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기자의 이스라엘, 요르단 성지순례 기행문13>

예루살렘 지역의 예수님 유적지들

1) 감란산과 예수님 승천교회

지난주에 이어 우리 순례자 일행들이 둘러보았던 예수님의 유적지들을 차례대로 열거하며 소개하고 설명하여 드리도록 하겠다.

감람산은 예루살렘 동쪽 기드론 계곡 건너편에 있는 산이다. 다시 말하면 기드론 골짜기를 사이에 두고 옛 예루살렘 성벽과 마주보고 있는 산이다. 4개의 봉우리를 가진 조그마한 언덕으로 가장 높은 봉우리가 해발 약 830m정도의 낮은 산이다. 예루살렘 성의 스데반 문과 황금 문에서 마주 바라다 보이는 산을 통상 이야기한다. 이 산에는 감람나무(Olive Tree)가 많았기 때문에 감람산 혹은 올리브 산이란 이름이 붙어있다.

감람산은 성전산보다 약 90미터정도 높아서 이 산의 정상에 서면 예루살렘 성안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감람산에 오르는 성지순례 객들은 이곳에서 예루살렘 성의 전경을 카메라에 담는다. 감람산은 예수님 당시에는 산 전체가 감람나무(올리브나무)로 덮여있었으나, 현재는 서쪽산 기슭에 있는 예수 수난의 땅인 겟세마네동산을 제외하고는 거의 올리브를 볼 수 없다. 그 이유는 AD 1세기경에 유대인들이 바벨론으로 끌려간 동족들에게 새로운 달이 시작되었음을 알려주기 위하여 일련의 봉화들을 밝혀두곤 했기 때문이다. 이곳 감란산은 다윗왕이 하나님께 경배(삼하 15:30~32)하였으며, 솔로몬의 산당(왕상 11:7~8)이 있던 곳이다. 유대인들은 죽은자들이 감란산 위에서 부활할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그런 까닭에 예부터 이곳 감람산은 무덤지역으로 자리를 굳혔다.

감람산은 예수님과 연관이 많아서 성지를 찾는 순례객들이 예루살렘 성 만큼이나 관심을 많이 갖는다. 예수님은 이 산을 자주 찾아와서 쉬시며(눅 21:37) 묵상하고 기도하셨으며 주기도문을 가르치고, 예루살렘의 멸망을 예언하기도 하였다. 또 이곳에서 체포당하셨고 죽은지 사흘만에 부활하셔서 이곳에서 하늘로 승천하셨다. 누가복음에는 예수님의 승천 장소를 베다니 근방(눅 24:50)이라고 기록하고 있으나 다른 전승에 따르면 예수님의 승천 하신 곳이 이 감란산 꼭대기라고 한다. 따라서 이곳 감란산에는 수많은 무덤 외에 예수 승천교회, 주기도문 교회, 눈물 교회, 만국 교회가 있다. 그리고 겟세마네 언덕이 감란산 허리에 자리 잡고 있다.

해발 830m의 감란산 정상까지 빼곡하게 자리잡고 있는 집들을 비집고 차도를 따라 올라가면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40일간 계시다가 승천한 곳으로 알려진 예수님 승천당이 있다. 승천당이 있는 곳은 담으로 둥그렇게 둘러싸여 있는데, 좁은 문을 통해서 들어가면 담장안에 지름이 3~4m쯤 되는 3단으로 돌로 쌓여진 건물이 바로 승천당이다. 이 건물은 아래는 8각형이고 여덟방향 모두가 아치형의 문이 있으나 지금은 모두 벽돌로 막혀있고 한쪽벽만 통행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다. 이 건물이 처음 지어질 당시에는 예수님의 승천을 상징하여 지붕이 개방되어 하늘을 볼 수 있었으나 지금은 돔 형태로 덮여있다. 이것은 1187년 아랍의 살라딘 장군이 예루살렘을 점령한 후에 이 건물을 회교사원으로 사용하기 위해 천장을 막아 회교식 돔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승천당은 말 그대로 예수님이 승천한 곳이라고 믿기 어려울정도로 주변의 공간도 협소하고 내부조차 좁고 조명이 없어서 기대를 하고 찾아간 순례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준다. 그나마 위안을 받는 것은 승천당 내부에 예수님께서 승천하실 때에 밟아서 생겼다는 ‘예수님의 족적’이 있는 바위가 놓여있기 때문이다. 누가복음에는 예수님의 승천장소를 베다니근방(눅 24:50) 이라고 기록하고 있으나, 다른 전승에 따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람산 꼭대기가 예수님이 승천하신 곳이라고 믿고 있다. 사도행전 1장 12절 “제자들이 감란산이라 하는 산으로부터 예루살렘에 돌아오니 이 산은 예루살렘에서 가까워 안식일에 가기 알맞은 길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예수님이 승천하신 날은 안식일이고 당시 유대인들의 안식일 규율에 의하면 안식에 이동하기에 알맞은 장소는 이 승천당이 있는 감람산 정상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 감람산에 서면 예루살렘 성의 전경이 한눈에 보이고 언덕 아래로 무덤들이 흩어져있는 회색 톤의 기드론 골짜기가 펼쳐진다.

2)주기도문 교회

다음 코스로 우리 순례객 일행들이 방문한곳은 주기도문 교회이다.

