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3개주여행 10> 국립공원 엘로스톤의 이런 저런 이야기들

<김명열3개주여행 10> 국립공원 엘로스톤의 이런 저런 이야기들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엘로스톤의 생태계에 관한 이야기, 특히 그곳에서 서식하고 있는 야생동물들의 이야기를 곁들여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다.

야생동물들중에 늑대와 아메리카 버팔로(들소) 이야기이다.

먼저 엘로스톤 국립공원 내의 늑대들 이야기이다. 야생 복원의 모범 사례가 된 엘로스톤, 하지만 간과한 게 있었다. 바로 늑대 이야기다. 모든 것의 시작은 ‘늑대 사냥’ 열풍에서 비롯되었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북아메리카 대륙에서는 대대적인 늑대사냥이 벌어졌다. 목장주들은 엽총을 들고 늑대를 겨누었다. 목장 안에 기르고 있는 가축이나 양들을 잡아먹고 훔쳐가는 도둑(늑대)을 징벌하는 일이 정의의 실현이라고 생각했다. 약한 동물을 보호하고 살리기 위한 정의의 실현, 그리고 사람을 위한 정의의 실현…………

1872년 세계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엘로스톤에서도 늑대는 천덕꾸러기였다. 엘로스톤의 마지막 늑대는 1926년 사살됐다. 늑대를 죽인 건 사냥꾼이 아닌 국립공원 관리요원이었다. 당시 볼거리였던 엘크(손바닥 사슴)와 영양을 보호하기 위하여 늑대를 정기적으로 사냥하여 솎아낸 것이다. 늑대 굴을 찾아 허물고 새끼들을 보이는 대로 죽였다. 이렇게 씨를 말린 늑대는 엘로스톤을 마지막으로 미국땅에서 사라졌다. 늑대가 사라지고 난후 공원에는 평화가 찾아오고 모든 것이 좋고 잘돼가는 줄 알았으나, 그러나 예상 밖의 뜻밖의 일이 생겨났다. 늑대가 사라진 엘로스톤의 국립공원의 땅과 나무, 숲의 풀, 그리고 강이 피폐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복잡한 생태계 세계에 거대한 변화를 일으킨 것은 엘크였다. 늑대들은 원래 황소만한 덩치를 가진 이 사슴을 사냥해 잡아먹고 살았다. 늑대가 없어지자 엘크의 개체수는 고삐풀린 것처럼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 언덕과 초지의 풀과 나무를 닥치는 대로 먹어치웠다. 어린 사시나무와 버드나무가 자라질 않았다.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풀숲이 없어진 강둑은 무너지기 일쑤였고 물고기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큰 나무가 줄어들자 비버는 댐을 만들 나무가 없었다. 결국 엘로스톤은 엘크천국이 되었다. 아니 정확히는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과밀해진 엘크가 필사적으로 생존경쟁을 벌이다가 도태됐기 때문이다. 엘크의 개체수는 폭증하다 한계선에 이르면 폭락했고, 다시 폭증하는 상태의 오르락내리락 현상을 반복했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자 사람들은 알아차렸다. 엘크의 개체수를 적정하게 유지하는 포식자 동물이 필요하다는 것을………

초기에는 인간이 늑대를 대신하기도 했다. 엽총을 들고 엘크를 죽이며 솎아냈다. 또 한편으로는 캐나다 등으로 이민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방식이 아니었다. 결국 늑대를 다시 들여오기로 했다. 긴 논란과 준비 끝에 캐나다에서 데려온 늑대 31마리를 1995~96년 사이 라마계곡에 풀어놓았다. 지금 엘로스톤에 서식하고 있는 모든 늑대들은 이들의 후손들이다.

현재는 서로가 공존하며 생태계의 균형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다.

다음은 아메리카 들소(버팔로) 이야기이다.

지금 아메리카 대륙에는 소들이 많다. 그리고 이 소를 다루는 카우보이들이 타는 말들도 많다.

