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기자의 탐방 기사> 플로리다 한국 무용 예술단

 

<김명열기자의 탐방 기사> 플로리다 한국 무용 예술단

 

오래전부터 내조국 한국인들은 이웃나라들을 침략하지 않고 또 이웃이나 남의 가진 것들을 탐하거나 강제로 빼앗지도 않는 착한 마음씨의 인정 많고 사랑이 많은 민족이었다. 억울하고 분함이 있을 때 그것을 밖으로 노출시키지 않고 안으로 꾹꾹 눌러 참고 견디며 춤으로 그 한풀이를 했다. 그리고 춤은 기쁘고 즐거운 일이 생겼을 때도 그 기쁨을 춤으로 연결시켜 춤을 추며 즐거움을 만끽했다.

이렇게 한국의 백성들은 슬플 때나 즐거울 때에 애환속에서도 춤을 추었다. 춤은 우리들의 생활과 삶속에 가장 가까이서 빼놓을 수 없는 생활의 일부이고 삶의 연속이었다. 우리들의 생활속에 가장 가까이서 할 수 있는 춤은 한국 고유로부터 계승되고 전해져 내려오는 한국(민속)무용(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한국무용은 기존의 궁중무용이나 가면무용, 의식무용과는 달리 한국민속의 전통성의 특징을 담았으며, 시대와 세월이 흐르면서 보다 발달되고 세련된 예술적

무용으로 발전해왔다. 이춤(무용)은 춤이 본래부터 가지는 생명적인 리듬이나 인간미를 상실하지 않고 일상의 생활과 연결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민중은 슬픈 일이 있을 때나 기쁜 일이 있을 때나 꾸준히 춤을 추었으며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집단의 즐거움으로 춤을 육성해왔다.

벗과 팔을 끼고 껑충껑충 뛰거나 이리저리 맴돌면서 생명의 리듬에 도취했다. 특정 직업인으로서가 아니고 서로 춤을 출 수 있는 이러한 각 지방 민중의 춤은 이 행위가 되풀이 됨에 따라서 일정한 기술과 질서를 지니며, 고정화된 춤의 패턴을 가지게 되었다.

동양이나 서양을 불문하고 지배계급으로부터 억압된 민중에게 있어서 춤은 즐거움이었다.

우리나라 민속무용을 보면 대체적으로 기본동작이 맺고, 어르다, 푸는 정중동(靜中動)의 3요소로 되어있으며 춤사위의 배열이 획일화된 것이 아니라 그때 그때 즉흥적으로 변화시킨 것에서 온 다양성과 변화에 특징이 있다. 민속무용의 춤사위를 분석하면 주로 그 동작형이 회전형을 비롯하여 굴신(屈伸=몸을 구부리고 펴다)과 답무형(踏舞型), 휘젓기와 뿌림형, 도무(跳舞)로 나타나고 있다.

민속무용을 보고 있노라면 무아경에 빠져 춤을 추고 있는 무희의 춤은 그 표정이 어떻게 보면 은은한 속에 솟구치는 힘이 보이고, 어떤 때는 가냘픈 맛이 나거나 의젓하고 당당하며, 잔잔하다가도 날카로움을 느끼게 한다. 또한 어떻게 보면 슬픔이보이고 즐거움과 건강이 있으며, 구수하고 아기자기하며 시원스럽기도 한 미적 관점이 우아한 것뿐만 아니라 추한 것, 코믹한것 등등 그 표정이 해학미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미적 동작들을 지나치게 작위하지 않는 것에서 창출되었으므로 근원적으로도 자연성의 미에 포함되는 훌륭한 우리 대중문화속의 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민속무용이 가진 미의 근원이 이와 같이 해학이나 자연성의 미를 가지게 된 것은 우리민족이 선천적으로 갖고 있는 현세관 때문에 생긴 낙천적 기질에서 온 것이라고 할수 있다.

