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기행문> 가을 구경, 그리고 힐링 여행

<김명열기행문> 가을 구경, 그리고 힐링 여행

최근 약 10여년전부터 미국을 비롯한 한국이나 선진사회국가들이 힐링의 붐이 일어나고 있다. 복잡하고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사회의 트랜드를 한 단어로 규정하여 말을 한다면 바로 힐링이다. 너도 나도 힐링을 챙기면서 건강하고 마음과 정신적으로 풍요롭게 살기위해 힐링 열풍이 일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남녀노소 할 것없이 외치며 갈구하고 있는 힐링이 도대체 무엇일까?
힐링(Healing)이란 치유를 의미한다. 요즘 우리들의 사회에서 널리 받아들여지는 힐링의 의미는 몸의 치유보다는 마음의 치유이다. 현대사회를 살아가기에 받는 정신적인 스트레스 지수는 모든 현대인들에게 높지만, 특히 우리 한국의 이민자들은 경제규모에 비해 다른 나라 사람들이나 미국사람들에 비해 더 많은 노동시간(특히 자영업자와 군소업자)을 감당하고 있으며, 노동시간 대비 업무량도 어느 미국의 이민자들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국사회에서 힐링이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유행을 하기 시작한 것은 2012년경 말로 보이는데, 웰빙이라는 트랜드에서 힐링이라는 트랜드로 전환되면서 우리의 삶은 현실과 환경의 구속에서 자신에 대한 족쇄를 스스로 풀어놓으려는 움직임이 많아졌다.
이렇게 힐링의 붐이 일자 그 힐링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그 효능을 체험하고 밑바닥을 헤매던 삶을 재충전시키며 활기를 되 찾았고 긍정적이고 도전적인 삶으로 탈바꿈하기도 하였다. 그 힐링이 주는 정신적인 효능은 대략 다음과 같다. (1)스트레스의 해소, (2)좌절감의 극복. (3)삶의 재충전. (4)동질감을 통한 위로. (5)앞으로 나아갈 용기와 희망. 또한 힐링이 주는 육체적인 효능역시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 이것을 요약하여 설명을 한다면 다음과 같다. (1)건강한 육체의 회복. (2)스트레스로 인한 각종질환의 방지. (3)생기 있는 피부와 표정. (4)면역력 증강, 소화부진 해소, 염증 완화, 해독력 증진 등등……….우리의 삶속에 스트레스에서 오는 육체적인 손실은 매우 크다. 스트레스는 호르몬분비를 교란시키고 독소를 체내에 쌓게하여 만병의 근원으로 일컬어진다.
힐링을 통해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면 몸에 쌓인 독소가 배출되고 염증이 완화된다. 신경성으로 앓던 염증이 완화되면서 소화부진과 자주 체하고 식욕이 없던 사람들도 치유될 수 있다. 건강한 육체를 회복함으로써 생기있는 피부의 표정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효능의 힐링을 얻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산속에 사는 사슴들도 자기만의 힐링 방법이 있는데, 상처를 입거나 몸이 지쳤을때 천연온천이 형성된 동굴로 들어가 따끈한 온천욕을 즐기며 동굴벽에 붙어있는 소금을 핥아먹는 흴링방법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의 어느 리서치 연구기관에서 자기 자신의 힐링을 찾고 얻는 방법을 무작위 선정해 3천여명에게 문의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5.6%가 여행이라고 답변했다. 이와 같은 예와 결과로 볼때 여행은 정말로 힐링을 얻는 데는 최상의 방법이고 선택인 것으로 생각된다. 힐링을 떠나 여행은 대개의 경우 어느 사람이나 다 좋아하고 선호한다. 나 역시 또한 여기에 속하는 사람이다. 나는 꼭 힐링을 얻고 찾기보다는 본능적으로 여행을 좋아하고 취미생활로 여기며 생활의 일부가 아니라 생활의 전부로 받아들여 틈 나는대로 여행을 즐기며 다녀온다.
나의 여행은 시간이나 날짜, 계절에 관계없이 일년 열두달, 즉 시간의 여유나 여행의 유혹이 생겨날 떄면 언제고 여행을 떠난다. 이번 가을에도 마찬가지다. 찬란하고 화사하게 빛나는 햇볕은 황금빛으로 변해가는 들과 산천의 자연동산으로 나를 불러들였으며 나는 들뜬 기분과 기대감으로 벅차서 그 안으로 뛰어들었다.
