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칼럼> 계절과 인생의 순환

<김명열칼럼> 계절과 인생의 순환

 

지구는 태양의 영향을 받고있다. 지구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생기는 것은 태양의 동서남북을 지구가 돌면서 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역으로 돌때는 이변이 있지 않지만 삐뚤어져 돌때는 4계절이 생겨 영향을 미친다.

지구가 태양의 동쪽을 지날 때는 지구의 봄이라 하고, 지구가 태양의 남쪽을 지날 때는 지구의 여름이며, 지구가 태양의 서쪽을 지날 때는 가을이 오고, 지구가 태양의 북쪽을 지날 때는 겨울이다. 봄에는 완만하고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듯이 종달새가 흥겨워서 높이 떠올라 하늘위에서 재잘대고, 여름은 태양빛이 지구전체로 확대되고 대기권 밖에까지 열기가 번져나간다. 아울러 열기에 의해 지구는 달아오르고 수중기가 발생해 대기권 안에서는 큰 구름이 형성되고 비가내리며 장마가 시작된다. 가을이 되면 지구는 약간씩 기울어져 태양열을 덜 받게 되며 온도는 차츰차츰 식어져서 서늘하고 상쾌한 기분을 조성하며 대기권의 수증기는 자연적으로 소멸되고 증발하여 파아란 하늘을 연출해낸다. 겨울은 태양쪽에서 23도정도 기울어져서 북쪽을 향하며 그로인해 태양의 열은 엄청나게 삭감되고 온기는 냉기로 변해 얼음이 얼고 추위가 엄습하는 겨울이 시작된다.

이러한 계절의 순환앞에 나는 우리가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심어져 있는 참 자아의 씨앗에서부터 어둠을 지나 빛으로 향하는 여행에 이르기까지 비유의 렌즈를 써서 자아와 소명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다.

계절의 비유는 우리가 세상의 법칙의 본질을 깊이 이해할수있게 한다. 한알의 씨앗은 끝없는 계절의 순환속에서 삶의 단계를 진행시킨다.

계절의 순환은 우리에게 그 여행(인생)에 끝이란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우리의 인생은 끝없이 되풀이되는 신화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것이다. 즉 우리는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의 것인가?’와 같은 결코 대답할 수 없는 질문들의 주위를 나선형으로 돌면서 따라 내려간다. 하지만 시인 릴케는 우리의 삶 전체가 ‘질문으로 사는것’이라고 했다. 계절의 비유는 또한 우리의 질문에 새로운 범위를 준다. 자아의 소명에 대한 탐색을 내적 삶의 깊이에 존재하는 그 기원의 범위를 넘어, 본질의 세계로 이끌어준다. 눈에 보이는 모든 세계중에서 가장 광대한 세계이며 우리 인생이 그안에서 뿌리를 내리는것이다. 비유는 물론 문학적 산물 이상의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무의식적이긴 하지만 자기 인생의 경험을 말할때 비유를 사용한다. 물론 나 역시 글과 문장속에 비유의 문학을 소재로 삼아 첨부하지만, 이런 개인적 비유는 단순한 현실 묘사 이상의 작용을 한다. 우리가 가진 가장 생생한 능력중의 하나인 상상력을 발휘하면 비유는 곧잘 현실이 되며, 언어에서 우리 생활속에 살아있는것이 된다.

변화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인생이 계절의 순환이라는 비유에는 어려움과 함께 안락함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두는 게 좋다. 그 이미지에 비추어 세상에는 우리만 홀로 있는게 아님을 알게된다. 우리는 광대한 자연속 존재의 공동체에 참가하는 일원으로서 우리가 마음을 열고 그 인도에 따르면 이 위대하고 은혜로운 진리의 공동체에서 사는 법을 새롭게 배울 수가 있다. 우리는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한다. 우리의 과학이 인간을 위한것이기를, 우리의 제도가 계속 유지되기를, 우리가 더 깊이 나의 영혼이 참되게 치유되기를, 우리의 인생이 진실하기를 바란다면, 계절의 순환속에 인내를 배우고 변화를 배우고 성숙을 배우며 겸손과 순응도 배우게 된다.

