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칼럼> 새해를 맞으며 미국에 바란다

50년만에 국교정상화를 선언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

<김현철칼럼> 새해를 맞으며 미국에 바란다
쿠바 뿐 아니라 북한과도 화해하자.

미국 정부가 현재 지구상에서 거추장스럽게 생각하는 나라는 북한, 이란, 시리아, 쿠바 등이다. 그 중 가장 적대시하는 나라는 바로 북한이다. 쿠바의 경우, 1959년 피델 카스트로의 혁명이 성공하자 4년 후인 63년부터 지금까지의 반세기 동안 미국은 쿠바를 코앞의 원수처럼 대해왔다.
그러던 미국이 최근 ‘쿠바와 등지고 사는 게 미국도 쿠바도 득이 될게 없더라’면서 다시 화해하는 과정에 있다. 워싱턴 정가 소식통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 2~3월 경 두 나라 수도에 대사관이 각각 들어서게 된다는 소식이다. 물론 이를 극구 반대하는 공화당의 변수 때문에 오바마의 꿈이 이루어질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그런 미국이 왜 북한만은 아직도 원수처럼 대하고 있을까? 바로 북한은 쿠바와는 달리 핵무기 능력을 가졌기에 미국의 아시아 패권 유지에 걸림돌임을 알면서도 미국이 북한을 혼내주지 못했던 것은 북한의 독재체제에서 오는 인터넷 기반시설(Internet Infrastructure)이 다른 나라와는 너무도 다른데다 사이버 전쟁에 관한 한 미국(요원 약 2만8천)에 대등한 실력의 사이버 전사들(군당국 추산 약 5천9백, 전문가 추산 1만2천여)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초등학교 때부터 사이버 전사 육성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니 그 실력을 가히 짐작할 만하지 않은가. 세계 2위라는 중국은 군관민 총 152만여 명의 사이버 전사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보다 숫적으로 월등히 많은 사이버 전사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중국이 2위로 알려 진 이유는 전사들의 질적 차이에서 오는 것일까?
북한은 김씨 3대가 지배해 오는, 이 세상에서는 드문 독재국가로 극소수 몇 백 명만 해외 정보용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고 일반인들에게는 전혀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게다가 인터넷 사용에 꼭 필요한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nternet Provider)도 중국에서 제공한 것으로 북한이 사용 할 수 있는 것은 단 한개 뿐이란다. 거기에다 북한의 최정예 사이버 전사들이 철저히 감시, 통제하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도저히 이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를 뚫고 들어 갈 가능성이 아주 희박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한국이나 미국처럼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가 너무 많은데다 모든 분야에 이용되고 있어서 아무리 외부에서 들어오는 공격을 감시를 한다 해도 해킹 당할 가능성이 많아 미국의 정보기관이나 국방성, 한국의 원전 관련 한수원, 농협 등 주요 부서가 사이버 공격 및 해킹을 당하는 사건이 가끔 일어나는 것에 반해서 인터넷 기술 기반시설이 아주 빈약한 북한은 오히려 그러한 결점이 해킹 문제에 있어서는 철벽을 쌓은 듯 장점으로 작용한다는 역설이 가능한 것이다.
거기에 북한은 20 년 전인 김정일 당시부터 현재까지 러시아와 중국의 도움으로 최정예 사이버 전사들을 육성, 전 세계 3위라는 강력한 사이버부대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한국(6백여명)의 경우는 그 아까운 시간에 부정선거를 성공시키기 위한 사이버 전사들을 길러내는 허송세월로 이미 전임 사령관 2명이 정치 관여 혐의로 기소되는 등 사이버 전사들의 실력은 이제 미미한 걸음마 단계라니 한심하기 짝이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만일 북한이 미국의 쏘니 픽쳐스(Sony Pictures/영화사)를 사이버 공격(Cyber-Attack) 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하더라도 이러한 북한의 IT 여건 때문에 반격이 쉽지 않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최근 김정은에 대한 암살 음모를 소재로 한 코미디영화 ‘더 인터뷰(The Interview)’를 만든 쏘니 영화사는 해킹 피해에 이어 상영중지 협박까지 이어지면서 12월25일로 예정됐던 영화의 개봉을 취소했다가 “북한에 굴복했다”는 비판여론이 대두되자 상영관을 대폭 줄인 상태로 개봉했음은 넷 플릭스와 애플 등 주요 인터넷 콘텐츠 취급업체들이 이 영화의 개봉을 꺼렸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한편 오바마 행정부는 12월 19일, 이렇다 할 근거도 없는 추측만으로 쏘니 해킹을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 “비례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고 이어 북한의 모든 전산망은 한동안 다운됐다가 회복됐다고 한다. 그런데 오바마의 말처럼 북한의 짓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사실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어 흥미롭다.
