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칼럼> 꿀벌의 교훈

<김명열칼럼> 꿀벌의 교훈

싹이 돋아난지 얼마 안되는 딸기의 새싹 위에 스프링쿨러의 물줄기가 시원스럽게 뿜어져 딸기 잎들을 목욕시켜주고 있다.
플로리다의 가을은 딸기밭에서 시작되는듯 하다. 북쪽의 시카고나 미시간, 위스컨신등의 추운지방은 눈과 얼음으로 꽁꽁 덮여 추위속에 떨고 있는때, 이곳의 플로리다 지역은 엄동의 1~2월달이되면 본격적인 딸기의 수확철이 되어 밭에서 따낸 딸기들을 전국으로 출하시키고 있다. 9월말이나 10월초에 심어진 딸기는 3~4개월동안 농부의 정성어린 보살핌과 가꿈으로 땀 방울속에 결실을 맺어 보람의 소득으로 경제적인 풍요를 선물해준다.
지금은 딸기밭에 씨를 모종한지가 1개월이 돼가고 있다. 모래의 비율이 많이 섞여있는 플로리다의 밭은 비가와도 금새 땅속으로 빗물이 배수되어 항상 밭작물들은 목이 말라 갈증속에 농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딸기밭 주인은 수시로 스프링쿨러를 작동하여 딸기밭에 물을 뿌려서 목마름을 해소시켜주고 작물들의 성장을 도와주고 있다. 이렇게 밤낮없이 가꾸고 돌보며 손길을 떼지 않는 농부의 마음은 항상 농작물 곁에 머물며 풍요로운 수확을 기대하고 바라는 기도의마음도 게을리 하고있지 않다.
가을의 농촌에는 바쁘게 일하는 또 하나의 일꾼들이 있다. 바로 꿀벌들이다. 꿀벌은 사람들이 본받을점들이 너무나 많다. 개미도 부지런히 일하고 열심히 먹을 것을 모아 추운겨울을 대비하는 그 지혜와 근면성은 사람들에게 교육이 되고 모범이 된다.
그러나 개미는 열심히 일하고 모으고 얻어진 수확물을 혼자서 가족들끼리만 먹지, 이웃이나 남들에게 나눠주거나 베풀지를 않는다. 그 개미들에게서 남을 위한 베풀음이나 나눔의 온정은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러나 꿀벌은 열심히 일하여 모으고 수확한 꿀을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나눠주는 미덕을 보여준다. 이른봄 오렌지나무의 꽃에 꿀벌이 찾아왔다. 꿀벌은 꿀을 얻었고 오렌지나무는 수정을 이룰 수 있어 열매를 얻었다. 둘다 손해를 보지 않았다. 둘이다 모두 이익을 얻은 것이다. 상생이란 이런 것이다. 꿀은 오렌지나무에게는 필요하지 않다. 그 꿀은 오렌지열매를 얻기 위해 아낌없이 벌에게 주려고 만든 것이다. 꿀벌은 꿀을 얻기 위해 수고스럽게도 멀리서 날아왔지만 그 덕분에 오렌지를 얻을 수 있도록 수정을 시켜주었다. 아무도 손해 보지 않는 공평함, 서로가 이익을 얻는 공평함, 이것이 바로 상생이다. 우리는 꿀벌과 오렌지나무에서 상생을 배운다.
우리는 꿀벌에게서 배울점이 너무나 많다. 우선은 꿀벌의 근면성이다. 곤충전문가들의 말에 의하면 한마리의 꿀벌이 1Kg의 꿀을 빚기 위해서는 무려 30만Km가 넘는 거리를 날아다녀야하고 약 1200만송이의 꽃을 찾아 화밀을 채집해야한다고 한다.