소떼와 말떼는 미국 서부 개척시대, 카우보이 시대의 상징으로 되어있다. 지금도 미국은 많은 소와 말을 기르면서 소고기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원래 소와 말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자란 동물이 아니다. 사람들이 유럽이나 아시아에서 아메리카로 이동시킨 동물이다. 아메리카 대륙의 원래 고유의 소는 버팔로이다. 원래 아메리카 대륙의 버팔로수는 어마어마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던 시절에는 약 5천만마리의 버팔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남북전쟁이 발생한 19세기 중반에도 2천만마리가 넘었다. 수만마리의 버팔로가 평원에서 뛰는 장면은 장관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아메리카대륙의 버팔로가 많았던 이유는 천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메리카에서는 버팔로보다 큰 동물은 없었다. 버팔로와 호각으로 다툴 수 있는 동물도 없었다. 늑대들이 떼로 덤비면 버팔로를 잡아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버팔로의 뿔에 찔리거나 발굽에 채이면 늑대의 피해도 컸다. 야생동물은 다리가 부러지거나 몸을 다치면 더 이상의 사냥이 불가능해져서 그냥 굶어 죽는다. 배가 찔려서 다쳐도 죽는다. 다치는 순간 죽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상처를 입고서는 이동할 수도 없고 사냥을 할 수도 없기 때문에 죽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늑대들도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버팔로를 사냥하려 하지 않는다. 이대로 가면 자기들도 굶어죽을 수밖에 없는 정말로 어쩔 수없는 경우에만 늑대들은 버팔로를 사냥했다. 그래서 늑대로 인해 죽은 버팔로 수는 극소수였다.

신대륙에서 버팔로를 사냥한 것은 인간뿐이다. 인디언들은 버팔로를 겨냥해서 고기를 얻고 가죽을 얻었다. 소, 양, 말, 등이 없는 신대륙에서 버팔로는 인간들에게 정말 중요한 영양과 가죽의 공급원이었다. 그러나 인디언들도 버팔로를 많이 죽인 것은 아니다. 버팔로 한 마리를 죽이면 동네사람 전체가 먹을 수 있었다. 인디언부족이 하루에 한마리를 사냥한다고 해도 1년이면 365마리이다. 100개의 부족이 매일 한마리씩 사냥을 했다고 해도 1년이면 3만마리이다. 수천만마리가 있는 버팔로에게 1년에 3만마리는 1%도 안 되는 양이다. 그렇게 큰 부담이 아니었다. 백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들어오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백인들이 버팔로를 본격적으로 사냥한 이유는 두가지였다. 하나는 인디언들의 기반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인디언들은 버팔로를 사냥해서 먹고 산다.

버팔로가 없으면 인디언들은 지금 있는 땅을 떠날 것이다. 백인들은 인디언을 쫓아내기 위해서 버팔로를 사냥했다. 의회에서는 버팔로 사냥꾼에게 총알을 공급하고 상을 주면서 버팔로를 죽이게 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이곳저곳에서 수만마리의 버팔로가 뗴를 지어 돌아다니고 있다. 이렇게 모여 있는 버팔로는 사냥하기도 쉽고, 또 그것들을 사냥하는 재미도 너무 좋다. 그래서 백인들은 버팔로 떼를 찾아다니면서 총을 쏘았다. 백인들은 스포츠의 일환으로 버팔로 사냥에 나섰다.

이런 백인들의 버팔로 사냥으로 인해 버팔로의 숫자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1860년대, 70년대에는 1년에 1백만마리 이상이 사냥된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버팔로 사냥꾼은 7개월동안에 4280마리를 잡았다. 한달에 600마리를 사냥한 것이다. 평균 하루에 20마리 정도를 계속 쏘아죽인 셈이다.

아무리 버팔로가 많이 있다 하지만 1년에 100만마리가 죽어나가는 현실에서 삶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1892년 조사에 의하면 버팔로가 1091마리만 남아있었다. 버팔로는 실질적으로 멸종됐다. 이렇게 정말로 버팔로가 멸종되다시피 하자 미국정부는 버팔로 보호정책을 핀다. 그로인해 현재는 보호에 의해 숫자가 늘어나 약 3만마리 정도가 미 대륙에 흩어져 살고 있다.