아름다운 가을, 노오랗게 피어난 들꽃이 화무(花舞)속에 바람조차 수줍어 멀리 구름속으로 사라진다. 바람에 날려 쫓겨간 구름의 자리에는 순수색깔로 파랗게 칠해진 하늘이 미소띈 얼굴로 나를 윙크한다. 솜털이 보송보송 돋아난 애띈 열일곱살 예쁜 처녀의 눈웃음에 이끌리듯 나 역시 자신도 모르게 노랑과 주황색으로 곱게 분칠한 가을의 화사한 얼굴과 눈웃음에 유혹되고 빨려들어 여행가방을 챙겨들게 되었다. 가을이 소리 없이 찾아와 나에게 팔짱을 끼고 데이트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9월20일경부터는 9월의 하순으로 친다. 온대지방의 경우 이맘때가 되면 초목들은 왕성한 성장기와 생육기간을 멈추게 되며 줄기나 나무가지에 공급되는 수분도 수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초목들은 초록의 색깔을 연한 주황색이나 노랑 또는 갈색으로 변신을 시도한다.
기온은 하루가 다르게 내려가서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함을 떠나 서늘한 기운까지 느껴진다. 그러나 아열대지방에 속하는 플로리다 탬파의 경우 9월의 하순에 접어들어서도 온대지방의 한 여름 극치를 이루는 무더위수치인 화씨91~2도를 나타내고 있다. 이때쯤이면 가을이 절정을 향해 달음박질하고 숨가쁘게 달려갈 때인데 플로리다는 아직도 여름의 기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에어컨은 하루 24시간 작동해야만 한다.
그래서 많은 철새 주민들은 여름 6개월은 시원한 북쪽지방에서 살다가 플로리다의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되는 11월경부터 한,두사람씩 보따리를 싸들고 추위를 피해서 겨울을 나기위해 플로리다로 내려온다. 가을이 아직도 찾아오지 않은 플로리다 탬파에서 나는 가을을 구경하고 즐기기 위하여 가을의 품속에 안겨있는 북쪽지방의 시카고를 찾았다. 이곳은 내가 이민와서 첫발을 내디딘 땅이며 온갖 고생과 역경속에서도 노력과 근면을 좌우명으로 삼고 도전과 응전의 경험과 체험이라는 귀중한 삶의 교육적인 가치를 깨닫고 배우게 해준 일터이자, 내 마음의 고향인 제2의 고향이다. 이곳에서 어언 40년 가까이 뿌리를 내리고 살면서 나는 내 나름대로의 America Dream을 이룬 내 삶의 터전이기도 한 곳이다.
몇달만에 다시 방문한 시카고는 옛 모습 그대로였으나 다운타운의 고층건물들의 숲속에는 이곳저곳에서 높은 건물을 짓느라고 건축공사가 한창이다. 가는 날이 장(葬)날이라고, 이곳에 와보니 갑작스레 찾아온 인디언 썸머로 한낮의 최고기온이 화씨90도를 넘어서고 있다. 며칠 동안을 무더운 기온이 머물면서 거리에는 반소매, 반 바지차림의 한여름 복장들이 거리를 메우고 있다. 미시간 호수에는 뱃놀이를 즐기는 보트들이 즐비하게 떠 있고, 관광객을태운 페리 유람선은 대목을 맞아 물살을 가르며 분주히 오가고 있다. 평균적으로 본다면 이때쯤의 평균기온은 72~3도가 정상인데 평년이나 예년에 비해 20여도를 웃도는 고온이 지속되고 있다. 1998년 9월26일의 레코드 기온이 화씨 90도였었는데 2017년 9월26일의 새로운 레코드 기온은 화씨93도를 기록했다.
무더운 기온을 체감으로 느끼며 집 앞의 미시간 호수변을 걷다보니 하늘만은 가을의 하늘을 잃지 않고 높고 파란 색채를 띄고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공원이나 자연녹지 지대는 옅노랗게 가을이 물들어 나뭇잎의 색깔들이 아름답게 변색되어가고 있다. 가을이 도시나 농촌을 가리지 않고 모두 품안에 넣고 가을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참으로 아름답고 나른하며 화사한 햇볕속에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여행의 충동감을 가을하늘과 자연들이 부추기고 있다. 이 가을이 나를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칼럼리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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