필자가 탬파시내에 위치한 플로리다 한국무용예술단의 사무실이자 연습장을 찾은 것은 지난 3월5일(화) 오전이었다. 아침부터 쏟아지는 굵은 빗줄기 속에, 현 서부플로리다 한인회 사무실을 임대하여 연습장과 사무실을 겸용하여 쓰고 있는 한국무용예술단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실내의 공기는 뜨거운 열기로 후끈 달아 올라있었다. 송글송글 이마와 얼굴, 전신에 맺혀있는 땀방울을 닦아낼 겨를도 없이 한국무용예술단원들은 기자가 방문한 줄도 모르고 열심히 춤(무용) 연습에 몰두하며 무아경(?) 에 빠진 듯, 바쁘게 손과 발을 들썩이며 어깨장단에 박자를 맞춰 칼춤을 추고 있었다. 사람의 인기척을 듣고나와 만면에 미소를 띄며 기자를 반긴 사람은 이 무용단의 대표로 단장을 맡고 있는 박애숙 단장님이었다. 그녀는 이 한국무용예술단의 단장 외에 평화통일 자문회의 마이애미협의회 자문위원이고, 한국 민속무용단 고문이며 서부플로리다 한인회 부회장이기도 하다. 이러한 그녀의 묵직한 직함이 말해주듯, 박 단장은 무용 외에도 한인사회의 각 분야에서 헌신적인 노력과 봉사를 아끼지 않는 숨은 일꾼이기도 하다. 시간이 잠시 흐른 후, 오전 9시전부터 시작한 연습시간이 어느 듯 11시30분을 넘겨서야 휴식 겸 점심시간을 갖기 위해 연습을 멈추고, 이마에 솟아난 땀을 닦아내며 장외 밖으로 나왔다.

민속무용단은 지난 3월2일(토)에는 샌피에서 개최된 아시안 페스티발에서 수많은 관중들의 갈채속에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고, 3일(일) 오후에는 서부플로리다 한인회가 주최하는 3.1절 기념 축하행사에 초청을 받아 공연을 했으며, 3월4일(월)에는 멀리 마이애미에서 개최되는 아시안 페스티발에 참가해 공연을 하기위해 새벽에 일어나 아침밥도 거르며 시간을 맞춰가서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엄청나게 많은 관중들의 환호와 함성 속에 한국전통무용의 우아함과 품위있는 동작과 율동, 오랜 역사와 전승의 전유물인 춤사위의 신비하고 놀라운 민속전수 민속성 예술 춤의 진수를 가감 없이 보여주고 왔다고 한다. 이와 같이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일정과 공연속에 그녀들은 가사를 돌보고, 자녀교육은 물론 남편을 보필하며, 가정의 경제와 알뜰살림을 꾸려 나가느라, 1인 2역 내지는 4역까지도 감내하며 불평 없이 오늘도 삶을 꾸려가는 자랑스러운 여전사이자, 한국의 전통무용을 전수하고 보전, 계승하며 한국민족고유문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애국지사들이기도 하다.

나는 오늘 그렇게 자랑스럽고 훌륭한 한국이 낳은 딸들을 만나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격의 없이 나누며 대화의 장을 열었다.

기자를 가운데로 하고 앞쪽으로 둥그렇게 반원을 그려 앉은 8명의 단원(리엔 임, 김미경, 이미복, 박애숙(단장), 김소희, 이하경, 스테파니 김, 한재숙, 곽재민<개인사정으로 불참>)들은 화기애애한 가운데 다과를 들며 이 얘기 저 얘기를 이어갔다.

