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칼럼> 꽃에서 아름답게 풍겨나는 향기처럼, 아름다운 향기를 간직한 사람.

<김명열칼럼> 꽃에서 아름답게 풍겨나는 향기처럼, 아름다운 향기를 간직한 사람.

 

세상의 모든 생명체들은 혹독한 환경에 처하면 강한 생명력의 투지성을 보인다. 춥고 혹독한 겨울을 보낸 봄꽃들이 더 진한 색과 향기를 내 뿜는 것과 같다. 사람도 상처와 시련이 많을수록 빨리 성숙하고 사려가 깊어진다. 진한 향기를 담고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꾸밈없는 담백한 말과 사려 깊은 마음,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원칙을 흐르는 물처럼 부드럽게 다룰 수 있는 사람이다. 인품은 그 ‘사람의 품격이나 됨됨이’로 후천적인 노력으로 꽃 피울 수 있는 ‘사람의 향기’다. 꽃들이 다 제 각각의 모습으로 다른 향기를 품고 있듯, 사람도 제 각각의 다른 삶을 통해 만들어진 은은한 향을 갖게 된다. 태어날 때는 무색 무취였던 것이 환경과 마음가짐, 그리고 삶의 태도에 따라 자기만의 향기를 지니게 된다. 한 자락의 바람이 꽃을 지나오면 황홀한 향기를 품고 있듯, 짧은 만남에도 진한 여운을 남기는 사람이 아름다운 사람이다.

실패를 해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불굴의 향기, 인생을 송두리째 불태울만한 열정의 향기, 속단하지 않고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성숙의 향기, 편법과 반칙을 하지 않는 정직한 노력이 꽃피우는 땀의 향기, 그리고 넓은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포용하고 베풀 줄 아는 사람의 향기를 가진 사람이 바로 좋은 인품을 가진 사람이다.

사람의 향기는 이렇게 겉모양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속 모양에서 나온다. 또 속 모양은 사람의 겉모양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인상(人相)이나 태도가 바로 그것이다. 겉모양이 그릇에 속한다면 내용물은 속 모양이다. 모든 가치는 겉에 있지 않고 담긴 내용이 결정한다. 투박한 질그릇이라도 보석을 담고 있으면 보석함이다. 무엇을 담고 살 것 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것,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 사람이 살아가는 것을 되묻거나 따져 묻는 것을 볼 관(觀)자를 써서 ‘인생관’이라고들 말한다. 그런데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사람을 여러가지 측면에서 이해를 할 수 있지만, 성경에 나오는 바울과 같은 사람은 인간의 삶을 꽃으로, 그리고 아름다운 향기로 표현하였다. 사실 사람들을 겉으로 보고 판단한다면 그 겉모습은 대개가 다 비슷하다. 직립인간으로 걸어 다니고 눈 코 귀 입이 얼굴에 적당히 구비되어 있고 언어로 말한다. 특히 동양 사람들의 생김새는 모두가 비슷하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서 가까이 하고 싶고 얘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피하고 싶고 외면하고 싶어지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에게서는 어떤 모양으로든지 역한 냄새가 풍겨난다. 그러나 일부러 꾸미고 단장하고 칠하지 않아도 은은한 향기가 발산되어 사람들의 가슴속에 스며들어 생기와 영감을 주는 사람도 있다. 이것은 아주 자연스럽게 그의 인격에서, 그의 품성에서 발산되는 향기이다. 그 반면에 후자는 무엇을 열심히 꾸미고 단장하는데도 추하고 역하고 메스꺼운 냄새를 풍겨 그 곁에는 가까이 하고 싶지 않게 된다.

향기란 무엇일까? 생명의 자기 표현이다. 풍부한 자기 내면적, 정신적 생명력을 지닌 나무와 꽃은 향기를 풍긴다. 만일 그 꽃과 나무들이 시들고 썪었다면 향기 대신에 악취만 날것이다. 고귀한 생명의 표현일수록 그 향기도 고상하고 그윽하다. 사람 각자의 삶에서 내뿜는 인간고유의 향기도 이웃과 지인, 친구들에게 미치는 영향력도 마찬가지다. 그가 가진 돈, 지식, 재주, 명예와 그가 꾸민 간판 밑에서가 아니라 그의 내적 생명, 품성 및 그 인격 자체에서 풍겨나는 진솔한 향기라야 한다. 삶이 고상하고 무게가 있을 때에 그에게서 풍겨나는 향기도 좋다. 천박하고 저급하고 경솔할 때에는 거기에서 좋지 못한 퀴퀴하고 시큼한 냄새만 날뿐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사람답게 산다 함은 사람이 더러운 냄새를 풍기지 않고 아름다운 향기를 풍기며 사는 것을 말한다. 인생의 참 의미라는 것도 우리가 얼마나 아름다운 마음, 정신을 갖고 사는가 하는데 달려있다. 다시 말해서 인생의 참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선 나 스스로의 내면적 성숙과 생명력을 지녀와 함과 같다.

