이 뜻대로 잘 되지를 않았다. 그러다가 1565년 9월 스페인 제독인 페드로 메넨데즈 데 아빌레스(Pedro Menendez de Aviles)가 현재의 세인트 어거스틴에 산 아구스틴(San Agustin)을 세운다. 그리하여 이 도시는 미국에서는 가장 오래된, 나이가 많은 도시로 탄생하게 된다. 1565년에 St. Augustine이 세워졌으니까 무려 450여년이 넘은 오래된 도시가 되었다. 산 아구스틴 이라고 불리게 된 것은 페드로 메넨데즈 데 아빌레스 제독이 1565년 8월28일에 도시를 세우기 위해 이 지역을 관측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침 8월 28일이 카톨릭 성인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e of Hippo) 축일 기간의 첫날이라서 이 성인의 이름을 따서 산 아구스틴(영어발음은 세인트 어거스틴)이 된 것이다. 세인트 어거스틴의 건설로 스페인의 플로리다 통치는 더욱 공고하게 된다. 이로써 세인트 어거스틴은 이후 200여년동안 스페인령 플로리다의 수도가 된다. 참고로 이 당시, 1565년 세인트 어거스틴이 세워질 당시의 한국 역사를 살펴보면 조선조 명종 말기였다. 이로부터 2년후인 1567년에 선조가 즉위하게 되고 그후 30년도 안돼서 임진왜란이 발생하게 된다.

플로리다 지역은 유럽의 여러 세력들이 서로를 잡아 먹으려고 심한 경쟁을 벌였다. 처음에는 스페인령에서 영국령으로 되고 그후 다시 스페인령이 되었다가 결국엔 1819년 애덤스-오니 조약(Adams-Onis Treaty)에 의해서 1822년 완전히 미국령이 된다. 참고로 이곳 도시가 생겨나고 플로리다가 미국 영토가 된 역사적 배경 이야기를 소개해드렸다.

이번에는 부수적으로 이 도시의 이야기들을 들려드리도록 하겠다. 세인트 어거스틴이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인데다가 스페인 사람들이 세웠기 때문에 스페인적인 색깔과 느낌이 강하게 풍겨난다. 세인트 어거스틴에는 미국 본토에서 가장 오래된 성(城)으로 스페인 사람들이 세운 Castillo de San Marcos(1672~1696년 건설됨) 성이 있다. 해안가 주택들과 거리들도 오래되었는데, 스페인 풍의 오래된 도시건물들이 많이 있으며 시내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면 마치 유럽의 어느 도시에 와 있는 느낌이 든다. 정말로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도시이다. 탬파에서 3시간 반 정도의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당일치기로 그곳을 다녀올 수 있는 좋은 관광지 이다. 작은 도시이지만 이곳을 방문한 관광객들로 항상 붐비며 특히 은퇴한 노인들이 이곳에 많이 이주해 와서 살고 있다. 도시 전체적인 분위기는 무척 청결하고 깔끔해 보인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도심에 크리스마스 장식들을 참으로 예쁘고 아름답게 꾸며놔서 이것을 보려고 해마다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도 참으로 많다고 한다. 보통 연초까지 크리스마스 장식의 불빛이 시내를 환하게 비춰주고 있어 연말연시의 장관을 이루고 있다. 이곳은 주요 문화적, 역사적 유적지들이 너무나 많이 있다. 참고로 몇군데를 소개하여 드리겠다.

세인트 어거스틴 역사 박물관, Oldest Genaral Store Museum(1825년 최초로 세워진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잡화가게), Aviles Street(스페인 풍의 고풍스러운 카페), 레스토랑, 샾, 갤러리, 빵집, 선술집 등이 가득찬 세인트 어거스틴의 다운타운 최고의 번화가. Authentic Old Drugstore(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약국), Plaza de Constitucion(1573년에 만들어진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집), Old Jail(미국에서 최초로 세워진 근대적 감옥), Old Senator Tree(1513년에 심어져 지금까지 살아있는 500년 이상의 수령을 자랑하는 참나무), Cathedral Basilica of St. Augustine(대 성당, 1793년에 완공), 1565년 처음 세워진 스페인 식민지 정착촌의 모습과 흔적을 그대로 간직한 역사 유적지 등등…… 이 외에도 볼거리 즐길 거리가 너무나 많이 있다. 이 도시를 방문하면 볼거리들이 너무나 많아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다. 주말이나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한번쯤 꼭 방문하여 둘러본다면 역사공부를 겸해서 관광도 곁들여 보람된 여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이다.

이상 세인트 어거스틴의 이곳 저곳을 구경하고 맛있는 음식도 사먹으며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둘러보다 보니 어느듯 시간이 늦은 오후시간이 됐다. 서쪽으로 기울어 지평선 너머로 사라져가는 태양을 눈부시게 바라보며 서둘러 세인트 어거스틴 도시를 떠났다.

늦은 시간 귀가하여 집에 도착해보니 온 몸이 소금에 절인 배추처럼 축 늘어져서 기운이 다 빠져버렸다. 팔, 다리, 허리, 머리, 어깨 등등 온몸이 아프고 저리고 쑤시고 알통조차 배였으나, 구경 한번 잘했다는 느낌 속에 기분은 상쾌하다. 생각해보면 이번 여행도 참으로 뜻깊고 즐거웠으며 새로운 사실들과 역사적인 공부, 지방 특유의 특색과 문화, 풍물등을 두루 두루 구경하고 감상하며 피부로 체험해 볼 수 있었던 유익하고 보람된 여행이었다. 즐겁고 행복하게, 그리고 무사히 여행을 다녀오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250>

사진은 미국에서 최초로 세워진 가장 오래된 성, Castillo de San Marc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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