플로리다 한국무용예술단(단장 박애숙)은 2014년 3월20일, 이하경, 이미복, 한재숙, 박미첼씨등 4명이 주축이 되어 처음으로 창단되었고, 이후 햇수를 거치면서 여러명의 단원이 새로 입단했는데, 이들은 하나같이 무용을 사랑하고 한국무용에 미쳐버린, 끼있는 무용 예술꾼들이 일심동체가 되듯 한몸 처럼 뭉쳐 모여 이제는 9명의 정규 열성단원들이 친 자매와 가족처럼 끈끈한 인간 띠로 묶여서 플로리다 한국무용예술단의 명맥과 전통을 이어가며 왕성하게 공연활동과 후진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한국 전통춤을 토대로 한 한국춤을 창작, 모색한다는 취지아래 창단된 무용단, 한국성(性)이라는 민족적 특질과 시대적 인식을 바탕으로 현재는 박애숙 단장을 필두로 모든 단원들이 춤 작가의 이성적 메시지로 동 시대적 삶을 수용하고 새로운 춤 양식을 지속시키면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1백여회 대소의 공연을 펼쳐왔다. 그동안 플로리다 한국무용예술단은 한국전통무용의 모든 분야 즉 무속, 불교식 무용, 민속춤과 궁중무용, 여기에 더하여 일종의 현대창작무용을 가미한 종합적인 그들만의 전통성에 걸 맞는 표현주의적 심미성에 바탕을 둔 새로운 춤의 미학세계를 발전시켰으며 단원들은 과학적이고 조직적으로 그들의 율동적인 재능을 그러한 미학세계에 접목시켜 오늘날 이 미국의 한인사회에서 절실하게 요구되는 민족적 심미성을 하나의 예술창작의 형태로 발아시키는 큰 노력과 아울러 성과를 거두어 왔다. 이러한 바탕위에 최근에 신소영씨를 이사장으로 한 10명의 이사진을 꾸려 앞으로의 한국무용예술단의 행보에 더욱더 진취적인 밑거름과 힘이 되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단원들 각자의 개인부담이나 박애숙 단장의 호주머니 지갑에서 지출되는 적잖은 운영경비와 원거리 지방공연 출장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의 각 대도시에는 이와 유사한 한국무용단이 창단되어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대도시와는 달리 어쩌면 미국의 시골 같은 지방이라고 할 수 있는 플로리다의 탬파지역에, 플로리다에서는 유일하게 한국무용예술단이 창단되어 공연활동과 한국 전통춤을 알리고 계승하며 후세들에게도 교육의 문호를 개방하고 한국의 얼과 혼, 전통을 전수시켜주는 한국무용예술단이 있어 가슴 뿌듯한 자긍심을 선물해주고 있어서 더욱 주체감과 자랑감을 가슴속에 새겨주는 참 좋은 무용예술단이다. 이곳 플로리다 한국무용예술단에서는 자라나는 새싹인 2세, 3세의 어린이들에게도 한국무용의 모든 것을 전수시키고 교육시킬 준비를 갖추고 있다. 어린이를 둔 학부모들은 이러한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고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무용단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민족의 숨결과 혼, 맥을 지니고 있는 한국무용(춤)을 배운다는 것은 곧 한국의 뿌리를 잃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편 플로리다 한국무용예술단은 오는 4월 7일(일요일) 오후3시부터 4시30분까지 University of South Florida Theater #1 TAT에서 공연을 갖는다. 게스트 출연으로 품바의 거인 박형진씨와 그 외 홍영옥씨, 최명숙씨 등도 함께 출연하여 무대를 더욱 돋보이게 빛낼 예정이다. 플로리다 한국무용예술단 전원을 비롯한 다수의 출연진이 무대위에서 펼쳐 보여줄 이 소중한기회의 공연무대를 독자여러분들께서는 놓치지 않으시기를 부탁드린다.

이날의 티켓문의와 플로리다 한국무용단의 연락전화는 (609) 707~4649(박애숙 단장) 이다.

끝으로 기자에게, 안무자 겸 무용과 춤의 모든 것을 달관한 박애숙 단장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오직 명확하고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우리가 살아있는 것을 몸짓과 동작의 결정체인 춤(무용)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그저 아름다운 동작이 아니라 살아있는 인간의 신체이기에 가능한 모든 표현방법을 동원해 삶의 희로애락의 모든 것을 춤이라는 형체를 통하여 보여주는 것이라고…..

<김명열 기자>     1158/2019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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