내가 작년가을에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여행할 때, 깊은 산과 계곡에는 늦가을 나뭇잎이 수북하게 떨어져 쌓여있었다. 한때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뺵히 들어찬 수풀림속에는 진초록의 어두운 그림자만이 숲을 감싸며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는데, 계절의 순환앞에는 그 푸르

른 기상과 녹음도 허리를 굽히고 떨어진 낙엽만 수북히 쌓아놓으며 다가올 겨울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렇게 떨어진 두툼한 잎들이 이불이나 포대기와도 같이 되어 땅에 떨어진 열매들을 겨우내 포근하게 덮어줄 것이다. 가을 잎의 다양한 색깔의 아름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그러한 갖가지 단풍에 우리는 감탄과 탄성을 토해낸다. 그러나 형형색색의 단풍이 떨어지면 그 단풍들이 황갈색이 되고 적갈색이 되고 흑갈색이 되면서 결국은 흙색이 되고 만다. 그러고는 이내 흙이 된다. 이른 봄에 파랗게 싹이 돋은 다음 청년의 계절인 여름에는 한껏 녹색의 푸르름을 뽐내다가 계절의 변화에 따라 가을이되면 그렇게 변화한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가졌던 그런 경이, 풍성함, 환호, 환희 등의 모든 잎들에 대한 탄성사가 늦가을의 낙엽으로 귀결되어 또 쓸쓸한 다른 감정을 가져다준다.

봄 새싹의 경이로움, 여름의 풍성함, 가을의 풍요를 거쳐서 앙상한 가지만 남겨둔 채, 떨어진 낙엽을 보면서 같은 경이와 환희가 아쉬움과 쓸쓸함으로 계절의 순환과 함께 변하고 만다. 봄부터의 경이와 가을의 환희까지 그것이 아름다움이고, 또한 색이 변해서 흙 갈색이 되고, 모두 떨어진 낙엽까지도 실상은 아름다움 그 자체이다. 그 낙엽안에 두툼한 그들안에 경이와 풍성함과 환호와 환희가 깃들여 있기 때문이다. 그것들이 씨를 덮는 이불이 되고 흙이 되어 또 생명을 품기 때문이다. 그 경이와 환희는 변하지 않는다.

신앙인의 눈에서 본다면 희생과 비움, 십자가의 자기 버림도 아름다움을 알게 된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꽃이 피고 잎이 돋아나며 풍성함속에 녹음을 이루고 가을에는 단풍이 들어 낙엽으로 땅에 떨어지지만, 모든 과정이 그것이 낙엽이 되어도 아름다움이다. 쓸쓸함과 앙상한 가지를 내는 늦가을에도 그 안에 주님의 섭리와 은혜와 감사가 깃들어 있음을 우리는 느낄 수가 있다. 계절의 순환속에 우리는 인생의 순환과 계절을 배우게 된다. 인생의 모든 계절은 저마다의 의미가 있으므로 지나간 계절을 반추하며 쓸쓸해하거나 절망할 것이 아니라 지금 나에게 다가온 계절에 충실해야 성숙한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인생의 각 계절은 생애주기와 비슷하다. 따라서 중요하지 않은 계절은 없다. 추운겨울도 필요하고 따듯한 봄도 필요하다. 태어나서 자라서 늙어가는 우리의 생애중에 중요하지 않은 시간은 하나도 없다. 병들고 늙어가는 겨울마저도 우리에겐 매우 중요한 시간들이다.

끝으로 내가 좋아하는 계절은 내 인생의 모든 계절이다. 아무리 힘들고 아쉬워도 지나고 나면 모든 계절이 아름다워 그날들 중에서 단 하루도 지우고 싶지가 않다.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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