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풍양속(美風良俗), 정월 대보름맞이 사랑과 우정의 식탁

미풍양속(美風良俗), 정월 대보름맞이 사랑과 우정의 식탁

멀리 고국을 떠나 이역만리 이곳 미국땅에서 둥지를 틀고 뿌리를 내리며 살아가고 있는 이민1세 한인동포들은 바쁜 이민 생활속에 현실의 구속을 받아 먹고살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자식들의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다보면 고국의 고유 명절들을 잊고 사는 경우가 많이 있다.
특히 우리민족 고유의 명절인 음력설이나 정월 대보름, 한가위인 추석 등의 대 명절을 까맣게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렇다 보니 점점 고국의 민속명절이 뇌리속에서 잊혀져가고, 미국의 신정(1월1일)이나 독립기념일,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인 성탄절이 일상에 접목되어 그날들을 명절로 쇠고 즐기는 경우가 동포들 대부분의 실정이다. 그러나 그러한 실정과 현실을 벗어나 아직도 우리의 주변에는 우리나라 민족 고유명절을 때 맞춰 맞이하고 기념하며 즐겁게 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지난 3월2일은 우리나라 고유명절인 음력 1월 15일로 정월 대보름날이었다. 한국에서는 달(月)은 음에 해당하여 여성으로 본다. 달은 여신, 땅(地)으로 표상되며 여신은 만물을 낳는 지모신(地母神)으로 출산하는 힘을 가졌다고 여겼다. 달은 풍요로움의 상징이었다. 우리의 조국 한국에서는 정월 대보름을 설과 같은 중요한 명절로 여겼다. 지방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개 대보름날 자정을 전후로 마을의 평안을 비는 마을 제사를 지냈다. 전남 해남의 도둑잡이 굿, 완도 장보고 당제, 보성 벌교 갯제, 충남 연기 전의장승제, 전북 고창 오거리 당산제, 경북 안동도산부인 당제, 마령동 별신제, 강원도 삼척 억던 남근제 등등이 있다.
정월 대보름에는 오곡밥을 지어 먹으며, 아침 일찍 부럼이라고 하는 껍질이 단단한 과일(호두, 밤, 다래)을 깨물어서 마당에 버리는 ‘부스럼 깨기’를 하는데 이렇게 하면 1년내내 부스럼이 생기지 않는다고 믿었다. 또 귀 밝이 술을 마시고, 밤에는 뒷동산에 올라가 달맞이를 하며 그해의 소원성취를 빌고 1년 농사를 점치기도 하였다. 즉 달빛이 희면 많은 비가내리고 붉으면 가뭄이 들며, 달빛이 진하면 풍년이 오고 흐리면 흉년이 든다고 하였다. 이밖에 풍년과 복을 비는 행사로는 볏가리 세우기, 지신밟기, 쥐불놀이,줄다리기, 차전놀이, 하회별굿등이 있으며 그밖에 새벽 일찍 일어나 동네 각 집을 돌아다니며 더위팔기도 있다. 이날 대보름에 차려먹는 절식(節食)으로는 대표적인 음식으로 각종 나물과 약밥 및 여러가지 잡곡(오곡/五穀)을 넣고 섞어서 지은 오곡밥도 있다.
지난 3월2일(금) 오후 1시, 한인동포 한남순씨는 매년 정월 대보름을 맞아 집에서 치루는 행사로, 대보름맞이(美風良俗) 상차림, 음식 나누기 사랑의 모임 친교행사를 올해도 10여명의 가까운 친구들을 초대하여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즐겁고 재미있게 정담을 나누며 치렀다.
이날은 바쁜 이민 생활속에도, 어느 친구는 직장을 빠져가며 이 뜻 깊고 즐거운 정월 대보름맞이 음식 파티에 참석하여 우리 고유의 명절을 기리며 이날을 뜻깊고 보람되게 보냈다. 2주일 전부터 정성과 마음을 다하여 준비하여 차려낸 음식상에는 수많은 산나물과 야채, 과일, 다과 등이 푸짐하게 올려져있어 보는 이들의 군침을 북돋았다. 오랫만에 만난 친구들은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정을 나누고 사랑을 나누고 마음을 나눴다.
모두가 보름달 같이 풍성하고 넉넉한 마음과 사랑으로, 오늘밤에 떠오를 보름달처럼 세상을 모나지 않고 둥글게 그리고 밝게 풍요롭게 살아가지고 다짐하며 우정의 꽃을 피웠다. 우리의 머리와 생활속에서 잊혀져가고 있는 이 미풍양속의 정월 대보름맞이의 가정 행사가 이처럼 현실속에 살아서 우리에게 선 보이며 뜻깊은 우정과 사랑의 나눔을 끈끈하게 연결해주는 아름답고 즐겁고​ 좋은 가정모임의 민속절 행사였다. 이러한 고유의 명절맞이 모임이나 행사가 내년에는 보다 더 많은 가정과 사람들에게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우정과 사랑과 미풍양속이 한데 어우러진 멋지고 훌륭한 향기 나고 아름다운 가정 대보름맞이 행사였다.
<김명열 기자> myongyul@gmail.com <1109/2018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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