참다운 인생과 향기로운 삶을 살기위해서는 우리는 승리하는 삶을 살아야한다. 승리라는 말은 싸움을 전제로 한다. 삶의 환경이나 주어진 일 앞에 맥없이 주저앉아 뼈대가 없이 살지 말고, 자신을 인생 싸움에 나선 투사로 인식하고 세파와 힘차게 싸워서 이겨야 한다. 불의를 용납하지 않으며 낙심이나 좌절, 후회가 없이 전진하며, 굳건하게 장애물이나 어려운 역경을 제거하고 이겨내는 패기에 찬 삶을 가리킨다. 아울러 우리들 인생의 향기는 감사의 정신에서 발산된다. 이 세상에서 나의 의지와 노력으로 많은 것이 이루어지지만, 나의 가족이나 이웃, 사회의 공동체, 나라 등등의 도움이 없으면 안 되는 일들도 너무나 많다. 우리는 범사에 감사하며 조물주인 하나님께도 감사하는 생활의 습관을 길들여야 한다. 또한 인생의 향기는 심화된 사색과 품성에서 찾을 수 있다. 가볍게 생각하거나 감각적인 자기 취향에 사로잡혀 사는 것이 아니라, 깊은 사색과 명상을 통해서 얻어지는 삶의 진실을 그대로 자신의 삶에서 적용하고 실천하는 자세를 말한다. 어느 때는 가까이 피어있는 꽃들도 그냥 지나칠 때가 많은데, 이쪽에서 먼저 눈길을 주지 않으면 꽃들은 자주 향기로 먼저 말을 건네오곤 한다. 좋은 냄새든 역겨운 냄새든 사람들도 각자 모두가 그 인품만큼의 향기를 풍긴다.

많은 말이나 요란한 소리 없이 고요한 향기로 먼저 말을 건네 오는 꽃처럼 살수 있다면, 이웃이나 지인, 친척, 직장에서도 무거운 짐이 아닌 가벼운 향기를 전하며 한 세상을 아름답게 마무리 할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아름다운 꽃이 피어있거나 탐스러운 과일이 열려있는 나무밑에는 어김없이 길이 나 있다. 사람들이 저절로 그 향기에 이끌리어 모여들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아름답고 향기 나는 사람에게 많은 사람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상대를 위해 아량을 베풀어 줄줄 아는 너그러운 사람, 자신을 해하려고 하는 사람에게도 인격을 동화시켜, 그래서 언제나 은은한 향기가 풍겨져 나오는 사람, 그런 사람을 만나 함께 있고 싶다.

나는 오늘가을 햇살이 너무나 좋아 파란하늘을 올려다보며 가을들판을 정처없이 거닐었다. 수많은 들꽃들이 형형색색 피어나와 장관을 이루며 아름다운 들꽃세상을 연출해 펼쳐져 있었다. 나는 과연 인생의 향기를 풍기며 살고 있을까? 아니면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살고 있을까?………저 들판에 아름답게 피어난 꽃들처럼, 발길이 머무는 곳에 아름다운 향기를 풍기며 살고 싶다. 내 발걸음은 소풍가는 어린이처럼 가볍다. 이름 모를 들꽃들의 그윽한 향이 드넓은 들판에 짙게 풍겨나고 있다.

꽃의 향기는 십리를 가고, 말의 향기는 백리를 가지만, 베풂의 향기는 천리를 가고, 인품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는 말이 있듯이, 남을 처음으로 맞이할 때 상대방에게 첫 인상이 밝고 아름다운 꽃으로 보이게 됐으면 참으로 좋겠다.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듯이 사람도 익어 갈수록 겸손해야 한다. 인품의 향기란 저절로 풍겨지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낮추는 일이 결국은 높아지는 비결이 되리라.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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