주기도문 교회는 걸어서 약 2분정도의 거리의 감람산 남쪽 능선쪽으로 내려간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기도문을 가르치신 것을 기념하여 세워진 교회이다. Pater Noster라는 말은 라틴어로 ‘우리 아버지’라는 뜻이다. 눅 11:1절에 보면 제자중 하나가 여짜오되 “주여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친 것과 같이 우리에게도 가르쳐 주옵소서”라고 기록되어 있다.

어느날 한 제자가 예수께 기도를 가르쳐달라고 요청하자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로 시작되는 주기도문을 가르쳐 주셨다. (마6:9~13). 이것은 참된 기도의 내용을 담고 있는 기도의 원형이라 할 수 있다. 그러기에 신자들은 이 주기도문을 기도의 모범으로 삼고 늘 암송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주기도문을 가르치신 곳은 동굴로 알려져 있는데 주기도문 아래쪽에 주기도문 동굴 예배소가 위치하고 있다. 동굴 내부에는 커다란 의자가 있어서 순례를 온 사람들이 앉아서 잠시 기도를 드릴 수 있도록 해놓았다. 주기도문 교회는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기독교를 공인한 뒤 4세기에 예루살렘의 감람산 정상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기도문을 가르쳐준 장소를 기념해서 그의 어머니 헬레나에 의해 Pater Noster라는 이름의 교회를 세웠다. 헬레나는 당시 귀족층에서는 믿기 어려운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한 후 아들에게 직,간접으로 예수의 영향을 미쳤다. 헬레나는 교회사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로 예수님 무덤교회, 베들레헴의 예수탄생교회, 주기도문교회 등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이 교회는 614년 페르시아인들에 의해 파괴되고 12세기에 십자군에 의해 다시 세워진 교회역시 후일 회교도에 의해 파괴되고 말았다.

현재의 교회(the Convent of the Pater Noster)는 1875년 프랑스에서 카톨릭의 카르멜파 수녀들을 위한 수녀원과 함께 건립한 것이다.

수녀원 건물벽에는 한국어를 비롯한 11개국의 언어로 기록된 세라믹판 주기도문이 벽에 장식되어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 이름 거룩하사 주님나라 임하시고 뜻이 이루어지이다 일용할 양식 주시고 우리들의 큰죄 다 용서하옵시고 또 시험에 들게 마시고 악에서 구원하옵소서 대개 주의나라 주의권세 주의영광 영원히 아멘”

3)예수님 눈물 교회(예루살렘 멸망을 예언하며 슬퍼하신 예수님)

이번에 방문한곳은 예수님 눈물교회다.

감람산의 주기도문 교회에서 기드론 골짜기 쪽으로 비탈길을 조금 내려오면 좀 특이한 형태의 교회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이 바로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의 붕괴를 예언하며 눈물을 흘리셨다고 전해지고 있는 예수님 눈물교회다. 예수님은 이스라엘을 멸망에서 건져내려 했지만 이스라엘은 끝내 이를 거부했고(막 23:~37) 그들 앞에 남아있는 것은 멸망뿐이었다. 이를 알고 있었던 예수님은 감란산에서 예루살렘 성을 바라보며 슬퍼하시고 통곡하신 것이다. 예수님께서 우신 기록은 성서에 세번 나오는데, 한번은 나사로의 죽음의 소식을 듣고 우셨고(요 11:35) 또 한번은 기도하면서 우셨고(히브리서 5:7) 마지막으로 예루살렘의 멸망을 예언하면서 우셨던 것이다. 바리새인을 포함한 세상 세력들의 예수님에 대한 거부는 결국 멸망할 것이라는 예언이다. 이 예언은 지금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이 교회를 들어가는 길 양옆에는 감람나무들이 우거져있다. 이 교회는 1955년 안토니오 바를루치라는 이탈리아의 건축가가 이전에 수도원이 있던 자리에 세워졌다고 한다. 교회는 10m정도의 자그마한 교회지만 지붕의 네 모퉁이에는 눈물모양의 길쭉하면서 둥근 돌이 하늘을 향하여 달려있다. 그리고 내부에 들어가 보면 에루살렘 성을 향하여 돔 형태의 창문이 나 있고, 이 창문에는 쇠창살로 무늬가 만들어져 창문을 받치고 있다. 이 창문을 통해 정면으로 성전산의 황금사원과 그 뒤편으로 파란 돔형 지붕을 가진 성묘교회가 아주 잘 보인다. 교회를 지을 때 성서의 의미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설계를 한 듯 하다. 바로 교회 뜰 앞에는 튼튼하게 자란 가시나무가 몇 그루 있다. 손가락 길이 정도의 가시는 날카롭고 예리한 것이어서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 때 로마 병정들이 만들어 씌웠다는 가시관의 재료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가시를 보면서 예수님께서 당하신 고난을 생각하며 가슴이 아프고 목이 메었다. 여기서부터 내리막길은 양쪽이 모두 기드론 골짜기의 무덤지대다. 감람나무 숲이 있는 겟세마네 동산이 이어지고, 곧 겟세마네교회(만국교회)에 이른다. 바로 골짜기를 건너면 스데반문, 사자문을 통하여 예루살렘 성에 입성하게 된다.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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