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칼럼> 북 인권 말할 자격 없어진 박근혜 독재정부

<김현철칼럼> 북 인권 말할 자격 없어진 박근혜 독재정부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시민적 정치적 권리규약위원회'(이하 자유권위원회)는 지난 11월5일, 한국 정부, 국가인권위원회, 시민사회단체들이 제출한 보고서를 토대로 한국 정부에 강한 권고를 했다.
이 자유권위원회는 그간,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2012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2013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2014년 세월호 참사, 그리고 최근 국정교과서 반대 집회에 이르기까지, 자유권과 관련돼 주목할 만한 사건들을 모두 심의해 왔다고 한다.

로들리(Nigel Rodley) 위원은 “사회적 여론 때문에 유엔의 권고를 이행하기 어렵다”는 한국정부의 변명에 대해 “인권은 여론으로 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일축했으며 샤니(Yuval Shany) 위원은 국가보안법 7조(찬양·고무)와 관련해 “이 조항은 민주적인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지만, 실제로는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위원들은 또 한국정부가 각종 법안들을 매우 모호하게 해석하여 자의적으로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 확실한 근거를 대라고 요구했으며, 베일에 쌓여있는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전 합동신문센터)에 대해서도 이 센터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밝힐 것을 요구했다.
유엔 자유권위원들은 또 한국정부의 구체적인 인권침해 사례들을 언급하면서 변론권을 침해당하고 있는 장경욱·김인숙 변호사 사건, 세월호 추모 집회 때의 과도한 공권력 사용, 북한 트위터를 리트윗 했다는 이유로 기소당한 박정근 사건, 그리고 7월 중순에 구속된 박래군(4월 16일의 약속 국민연대=4.16연대) 상임운영위원에 관한 한국정부의 답변을 요구했다.
특히 한국정부가 박래군 상임운영위원을 세월호 집회에서 불법행위를 주도한 혐의 등으로 구속한 사실에 대해 “집회의 주최자인 김씨가, 집회에 참여한 다른 사람들의 폭력적인 행위마저도 책임을 져야 하느냐?”고 물었다.
이렇게 계속되는 날카로운 질문에 한국정부 측은 제대로 된 답변을 못하고 얼버무렸음은 한국정부가 “자유권을 보장하고 보호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는 기조 발언이 모두 거짓이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러한 따끔한 유엔의 권고가 나온 지 불과 9일만인 11월 14일, ‘역사쿠데타 저지’ 등을 외치며 13만여 명이 모인 민중총궐기대회에서 한국정부가 보여준 태도는 역시 정반대였다. 경찰은 민중행진이 광화문에 도착하기도 전에 기다렸다는 듯이 차벽을 치고 모든 통행로를 차단하고 경찰들이 출구에서 아이들을 포함해 지나가는 사람들을 모두 채증했다.
경찰은 이날, 차벽 뒤에 숨어, 물의 주성분인 캡사이신이 너무 독해 피부가 부푸는 물대포를 자그마치 182톤이나 쏟아 부어, 어린이, 여성, 노인 할 것 없이 독한 물대포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물대포에 팔이 부러진 사람, 더구나 부상자를 이송하는 앰뷸런스 안까지 물대포를 쏘았음은 박근혜 정부가 ‘전쟁 중에도 적진의 환자 구조차량만은 공격할 수 없다’는 전 세계의 상식조차 외면한 잔인무도한 독재정부임을 입증했다.
특히, 이날 전남 보성에서 올라온 고령의 농부 백남기씨(69)가 물대포에 쓰러진 후에도 경찰은 20초간이나 계속 백 노인을 정조준해서 집중 가격했다. 백씨가 당한 이 물대포의 위력은 쏘나타 17대의 엔진을 동시에 돌리는 엄청난 힘이라는 사실이 전문가들의 씨뮬레이션 결과 밝혀졌다. 이 정도의 물대포로 집중 가격을 받았는데도 백씨가 6일이 지난 21일까지 혼수상태에서나마 살아 있다니 기적 같은 소식이다. 그 분의 쾌유를 빈다.
이거야말로, 한국정부가 유엔에 강조했던 ‘민주주의의 정신’도, ‘헌법에 보장된 집회의 자유’도 찾아 볼 수 없는, 국제사회 인권기준을 정면으로 어긴, 독재국가의 전형적인 모습 그대로가 아닌가.
옛날 중앙대 법과 재학 당시, 총학생회 부회장이었던 백씨는 이날 농촌문제를 하소연하러 왔었다고 한다. 백씨는 박정희-전두환 독재 때 민주화 운동으로 3차례나 구속-퇴학-복학을 거듭했던 민주투사였으니 청년기에는 아버지, 늙어서는 딸의 독재정권 폭력에 희생된 것이다.
한국정부는 ‘미신고 집회’의 경우, 불법으로 규정해 처벌하고 있지만, 유럽인권재판소는 2007년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집회라는 이유만으로 이를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해산해서는 안 된다”고 밝힌바 있으며, 2010년 유럽안보협력기구 산하 민주제도 및 인권사무소에서 발행한 평화로운 집회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2009년 미주인권위원회에서 발행한 시민의 안전과 인권에 대한 보고서 등은 “단순히 타인에게 불편함을 초래하거나 차량 혹은 인도 통행을 일시적으로 방해한다는 이유로 집회를 제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7일, 기자들을 불러 살수차 시연회를 열었는데, 경찰이 바닥에 물대포를 쏘자 물보라가 어른 무릎 높이까지 튀어 올랐다. 기자들은 마네킹을 세워놓고 시연하자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했고, 기자가 직접 맞아보겠다는 제안도 거부당했다. 물대포의 실상이 살인무기임이 밝혀지는 게 두려웠던 모양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쓰러진 백씨에 대해 아직까지 한마디의 유감 표명도 하지 않고 있다니 국민을 우습게 보는 독재정부의 편협성이 보이는 대목이 아닌가.
어디 그뿐인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지난 21일 “김성윤 목사 자택 압수수색 당시 간첩혐의도 아닌 김목사를 물리적으로 제압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상해와, 어린 자녀들이 함께 생활하는 가정에서 어떠한 저항의 표시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7시간동안이나 수갑을 채운 채 압수수색을 진행한 점은 성직자에 대한 기본적인 예우가 결여된 것이거니와 인권을 무시한 처사이기에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현장에 임했던 경찰의 단죄를 요구하는 서한을 국정원장과 경찰청장 앞으로 보내는 등 요즈음 한국정부의 인권수준은 도가 넘어도 많이 넘었다는 게 요즈음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나라 밖의 시각이다.

