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기자의성지순례기행문22>  요르단(Jordan)

<김명열기자의성지순례기행문22>  요르단(Jordan)

새벽 일찍 일어나 샤워하고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면 곧바로 오전 7시반이나 8시를 전후하여 우리들 일행은 관광버스에 올라 그날의 여정을 위해 출발하였다. 가급적이면 여러곳을 견학하고 답사하기 위하여서는 이렇게 매일 강행군을 하지 않으면 정해진 그날의 순례일정에 차질을 초래하기에 모두가 긴장되고 부지런한 마음적 자세로 열심히 가이드 선교사님의 말씀에 고분고분(?) 순종하며 대망의 4박5일 일정의 이스라엘 성지순례 일정을 무사히 마치게 되었다.

오늘은 이곳 이스라엘의 순례일정을 모두 마무리짓고 국경을 넘어 요르단으로 가는 날이다.

이스라엘과 요르단 국경엔 3개의 검문소가 있다. 요단강 북쪽에 있는 후세인 검문소, 여리고쪽에 있는 알렌비 검문소, 그리고 사해 남부 와디 아라바 검문소가 있다. 1996년 4월초까지만 해도 이스라엘과 요르단을 알렌비 다리(Allenby Bridge) 국경만을 통과해야 했던 종전의 육로 연결망을 4월28일부터는 요르단 국경 통과지역과 아키비아와 에일랏을 잇는 아라바 국경통과 지역까지 확대해 그 이후 현재까지 위의 3군데에서 출입국이 가능하게 되었다. 우리들 일행은 여리고의 어느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고 아침일찍 근처에 있는 알렌비 국경 검문소를 향해 출발했다. 서로가 종교적으로 극한 대치상황에 긴장감속에 서로 적대적 관계에 있는 나라인 관계로 그들이 대치하고 있는 국경을 통과한다는 것이 너무나 긴장이 되고 마음이 무거웠다. 그러나 우리는 관광(순례 여행객)객이며 미국여권 소지자들이니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막연한 안도감속에 검문소에 이르렀다. 여리고쪽 알렌비 검문소를 거쳐 2Km쯤 가면 또 하나의 검문소가 나오는데 이곳이 요르단 국경 검문소다. 우리를 태운 관광버스는 이스라엘쪽 검문소까지 와서 더 이상 요르단으로는 갈수 없기에 우리들 일행을 검문소 앞에 내려놓고, 그동안 우리들을 안내해주셨던 선교사님과 버스기사는 우리 일행들에게 작별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그동안 함께 어울리며 4박5일동안 정이 많이 들었었는데 막상 기약없는 이별이라고 생각하니 아쉬움과 서운함이 가슴속을 짓눌렀다. 울컥하는 감정에 짓눌려 서로가 힘껏 포옹을 하며 손을 흔들때는 눈시울마저 뜨거워 졌다. 국경을 통과할 때 지켜야할 여러가지 행동의 수칙들을 상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준 가이드선교사님의 덕분에 우리들 일행은 큰 문제없이 무사히 양국의 국경 검문소를 통과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 국경검문소는 그대로 Free Pass하고 요르단측 검문소에서는 한사람 한사람 여권을 제시하며 본인 여부를 확인한 후 스탬프를 찍고 통과할 수 있었다. 우리를 여러날동안 안내해주신 전병규선교사님(목사님)과 버스기사는 요르단 국경검문소 문앞에서 우리들과 작별을 고하고 이스라엘을 향해 돌아갔다.

요르단 국경 검문소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니 요르단 순례 여행을 도와줄 이정현 선교사님(목사)이 대기하고 있다가 반갑게 우리들 일행을 맞이한다. 이곳에 와보니 이곳 역시 45인승 대형 관광버스가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가 짐을 다시 버스 짐칸에 올려 싣고 버스에 올랐다. 버스에 오르기 전 10여분정도 기다리는 시간이 있어 일행들은 장시간 여행에 지장이 없도록 미리 화장실을 다녀오게 되었다. 화장실에 들어간 일행들은 모두가 너무나 열악하고 불결한 상태의 화장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화장실은 옛날 1960년대 한국 서울의 화장실을 연상케 했다. 용변을 본 후에는 물통에 들어있는 물을 프라스틱 물통(작은 사이즈)으로 물을 퍼서 부어서 수세를 하는 것 인데, 물통에 물도 없을뿐더러 변기에는 인분이 가득차 있어서 내려 가지도 않고 그대로 쌓여 막혔기 때문에 용변을 보면 그대로 배수가 안돼 넘쳐나서 주변은 엉망진창이다. 나 역시 소변을 보러 들어갔다가 너무나 심한 악취에 숨을 제대로 쉴 수도 없고 더러운 오물들로 가득차 있어서 아예 들어가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요르단의 첫 관문이라 할 수 있는 국경검문소의 화장실이 이러한 상태이니 앞으로 이 나라에서 여행을 할 일이 너무나 난감하고 기가 막혔다. 국경검문소에서 다음의 여정지(목적지) 까지 3~4시간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화장실에 가고 싶은데 그것을 참느라고 힘이 들었다.

