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칼럼> 화장실 청소하는 사모님

<김명열칼럼> 화장실 청소하는 사모님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마태복음 6:3)”는 성경말씀은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거나 공공의 대중이나 사회 및 단체, 또는 개인의 공익이나 편리, 안전, 진취적인 생활을 영위하기위한 대상으로 봉사나 선행 및 헌신을 할 때는 다른 사람뿐 아니라 자기 자신까지도 모르게 하라는 뜻이다.
어떤 댓가를 바라는 마음에서 봉사나 선한 일을 하는 것은 오히려 악행이고, 그것은 선행이 아니고 작업이며 보상을 받기위한 노동이다. 자기가 한 좋은 일을 다른 사람에게 자랑해서 인정을 받으려하거나, 나는 너한테 이런 일을 해줬는데 너는 왜 나한테 보답해 주지 않느냐? 라며 상대방을 원망하거나, 내가 이런 착한 일을 하면 천국에 갈 수 있을꺼야 라고 생각한다면, 즉 어떤 형태로든 보상을 바라는 욕심이 있다면, 그것은 선행이 될 수 없다.
만약 남에게 해를 끼치는 악행이나 범죄를 저질렀다면 잘못한 것을 알기 때문에 죄의 댓가를 치루고 하나님께 용서를 빌고 회개라도 할 수 있다.
그런데 댓가와 칭송을 바라는 마음에서 좋은 일을 하면 본인이 잘 한줄 알고 자랑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진정한 선행이 될 수 없고 자기자랑을 위한 수단이나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이 나온 것이다. 보상을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적인 진실한 마음에서 저절로 우러나와서 하는 것이 진정한 봉사이고 헌신이며 나눔이다.
진실한 마음으로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무아(無我)의 의식으로 해야 한다. 무아의 의식은 세상적인 욕망에서 자유로워진 상태이다. 거대한 생명 에너지 속에서 너와 나도 없으며, 선과 악도 없는 이원성을 넘어선 무심의 상태이다. 너와 내가 둘이 아닌 하나의 생명에너지이기 때문에, 의무감에서 선한일이나 봉사를 할 필요가 없이 자기 자신을 돕는 것처럼 연민과 사랑이 저절로 나오는 것이다. 이렇게 무아의 의식으로 사랑하고 봉사하며 인간관계를 맺을 때 자기도 모르게 좋은 습관이 형성되고 기질이 정화되며 세상에서 참 사랑을 쌓아가게 되는 것이다. 성경말씀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이렇게 써 있는데,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선행을 하기보다는 죄를 짓고 나쁜 일들을 더 많이 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세상 속에서 선한 일을 하고 좋은 일, 내 몸을 아끼지 않고 고되고 힘든 일,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 섬기는 마음의 봉사자 역할을 감내해내기란 여간 힘이든 일이 아니다.
나는 매일 새벽, 새벽예배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다. 잠자고 있는 나의 영혼을 깨우며, 새벽 일찍 아침예배에 참석하면 많은 은혜와 영감 속에 더욱 하나님을 가까이 하게 되고 마음을 선하게 가다듬게 된다. 나뿐만 아니라 새벽을 깨우는 많은 심령들이 주님 전에 나와 경건한 마음과 정성으로 기도를 드리고 예배를 올린다. 이렇게 성도들이 예배를 마치고 떠난 후, 어질러진 예배당이나 화장실은 지저분하고 더러워질 수밖에 없다. 교회당을 청소하는 일꾼은 매주일 대예배가 끝난 후 청소를 맡아서 하는데, 주중에는 인력이모자라고, 모두가 바쁜 생활 속에 생업에 종사하다보니 일손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한 빈 공간의 청소 공백기를 우리교회의 사모님이 담당하고 있다. 이것은 누가 시키거나 부탁을 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인 봉사와 헌신으로 하고 있다. 매주 6일 동안 새벽기도를 마친 후 성도들이 떠나간 후에는 어김없이 사모님은 빗자루를 들고 쓸고 걸레로 닦으며 화장실과 교회바닥을 구석구석 청소를 한다. 모두가 돌아가고 아무도 없으니 보는 이도 없고 알 수도 없다. 교회청소를 한다고 별도로 수고료나 그 댓가를 지불받지도 않는다. 순전히 솔선, 자발적인 봉사이고 선행이
다. 이러한 행동을 교인들은 전혀 모르고 있다. 그야말로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선행이다. 새벽기도회에 참석한 교우들을 위해 다과를 준비하여 대접하고, 주일, 수요예배에는 피아노반주로 봉사하고, 성가대, 부엌의 설거지, 등의 일들로 쉴틈이 없이 부지런히 움직이며 솔선수범의 묵묵한 헌신을 남들 모르게 이어가며 예수님의 가신 길을 기리며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하나님을 향해 오늘도 기쁨과 보람 속에 걸어가고 있다.