미 최대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지난 19일자 사설을 통해 “박정희 장군의 딸인 박근혜가 아버지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려는 의도로 학생들에게 미화된 역사를 가르치려 한다”며 국정화 시도를 지적했으며, 족벌 기업들이 노동자들을 쉽게 해고할 수 있도록 노동법도 개정하려든다고 비판했다. 이 사설은 박 대통령이 “마치 낮과 밤처럼, 남한과 북한을 다르게 만들어 온 자유를, 거꾸로 돌리고 있는 점을 우려한다”며, “해외에서 한국에 대한 평판을 좌우하는 가장 큰 위험성(리스크)은 경제가 아니라 정치”라고 못 박았다.
아버지 박정희 독재시대가 그랬듯, 박근혜 정부의 독재성이 이제 전 세계에 알려져, 대한민국을 조국으로 둔 사람들이 그 때에 이어 또다시 타민족 앞에 얼굴을 들 수 없게 되었음은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전 세계 일간지 중 영향력이 가장 크다는 뉴욕타임스까지도 우습게 보는 간 큰 독재자인가? 아니면, 그 신문의 존재마저 두려워할 줄 모르는 무뇌아란 말인가?
한가지, 박근혜 독재정부가 상을 타야할 이유가 있으니, 그것은, 대부분 국민들의 반대에도 억지로 역사교과서를 국정화로 밀어붙인 결과, 이제야 수많은 국민들이 참 역사란 무엇인지, 역사는 누가 써야 옳은 것인 지 등을 깨달았다는 사실이다. 공로치고 이만한 공로가 또 어디 있겠는가! kajhck@naver.com <1001/201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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