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덕 박사의 재정칼럼(459)>  무효가 된 신용의무(Fiduciary Duty)

<이명덕 박사의 재정칼럼(459)>  무효가 된 신용의무(Fiduciary Duty)

 

가뭄에 단비가 내리듯 투자자에게 정말로 반가웠던 소식은 “재정설계사는 법적으로 투자자의 이익”을 먼저 고려해서 투자해야 한다는 신용의무법안(6/9/2017) 제정이었습니다. 그때까지 주식 브로커, 보험 에이전트, 그리고 대다수 재정설계사는 고객의 이익을 우선해서 일해야 한다는 법적인 요구가 없었습니다. 투자를 도와주는 사람들은 나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서 일한다고 투자자는 막연히 생각했었습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자 재정설계사 15,000명을 고용하고 있던 메릴린치(Merrill Lynch) 금융회사는 신속하게 월스트리트지에 전면광고를 내었습니다. 광고내용의 요지는 메릴린치는 앞으로 수수료(Commission)를 받는 금융상품은 고객에게 일절 팔지 않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이러한 약속을 광고하며 메릴린치가 얼마나 고객의 이익을 중하게 생각하는지를 강조했습니다.

금융회사와 보험회사는 이런 법안에 강력하게 반대했습니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수수료나 비싼 투자상품을 팔기가 어려워집니다. 고객으로부터 고소를 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몇 년의 고통과 수고 끝에 가까스로 통과되었던 법안이 결국에는 또다시 완전히 무효가 된 것입니다. 일반 투자자를 위한 신용의무 법안이 백지화된 것입니다.

 

재정설계사가 어떤 금융상품을 추천합니다. 투자자가 금융상품에 투자하면 재정설계사는 높은 수수료를 받습니다. 금융상품을 판 이유가 투자자의 이익을 위해서 투자한 것인지, 아니면 재정설계사의 이익을 위해서 투자한 것인지 투명하지 않습니다. 신용의무가 없는 재정설계사는 본인의 이익을 위해서 투자자에게 팔아도 법적으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금융상품으론 어뉴어티(Annuities), 로우드 뮤추얼 펀드(Load Mutual Funds), 비공개 부동산 투자(Non-Traded REITs), 등입니다. 어뉴어티의 평균 수수료는 8%, 뮤추얼 펀드는 6%, 그리고 비공개 부동산 투자는 무려 13%입니다. 높은 수수료와 투자 경비는 주식시장이 상승해도 나의 투자 돈이 불어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원금보다 적어지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금융회사는 재정설계사에게 수익 목표를 설정해 주고 목표를 달성하면 보너스와 호화로운 가족여행을 선사합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재정설계사에게는 당연히 돌아오는 수입도 적어지고 승진할 기회도 적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금융회사가 재정설계사에게 요구하는 내용을 월스트리지(Whistle blowers detail Wells Fargo wealth management woes, WSJ, July 27, 2018)가 자세히 기사화했습니다.

 

2018년 6월 신용의무가 완전 폐지가 되자 메릴린치는 기다렸다는 듯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에 고객의 돈을 다시 투자하겠다(Merrill Lynch to resume charging commissions on retirement Accounts, Lisa Beilfuss, WSJ, Aug. 30, 2018)고 발표했습니다. 신용의무 법률이 제정되었을 때는 수수료가 부과되는 금융상품을 취급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법안이 무효가 되자 이런 상품에 다시 투자하겠다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이 세상에 나의 자산에 대해서 나보다 더 신경 써주는 사람이 없다(No one is on your side. Nobody cares about you.)”라는 말이 정녕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신용의무를 갖기 위해서는 간단한 시험을 통과한 후 금융기관(SEC)에 등록하면 됩니다. 평생 모은 소중한 고객의 돈을 운용하며 신용의무가 없다는 것은 이해하기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나의 소중한 자산을 운용하는 재정설계사가 신용의무를 가졌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어려움은 투자자 몫이 되었습니다.

 

정부 기관에 등록된 Registered Investment Advisor(RIA)만이 신용의무가 있습니다. 사실 신용의무가 있다고 해도 재정설계사가 얼마나 성의껏 신용의무를 준수하느냐는 재정설계사 각자에게 달려있습니다. 하물며 처음부터 신용의무가 없는 재정설계사가 여러분의 이익을 먼저 고려해서 투자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이명덕, Ph.D., Registered Investment Adviser (RIA)

www.BFkorean.com  248-974-421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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