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칼럼>  봄나들이 여행

<김명열칼럼>  봄나들이 여행

 

화사한 햇볕과 아름다운 자연이 궁합을 이루어 계절의 여왕인 5월이 흥에 겨워 아지랑이를 동반하고 춤을 추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봄의 계절, 따듯한 온기와 만물이 생기를 띄고 꽃이 피어나는 이 봄의 의미는 “보다”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보는 것은 그냥 대충대충 본다는 의미와 자세히 살펴본다는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봄의 의미가 “보다”에서 유래했다는 것은 후자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봄이 새싹이 돋고, 꽃이 피는 것은 잘 살펴봐야 보이기 때문입니다. 봄에는 잘 관찰해서 보라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있습니다. 또 다른 봄의 의미는 “볻”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볻”이란? 씨앗, 태양을 의미하는 우리의 고어인데 봄에는 씨앗을 심고, 햇빛을 받아서 따듯해지는 계절이기 때문에 “볻”이라는 의미에서 봄이 유래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봄의 의미가 영어에서는 Spring, 씨앗이 싹을 용수철처럼 솟아오른다는 의미이지요. 봄의 의미가 한자로는 춘(春), 봄 춘입니다. 태양(일=日)의 기운을 받아서 솟아남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해서 인간들에게 선물해주신 자연의 섭리는 참으로 놀랍습니다. 추운겨울이 계속될 것 같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계절은 어김없이 때가되면 반복됩니다. 이것을 우리의

인생계절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봄은 청춘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청춘이 꼭 젊다고 해야 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이 젊어야 청춘이고, 희망이 있어야 청춘인 것 입니다. 인간들의 수명이 늘어나면서 첫번째 서른과 두번째 서른, 그리고 세번째 서른을 얘기 하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환갑이면 노인의 나이였습니다. 그래서 그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잔치를 벌이고 맛있는 음식도 장만해 이웃이나 친구, 지인을 초청하여 그날을 축하하고 기념하며 즐겁게 보냅니다. 그러나 지금은 환갑이 되었다고 환갑잔치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의 수명이 길어지고 건강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는 증거이지요.

이런 식의 해석이라면 두번째 서른을 맞고, 세번째 서른을 향해서 가는 나이가 환갑입니다.

봄은 여자의 계절에 비유됩니다. 봄에는 처녀들의 가슴이 설레는 계절입니다. 여자들이 대세인 요즘에는 처녀나 유부녀 할 것 없이 여자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줘야 가정이 평온하고 하는 일들이 잘 풀려 나간다고 합니다. 여자들이 설레는 계절이므로 봄에는 봄나들이 꽃구경을 가야합니다. 맞습니다. 그래서 나도 이번에 저의 집사람과 함께 봄나들이 꽃구경과 더불어 야외 자연속의 바람도 쐴 겸 해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플로리다 탬파를 출발하여 7시간을 운전하고 애틀랜타에 도착하여 한국식당에 들러 저녁식사를 마치고 근처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었습니다. 이튿날 일찍 호텔에서 나와 조지아주의 주립공원인 Tallulah Fall’s(탈루야폭포)를 방문했습니다. 매번 스모키 마운틴 국립공원을 놀러갈 때마다 다녀가는 길목에 있는 이곳은 경관이 너무나 아름답고 수려하여 가끔씩 찾는 곳인데, 이번에도 역시 그 수려하고 장엄한 자연과 숲, 폭포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 주었습니다. 울긋불굿 봄이 되어 피어난 각종 초목과 이름 모를 꽃들은 이곳을 찾는 이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Tallulah Fall’s는 조지아 북동부에 자리하고 있는, 아주 멋진 계곡이 2마일에 걸쳐 있으며 거의 1천피트의 깊이로 생성된 아름다운 자연공원입니다. 공원에 들어가면서 입장료로 5달러를 내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2739에이커의 광활한 면적위에 등산, 자전거, 캠핑, 피크닠. 스영, 테니스 코트 등의 모든 위락시설들이 잘 갖추어져있어 개인적으로 원하는 것을 선택하여서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이곳에는 1099계단으로 이어지는 폭포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데, 이곳은 여간한 인내와 지구력과 건강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오르내리기가 정말로 힘든 계단 길입니다. 폭포를 따라 마련된 계단을 내려가다 보면 끝이 보이지 않는 가파른 계단이 이어지고 계단 구비를 돌때마다 작은 쉼터로 쉴만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고 쉼터마다 고유의 숫자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나는 끈기 있게 내려와서 200여 계단을 남겨둔 지점에서 구름다리를 만났습니다. 협곡바닥이 궁금하긴 했지만 다리위에서 폭포를 내려다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현수교에서 발길을 돌렸습니다. 올라올 때는 내려갈 때보다 더 힘이 들었고 숨이 찼습니다. 1천여계단을 오르면서 간간히