이러한 놀랍도록 부지런함과 끈기에 저절로 머리가 숙여진다. 우리네 사람들도 끈기가 있고 부지런하다면 이 세상에 못해 낼 일들이 없을 것이다. 끈기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 재능도 끈기를 능가할 수 없으며 재능이 있어도 성공하지 못한 사람은 너무나 많다. 끈기 있고 부지런한 사람은 반드시 성공한다. 끈기는 노력과 통한다. 성공은 노력의 결과일 뿐이다. 노력에 대한 가장 값진 보상은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우리자신의 멋진 모습이다. 모든 사람들이 꿀벌의 근면성을 본받아 이 세상을 부지런히 살아갔으면 좋겠다. 꿀벌은 그 책임성 역시 어느 곤충보다도 강하다. 꿀벌이 힘들게 채집해온 화밀이 직접 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꿀벌은 화밀을 삼켰다가 위에서 정화시킨 후 다시 토해낸다. 이렇게 삼켰다가 토해내기를 120차례내지 140차례를 반복해야 꿀즙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꿀즙은 정교하게 만들어진 6각형의 벌집에 축적해두는데 그 꿀즙에는 수분이 많이 섞여있어 오래 저장할 수가 없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꿀벌은 다시 자기의 날개를 부지런히 놀려 부채질을 해주는 방법으로 꿀즙에 있는 수분을 없애는데, 이 과정을 끝내야 걸직하고 향긋하며 맛있는 꿀로 완성이 되는 것이다.
가을이 우리들을 향해 미소를 던지며 손짓하고 있다. 하늘은 맑고 투명한 얼굴로 환하게 웃고 있고, 이름 모를 들꽃과 들국화, 과꽃 등의 가을에 피어난 꽃들은 고운향기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있다. 보이는 것은 보이는 것대로, 들리는 것은 들리는 것대로, 후각을 자극하는 것은 자극하는 것대로 가을향기를 찬양하고 있다. 넉넉하고 후한 마음으로 누구든 상관하지 않고 수용하고 있다.
차별도 하지 않고 가리지도 않으며 아늑하고 포근한 마음으로 가슴속으로 품어 안고 싶어 한다. 바람에 하늘거리는 들꽃들의 유혹에 벌들이 분주하다. 이꽃 저꽃 분주히 방문하느라고 정신이 없다. 그렇게 열심히 날개짓을 하고 있으면 힘이 들기도 하고 피곤할 법도 한데 좀처럼 쉬지 않는다. 이 아름다운 가을의 정취에 빠져서 마음이 흔들릴 법도 한데 벌들은 조금도 쉬지 않는다. 지켜보는 이도 없다. 누군가가 더 일을 하라고 독려하는 이도 없다. 그래도 가을하루가 짧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듯이 잠시도 옆눈을 팔지 않고 꿀 따는 일에만 열중이다. 저렇게 열심히 일을 하는 보람이 겨울의 양식은 물론 여왕벌, 아기벌, 집지키는 병정벌, 아파서 일 못하는 동료 벌 등등에게 줄려고, 자신을 위해서는 조금도 애쓰지 않는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다. 자신보다는 남을 위하는 마음이 앞서고 있다. 열심히 일하는 보람이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를 위하는 것에 있다는 것을 쉽게 알수 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부지런히 땀 흘리며 일하면서 그 고통을 참아내는 이유가 다른 이를 위해서라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벌들의 사회가 번성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기 개인의 이익과 이기심을 채우기 위하여 일을 했다면 이미 오래전에 멸종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여왕벌을 중심으로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종족을 위해서 일했기 떄문에 번영을 누리고 있다.
가을은 아름답다. 어디를 보아도 밖으로, 벌판으로, 들이나 산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고 정겨운 사람과 함께 가을을 찬양하고 싶어 진다. 그래서 책을 읽고 글을 쓰다 펜을 집어던지고 가을의 들판으로 나왔다. 뜨거운 한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찾아오니 농촌은 바빠지고 꿀벌은 겨울이 오기전에 꿀을 한방울이라도 더 모으려고 분주히 꽃을 찾아 날아다닌다. 저렇게 바쁘게 일하는 꿀벌에게서 인생을 배운다. 잠시도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 모습에서 겨울을 준비하는 지혜를 얻는다. 무엇하나 버릴 수 없을 정도로 뺴어난 가을뒤에는 하얀 겨울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우리 곁에 숨쉬고 있는 이 가을이 아름다운 것은 겨울을 준비하기 위함이라는 진리를 깨닫게 된다. 오늘은 분주히 바쁘게 일하고 있는 꿀벌들에게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하는 가를 배우게 되고 지혜를 얻으며 나눔과 베풀음의 아름다운 온정의 마음도 배웠다. 나는 오늘 꿀벌을 치는 농장을 방문하여 꿀벌들이 분주히 오가며 일하고 있는 모습들에서, 참으로 이 가을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는 조화의 모습들을 보고 배우며 커다란 감명을 받았다.
<칼럼리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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