 

다음은 곰과 엘크(사슴) 및 물고기 생태계 이야기이다.

엘로스톤 국립공원 주변의 생태계 안에는 약 600마리의 그리즐리 곰(불곰)이 살고 있다고 한다. 그중의 절반 정도가 엘로스톤 국립공원 안에 살고 있다고 한다. 그리즐리는 현재 위협받고 있는 종으로 분류되고 있으나 미국 야생동물국은 엘로스톤 지역을 멸종위기 종에서 빼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자들은 주정부들이 곰 사냥을 다시 허용할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유지를 위해 더 나은 보호방법이 수립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흑곰은 공원 안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1910년대 이래 관광객(방문자)과 곰과의 접촉으로 인해서 엘로스톤 국립공원의 상징물이 되기도 했다. 곰과의 접촉이나 음식물을 주는 것은 1960년 이후 부터는 금지되었다. 그만큼 흑곰이 야행성을 잃고 자칫 사람과의 접촉에서 사고 및 피해를 줄 염려가 있어서 금지된 것이다. 흑곰은 공원의 북쪽 지역과 남서쪽 구석인 베츨러 지역에서 주로 관찰된다.

엘크(사슴의 일종)의 개체수는 전체 합하여 3만마리가 넘는다. 이것은 엘로스톤 공원의 모든 포유류 중에서 가장 숫자가 많다. 1990년대 중반 북쪽지역의 엘크숫자는 현저하게 줄었으며, 이것은 늑대의 사냥 및 결과적으로 늑대를 피하기 위해 다른 산림지역으로 이동해 개체수가 파악이 힘들어진 때문으로도 추정하고 있다. 북쪽의 떼들은 서쪽으로 이동해 몬타나주의 서남쪽으로 옮겨갔다. 남쪽 떼는 더 남쪽으로 옮겨갔다. 대부분의 엘크는 그랜드 티튼공원의 바로 남동쪽의 국립 엘크 피난소에서 겨울을 난다. 이 남쪽 떼의 이동은 미국에서 알라스카 바깥쪽의 가장 커다란 엘크 포유류의 이동이다.

엘로스톤 국립공원 안에는 약 18종의 민물고기가 살고 있다.

엘로스톤의 컷쓰로트 추라웃(송어의 일종)은 1980년대 이래 일련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 불법적으로 엘로스톤 호수에 방류된 Lake trout이 그들보다 크기가 작은 컷쓰로트 트라웃을 잡아먹기 때문이다.

미국정부의 정책으로 1890년대 쇼손호수와 스네이크 강의 루이스 호수등에 레익 추라웃이 도입되기는 했지만 엘로스톤 강의 유역에 공식적으로 도입된 적은 없다. 컷쓰로트 추라웃은 또한 계속되는 가뭄에 직면해 있고, 사고로 도입된 훨링병이라고 불리는 기생충에 시달리고 있다. 이 기생충은 어린 물고기들의 신경계에 치명적인 병이다.

한편 엘로스톤 국립공원에는 페인티드 거북 및 프레이리 방울뱀, 그리고 4종류의 양서류 등등 6종의 파충류가 살고 있다. 보리얼 코러스 개구리도 그중의 하나다. 새들은 311종이 서식하고 있다고 보고되었으며, 그중에 거의 반 이상이 엘로스톤 국립공원에 살고 있다. 1999년에 26쌍의 대머리 독수리가 기록되었다. 아주 희귀한 우핑 학도 기록되었다. 또한 엘로스톤에 서의 희귀성 때문에 특별 관리대상으로 간주되는 다른 종류의 새들도 많이 특별 보호되고 있다.

@이번주에 마지막 회로 기행문을 끝내려고 했으나 나머지 원고가 더 있어서 다음주로 기행문을 끝낼 예정이다. <문학 작가 김명열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295/2022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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