설치된 쉼터에서 숨을 고르며 쉬는 동안 거대한 자연앞에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옷깃을 여미었습니다. 가파른 협곡의 계단을 오르면서, 하나님 보시기에 벌레만도 못한 존재, 가진 것으로 만족하며 은혜 받음으로 인해 행복했던 내 인생의 계단이 머리속에 떠올랐습니다. 인생의 계단을 겸손과 노력으로 오르게 하심과 오늘 살아있어 높고 아득한 계단을 오르게 하심에 감사하는 마음이 저절로 우러나왔습니다.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은 계단 오름을 남겨두고 겸허함을 배웠습니다. 힘들고 가파르며 기나긴 계단을 오른 것은 계단의 내리막이 시작될 때부터 돌아올 수 있는, 즉 생의 마지막 기착지가 기다리고 있기에 우리네 인생은 매일매일 생의 사닥다리를 올라가고 있는 것 인줄도 모릅니다. 날마다 날마다 새로운 날의 주어지는 한 계단을 오르며, 때로는 힘들고 피곤에 절은 모습으로, 무심한 듯 평온을 가장한 표정으로, 때론 막다른 층계를 만난 듯 당황하기도 하면서, 현실을 탓하기도 하고, 때로는 만족해 하면서 계단을 오릅니다. 마지막 계단의 끄트머리가 어디인지 생을 건너는 세상의 모든 피 창조물은 무릇 그 끝 인생의 마지막 끝을 위해 생을 다듬으며 달음박 질 해야 할 것이란 절대 절명의 진리를 간과하지 말아야 함을 다시 한번 다져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되어준 봄 나들이였습니다.

탈루야 폭포 관광을 마친후, 나와 집사람은 그곳에서 약 3시간거리에 있는 노스캐롤라이나 Mount Mitchell State Park에 있는 미첼산을 방문했습니다. 미첼 산은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위치하고 있으며 애팔라치아 산맥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미국 동부에서 가장 높은 산입니다. 1845년 텍사스가 미국에 편입되기 전까지는 미국에서 가장 높은 산이었습니다. 높이는 6683피트입니다. 산정을 오르는 16마일의 구불구불하고 아슬아슬한 산골 등산길을 한참을 운전하며 가다보니, 주변의 우거진 숲과 산림은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조화를 이루며 우거져있었고, 산 꼭대기를 향해 올라가는 동안 아래를 내려다보니 마치 나는 구름위를 날라 가는 듯한 환상속에 빠져들기도 했습니다. 맨 아랫쪽 평지는 한 여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녹음이 짙었는데, 산 중턱은 전형적인 봄날씨로 이제 막 나뭇잎과 꽃들이 새싹을 피우고 꽃잎들이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6천피트가 넘는 산 정상녘에 다다르자 그곳은 아직도 겨울이 숨쉬고 있는 듯 나뭇잎과 꽃들은 구경할 수 없을 정도로 나목과 허전함 그 자체였습니다. 봄, 여름, 겨울이 공존하는 곳,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그 오묘함과 신비함이 조화를 이루어 인간들의 넋을 혼미케 하는 그 장엄함과 아름다움이 머리속에 각인되어 평생을 잊지 못할 추억의 필름을 가득히 담아오게 되었습니다.

숲은 우리에게 다양한 유익함을 줍니다. 숲의 가치역시 다양합니다. 목재는 물론 비목재 생산물로 버섯이나 산나물도 우리들 인간들에게 너무나 유익합니다. 숲의 기능으로 우리가 숲을 찾아가고 이용하는 것으로서의 건강, 휴양, 산림치유, 산림관광 등의 기능을 들 수 있습니다. 숲을 찾은 이들이 건강과 쉼을 위해서 숲을 찾고 있으며 역시 관광적인 가치를 충분히 발휘합니다. 숲의 기능에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는 생물상을 넘어 희귀 동식물들이 살아가는 장소로서 혹은 생물 다양성 보전의 역할을 하는 곳으로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숲이 있고 그 숲이 다양한 최적의 기능들을 발휘하려면 숲을 잘 관리하고 육성해야겠습니다.

이번 봄나들이 여행은 지난 4월23일부터 26일까지 3박4일의 여행이었습니다. 참으로 보람되고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다가오는 메모리얼 데이 연휴기간동안 이곳을 한번 다녀오시는 것도 좋으리란 생각이 들어서 독자들께 권해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해드리겠습니다. 일본사람들은 빛없이 살기위해 하고 싶은것을 참고 산다고 하는데, 한국사람들은 하고 싶은 것은 빛을 내면서 까지 한다고 하네요.

‘여행을 한다고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돈만 잔뜩 쓰고 온다’는 말이 있지만, 그래도 여행에서는 얻고 배우는 것이 많으니 이번 기회에 눈 딱 감고 여행한번 다녀오시기를 권합니다.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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