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칼럼> 생각이 깊어지는 계절에……………

<김명열칼럼> 생각이 깊어지는 계절에……………

 

지난 10월31일은 할로윈데이였다.

누렇고 밤색 비슷하게 호박 모양으로 만들어진 호박 전등에 불이 켜지고, 기괴한 가면과 옷차림으로 치장한 어린이들이 길 거리를 누비는 10월 마지막 날의 할로윈 데이 풍경, 이날은 원래 켈트인들이 제사를 지내던 날, 악령들이 자신에게 해를 끼칠까 두려워 자신들을 악령들과 비슷한 모습으로 꾸미던 풍습이 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져오는 것이라고 하는데…………이제는 오늘날에 와서는 어린이나 어른 할 것 없이 웃고 떠들며 거리를 누비고 가정집이나 상점, 업소를 돌며 캔디와 과자를 징수? 하는 재미있고 즐거운 명절날로 탈바꿈 된지도 오래다.

이러한 모습들을 보며 문득, 우리는 우리의 두려움을 감추기 위해 어떤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현재 당신이 쓰고 있는 인생 삶 속의 가면은 우스꽝스런 가면인가요? 아니면 위선과 탈법을 감추기 위한 위장, 그 자체의 거짓된 모습을 감추기 위한 합리적 치장속의 겉치레 가면인가요? 그리고 또한 할로윈에 등장하는 가면처럼 악마와 같은 기괴한 모습인가요?…….. 그 모양이 어떠한 모양이든 그 가면이 당신께서 두려워하는 마음속의 악령으로부터 보호해주는 훌륭한 장치이길 진심으로 빌어드리겠습니다.

마음과 생각이 깊어지는 결실의 계절에, 차고 서늘한 기운이 갈 길을 재촉한다. 이 가을이 지나고 추수가 끝나고 나면 문을 닫아야 한다. 문을 닫는 것은 폐쇄가 아니라 새로운 계절을 맞이한다는 것이라고 믿고 싶으나, 이제 막상 이 해도 얼마 안 남았다는 것을 생각하니 어쩔 수없이 한 해를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진다. 깊어가는 가을속에 내면의 자신을 성찰하며 끊임없이 자신과 만나고 깊이 있는 사고를 통해 나의 삶을 변화시켜보고자 애를 써 보는 때도 이러한 만추의 계절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활속의 정서인가보다. 한사람이 일생을 살면서 겪어내야 할 일들은 너무나 많다. 삶의 과정에서 부딪치는 수많은 어려움을 어떻게 현명하고 지혜롭게 헤쳐 나가느냐가 우리네 삶의 본질인지도 모른다. 우리들 인생은 수많은 선택과 결정의 순간에 직면한다. 이때 누구나 더 나은 선택과 결정을 하기위해 고뇌에 찬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것이 삶의 과정이며 어느 누구도 거부하거나 회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것이다.

만추의 계절인 11월에 들어서며 바람의 색이 더욱 깊어졌다. 방 안에 스미는 서늘한 기운이 이불을 당기게 한다. 비가 많이 쏟아지고 무척이나 무더웠던 지난 여름이 힘겨웠던 터라, 이렇게 몸으로 느끼는 서늘한 기운이 무덥던 여름을 생각한다면 크나큰 위로가 될 텐데 막상 껴안고 보니 시원함보다는 서늘함에 몸을 움추러들게 만든다. 늦은 가을, 추적 추적 속절없이 구름사이로 떨어뜨리는 빗방울소리에 미련을 실어 뭉개고 앉아있는 늦가을을 띄워 보낸다. 왠지 모를 서글픔이 가슴속에 강물이 되어 흐른다. 세월에 장사 없다더니 푸른 녹색이 변색되어 황갈색으로 단풍이든 나뭇가지 앞에 선 무덤덤하고 어정쩡한 나의 모습을 훑어본다. 바람이 훅 하고 머리카락을 흩트리며 입김을 분다. 내 삶의 이파리들이 흔들린다. 주체할 수 없는 막연한 대상의 그리움이다. 성숙하지 못한 생각들에 힘이 겨워 고개를 숙인다. 바람에 색이 묻어나 시야가 흔들린다. 사시사철 바뀌어가는 계절을 닮아가는 사이, 나는 그렇게 흐르고 떠 내려와 여기까지 왔다. 이제는 무언가 이루기보다는 무언가 내려놓을 것이 많은 계절이다.