교회에서 사모님의 역할과 할일은 너무나 많이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사모의 역할에 대한 기대치가 달라지고 있다. 사모가 어느 하나의 고정된 역할에 묶이기보다는 교회와 가정, 하나님나라 확장을 위한 일터 사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활동과 사역을 맡고 있는 것이 현세의 추세다. 목사에게는 가장 친근하게 대화할 사람이 자신의 아내밖에 없다. 때문에 사모는 목회자의 절대적인 동반자관계이며 목회사역을 돕는데 꼭 필요한 일꾼이다. 그런데 이러한 목회자 아내인 사모는 교회에서 큰소리도 못치고 활발하게 활동하기도 어렵고 잘하나 못하나 늘 가십거리의 대상으로 되어있다. 아무리 잘해도 중간, 50점을 넘기가 힘들고 조금만 잘못하면 낙제점을 받기가 십상이다. 목사가 맘에 안 들고 싫으면 제일먼저 성도들에게 씹히는 대상이 목회자의 아내인 사모다.
사람들(성도들)과의 관계를 긴밀히 하다보면 말이 생기게 되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어도 일을 하지 않는다고 소문의 대상이 되며, 어느 때는 성도들과 교제를 하다보면 자신의 남편에 대한 목사를 비판하고 나쁘게 얘기하는 소리도 듣게도 된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샌드위치 상태이다. 잘하면 중간이고 못하면 본전을 찾기도 힘들게 된다. 외부에서 활동하면 밖에서 돈다고 난리이다. 그러다보면 사모들이 자신의 일을 찾아서 하게 되는데, 때로는 무리수를 둘 때가 있어 교회분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목회자 아내, 사모의 행위여부가 교회의 성장 및 분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목회자 아내, 사모들 중에는 적극적인 성향으로 인해 봉사로 헌신하면서 교인들과 화목하게 일을 잘하고 있는 사모도 있는가하면, 성격상 소극적인 자세로 뒤에서 조용히 눈물과 기도로 고개 숙이고 헌신적인 자세로 목회자나 성도들을 위해 봉사하는 사모도 있다.
분명한 것은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간에 육적인 생각이 아니라 영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교회내 불협화음이 없도록 해야 한다. 사모는 자신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자신의 남편인 목사를 위주로 한 봉사와 헌신이 아니라 온 성도의 남편이자 아내인 그리스도를 위한 봉사와 헌신이 필요하다. 때문에 사모는 교회에서 언제나 지혜와 중용이 수반되는 봉사자와 섬기는자의 겸손함과 온유를 곁들여 누나와 어머니 같은 따듯한 사랑의 표상이 되어야한다.
목회자의 아내 사모는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숙명적으로 감당해야할 하나님께서 택하신 종이며 심부름꾼이고 딸이다. 경제적 어려움, 가정의 일, 성도 및 남편과의 갈등, 외로움 속에서도 품위를 지키기 위해 사모는 언제나 웃음을 강요당한다. 교회에서는 교사가 부족하면 교사로, 반주자로, 성가대원으로, 부엌의 살림꾼으로, 청소부로, 가정에서는 엄마로, 부인으로, 등등 사모가 맡은 역할은 너무나 다양하고 많으며 벅차다, 그런데 내가 적을 두고 다니는 우리교회의 사모님은 이러한 모든 역할을 군말 없이 묵묵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빛과 소금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어찌 보면 자기가다니는 교회의 사모님
자랑 같지만, 오늘도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묵묵히 수행해가고 있는 사모님이 자랑스럽고 칭찬하고 싶어서 글을 써 올렸다. 아마도 모르긴 모르지만 모든 교회의 사모님들이 이와 같이 봉사와 헌신을 아끼지 않는 사모들이 많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영적으로나 지적으로나 인격적으로도 균형을 이루며 교인 모두에게 사랑의 화신으로 천사 같은 웃음을 지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숨은 봉사자역을 감내하는 나의교회 사모님의 아름다운 선행과 봉사 이야기를 여러분들께 들려드린다. 음덕양보(陰德陽報), 남들 모르게 선행이나 덕행을 쌓으면 반드시 어떤 형태로든 그 선행의 결과를 하늘로부터 보상을 받는다는 뜻처럼, 사모님께는 반드시 보상이 하나님으로부터 내릴 것이며 나중에 천국에 가서도 후한 상과 축복이 임할 것임이 확실히 믿어진다.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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