버스에 오르고 난후, 앞으로 4박5일동안 우리를 안내하고 인솔해주실 이정현 선교사님의 인사말씀과 이곳 요르단 국내 사정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첫째 이 나라는 물이 너무나 부족해 일주일에 한번씩 물을 공급받고 있다고 한다. 물이 부족하다보니 물을 충분히 쓰지 못해 목욕도 자주 못하고 세수도 적은량의 물로 얼굴을 씻는다고 하는데, 이 선교사님은 물 1갤런으로 세수하고 목욕까지 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나니 더욱더 물에 대한 공포감(?)이 생겨나고 걱정이 앞섰다. 이곳의 나라 사정과 식량 사정도 설명을 해주고, 아울러 구약시대의 역사적 배경을 곁들여 앞으로의 여행일정을 상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기타 부수적인 이야기들은 여행을 하면서 그때 그때 보충적인 설명을 포함하여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다.

우선 우리들 일행은 요르단에 입국했으니 요르단에 대하여 먼저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다.

 

요르단

성경 이야기, 잃어버린 도시들, 아라비아의 로렌스, 요르단은 모든 것이 낭만적인 상상을 불러 일으킨다. 이러한 관계로 당연히 관광객들로 넘쳐날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과거에는 중동의 나쁜 평판때문에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많은 오해가 풀리고 이스라엘과도 적대관계의 앙숙지간에서 지금은 많이 좋아져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요르단정부 당국의 적극적인 관광장려 정책에 힘입어 지금은 참으로 많은 관광객이나 순례객 여행자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그리고 아랍의 여느 국가와는 달리 이지역은 위압적인 남성중심의 사고방식도 가지고 있지 않다. 요르단은 중동에서 가장 극적인 두곳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나바테인들의 고대도시인 페트라(Petra)는 세계에서 가장 분위기 있는 유적중의 하나다. 조금더 명상적인 경험을 한다면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매혹시켰던 와디 럼(Wadi Rum)의 놀라운 사막풍경이 여행자들로 하여금 카피어(아랍인의 두건)을 쓰고 지긋이 먼 사막을 바라보게 만들 것이다.

요르단은 북쪽으로 시리아, 북동쪽으로 이라크, 동쪽과 남쪽에 사우디 아라비아, 그리고 서쪽으로 이스라엘과 접해있다. 요르단은 세곳의 다른 지역으로 나뉜다. 비옥한 요르단 계곡은 국토의 서부를 지나며 동부고원은 대부분의 도시들이 자리하고 있고, 동부지방(East Bank)은 동쪽으로 시리아, 이라크, 사우디 아라비아까지 이어진 사막이다. 요르단은 이상하게 생긴 작은 나라이다. 전해오는 얘기에 의하면 동부의 울퉁불퉁한 국경은 처칠수상이 질퍽한 점심식사를 하고나서 정했다고 한다. 북부의 소나무 숲은 요르단계곡의 경직된 경사면으로 이어져 삼나무와 올리브, 유칼립 투스 나무로 덮여있다. 사해를 향해 더 남쪽으로 내려오면 식물들이 살수없는 곳으로 풍경은 진흙과 염전으로 덮여있다. 사막지역은 보통 사막에 사는 동물들, 낙타나 사막여우, 모래쥐, 토끼, 날쥐 등이 살며 사해 북동쪽의 고원은 멧돼지와 오소리, 거위 등을 볼 수 있다. 요르단은 특히 해양생물로 유명하며 아카바(AQaba)만은 다양한 열대어나 산호가 산다. 이 나라의 가장 큰 보호구역은 동쪽에 있는 샤우마리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한때 요르단에서만 많이 볼 수 있었던 영양과 오릭스 영양이 다시 불어나고 있다. 기후는 국토의 끝과 끝에서 극심하게 변한다. 요르단 계곡은 여름에 무척 더우며(보통 섭씨40도) 암만과 페트라는 종종 겨울에 눈이 내리기도 한다. 고원지역은 보통 따듯하고 건조하며 20도에서 30도를 오르내리고, 사막은 극단적인 기후변화를 겪어서 낮 동안은 타는 듯이 무덥고 건조하며 중앙아시아에서 차가운 바람이 가끔씩 불어온다. <다음주에 이어짐>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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