우리는 가끔 매우 씩씩하게 바람에 맞서 걸어간다. 사방에 가득 들어찬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느끼려 하는 본능에 의해서다. 우리 스스로 떨어지는 낙엽을 치우려하는 것은 어쩌면 우매한 바보의 짓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만큼 그렇게 있는 것 인데 자꾸만 우리는 자기의 생각이나 판단에 맞춰 세상을 규정하려 한다. 아마도 이것은 참으로 아둔하고 성숙하지 못한 생각이다. 순간순간을 되돌아 보지만 어리석고 부끄러움뿐이다. 그러나 그렇게 우리는 오늘도 나를 품고 살아간다. 저 멀리 멀고먼 북녘에서 불어온 찬바람에 감기가 들어 우수수 꽃잎을 떨군 상처난자리가 보기에 안스럽다. 요 며칠, 계절이 바뀌는 시절이라 그런지 나의조국 대한민국의 사회가 참으로 많이 시끄럽고 어수선하다. 국민을 인질삼아 정파의 이득을 취하려 하는 정치패거리들의 모습들이 무척이나 화딱지 나고 가증스럽다. 어쩌면 지금의 사태를 보면서 옛날 이조시대 조광조가 개혁정책을 두고 훈구파와 싸웠든 그 시절을 연상케도 한다. 이제는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가는 그리 오래가지 않을 듯 싶다. 아직도 한국사회에서는 정의가 살아 숨쉬고 있으며 악이 선을 지배하고 구속하는 행태는 결코 결코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서리 내리는 춥고도 싸늘한 길고긴 가을밤에 청와대 앞 도로위에서 풍찬노숙하는 자유시민들이 하나님께 향하는 간절한 기도의 통곡소리를 하나님께서는 절대로 외면하지 않으시리라 믿는다. 저들의 간절한 기도와 여망이 저들의 자신을 위하는 것이라면 거짓이고, 나라와 국민의 안녕과 평화, 복지를 위한 것 이라면 진실일 것이다. 누구는 말하기를 한국이 지금 온 나라 전체가 빨강색의 좌파 일색으로 물들어가고 있다고 하는데,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을 유일신으로 인정치 않고, 김정은 3대 세대를 인간 신으로 신봉하는 공산주의사상을 따르는 자들을 그대로 방관하며 모르는 척 하시지는 않을 것이다. 하늘이 무서운 줄을 모르는 자들은 반드시 하늘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깊고 깊은 가을밤, 별빛조차 졸음에 겨운 듯 지쳐서 흐느적대고 있는 이 깊은 밤에, 호젓이 책상머리에 앉아서 깊은 생각에 잠겨본다.

누군가 말했다. 귀뚜라미조차 힘겨워 풀숲에서 잠이든 깊은 가을밤에는 마음과 생각이 깊어지는 시간이라고…….

우리네 삶이란 스스로 실패한 기억들을 소중히 여기며 작은 돌멩이 하나 갈대숲으로 던지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의 미련과 그리움은 어쩌면 사치에 불과하다. 이것은 이 고독의 밤에 우러나온 쓸쓸함조차 억지로 만든 자기의식인지도 모른다. 서로가 이기겠다는 생각의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스스로가 불행해진다. 내어 줄줄 모르는 것은 아집이다. 더 비우고 더 천천히 살아가기 위한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서로 서로가 조화롭게 자리하는 것, 그것이 세상살이 이다. 어울림은 그래서 소중한 것이다.

사람이 나이가 들어갈수록 기억력과 지식은 쇠퇴해지고 지혜는 늘어난다고 한다. 사고력도 보다 깊어지며 사리 분별이 젊을때보다는 보다 더 신중해진다고도 한다. 그러나 나이드는 것이 마냥 깊어지는 것만은 아닌 듯 싶다. 그럴수록 추하고 흠없이 살아가지 않도록, 꽃잎에 스치는 것도 조심을 해야 한다. 살며 천천히 비우며 계절이 깊어지는 것을 눈 감고 느끼는 것도 괜찮을 성 싶다. 삶의 중심에서 살짝 비켜 서는 것도, 그렇게 가을의 끝자락에서 행복한 조연으로 살아가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지는 해가 애달파 엷은 구름속에서 노을이 배어 나오듯 텅 비어 기다리는 것도 좋은 것이리라.

나이가 들어가며 교만을 버리고 겸손을 배운다. 더 바짝 몸을 낮추어본다. 마른잎이 땅에 떨어지고 나무의 그림자도 길게 몸을 눕힌다.

때가되면 지상의 모든 것이 아래로 엎드린다. 바닥의 삶이라도 어떤가. 생을 먼저 나스스로 깨우쳤다고 위로하면 괜찮다. 이만하면 세상살이가 큰 미련이나 후회는 없을 것 같다.

 

@마음의 양식이 되는 좋은 글은 부족한 마음을 채워주고,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글의 내용이 주는 가르침이 있어 복된 삶을 살아가는데 윤활유와 같은 활력소가 됩니다.

좋은 글 한편이 나의 삶을 새롭게 해줍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글을 쓰며, 글 쓰기는 내 존재를 증명하는 삶의 양식입니다.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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