최근 미국의 민간 사이버보안업체 ‘노스’는 쏘니 영화사의 해고에 불만을 품은 전직 직원들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조사결과를 연방수사국에 전달했다. 또 ‘Gods Apstls(신의 사도Apostles라는 뜻 = 약자로 GOP)’라는 이름으로 지난 11월 21일 쏘니 영화사 최고경영자 마이클 린턴을 비롯한 이사진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보면 해커들은 쏘니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 앞서 금전을 요구했고, 이게 받아들여지지 않자 실제 공격에 나선 것이라니 쏘니 영화사 해킹 목적이 김정은의 암살을 다룬 <더 인터뷰> 상영 저지에 있었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오히려 쏘니 해킹이 애초부터 북한과 무관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지 않은가.
보안 및 위험 관리 전문 매체인 CSO의 12월 1일자 보도를 보면 GOP 회원이라는 사람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떤 국가의 지시 하에도 있지 않고 미국, 영국, 프랑스의 저명인사들을 포함한 국제 조직”이라면서 “우리의 목적은 쏘니 영화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영화 ‘더 인터뷰’에 있지 않는데도 우리의 활동이 ‘더 인터뷰’와 관련된 것처럼 광범위하게 보도되고 있다. 이는 이 영화가 얼마나 위험한 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다. 이 영화는 대규모의 해킹 공격을 야기할 정도로 위험하다. 쏘니 영화사는 돈을 위해 평화와 안전을 해롭게 하고 인권을 침해하면서 영화를 만들었다. ‘더 인터뷰’에 대한 뉴스는 우리로 하여금 쏘니 영화사의 범죄를 알게 한다. 쏘니의 활동은 우리의 철학과 배치된다. 우리는 쏘니의 탐욕에 맞서 싸울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를 놓고 내가 ‘또 다른 톤킨만 사태로 비화할 수 있겠구나’ 하고 걱정하는 이유는 근거도 없이 미국이 베트남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베트남군이 미군함을 공격한 것처럼 꾸며 ‘덤터기 작전’을 조작해서 침공했던 일, 있지도 않은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며 거짓말 정보를 조작해서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는 등 그동안 미국의 해 온 짓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수백만 억울한 생명을 희생시키지 않았던가.
최근 남북 화해 무드가 일자 미국이 이를 차단하겠다는 듯 ‘쏘니는 북한이 공격했다’고 억울한 누명을 씌워 남북한 정부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느낌을 준다. 남북 화해 무드가 싹트면 미국은 남북한 냉전을 미끼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는 무기장사를 접어야 하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지구상의 새로운 전쟁 양상은 비행기가 날아 핵폭탄을 떨어트리고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적국의 심장부를 날려 버리는 과거의 개념이 무너지고 이제는 인터넷이 전쟁의 양상을 바꿔놓은 것이다. 그래서 ‘군사 강국과 약소국의 구분이 없어지는 사이버 전쟁의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음’을 피터 싱어(미국의 전쟁학자)는 “전쟁술의 평등화”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나는 새해를 맞으며 은근히 미-북 간 국교 정상화를 꿈꿔 본다.
물론 미 북 관계 정상화로 두 나라 사이에 냉전이 가시고 훈풍이 불면 남북한 냉전도 사라져 피를 먹고 산다는 미국이 싫어하겠지만, 현재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과의 교류에서 얻는 이득의 상당 부분을 미국도 할애 받는 반대급부 또한 무시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의 지하자원 잠재 가치를 9조7천 574억6천만 달러(약 1경1천26조 원)라고 추정(북한 자원연구소 최경수 소장),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거기에다 세계 10위권의 금 매장량을 비롯해 세계 2위인 희토류, 탄탈륨, 우라늄, 무연탄, 철, 마그네싸이트, 거기에 세계 3대 매장량을 자랑하는 석유(약 1,470억 베럴=1경5백조원) 등 까지 합치면 2경1천5백조원이 된다. 이 수치는 남한과 비교할 때 133배나 된다니 북한이 자원 부국임을 알고 있는 미국 경제학자들은 오바마 등 정치인들이 무기장사라는 타성에 젖어 아직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안타까워하지 않을까?
이러한 내 꿈이 이뤄지는 날, 6년 전에 클린튼이 계획했던 것처럼 미국과 북한의 대사관이 평양과 워싱턴에 들어설 것이오, 한국과 북한 또한 완전히 냉전에서 벗어나 통일의 길로 매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며 따라서 보수 정권은 지금까지 해 오던, 북한을 팔아 자기네 부정과 불의를 덮는 짓을 다시는 자행하지 못할 것이다. 동시에 지금 전염병처럼 전국을 뒤덮고 있는 신메카시즘 ‘종북’ 이라는 상식 이하의 단어도 차차 부끄러워지지 않겠는가!
새해 2015년, 을미해를 맞이하면서 정부 위정자들도 이제 사심을 버리고 진정한 의미의 남북 교류가 7천5백만 우리 겨레에 얼마나 득이 되는지를 민족의 앞날을 생각해서 저울질 해 봐야 할 때다.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북에 도착한 김대중을 영접했던 김정일이 미 정보기관의 도청이 두려웠는지 조용히 차 속에서 한 말 ‘북한 지하자원 엄청납네다, 왜 남을 줍네까!’ 즉, ‘우리 민족끼리 경제협력을 이루어 서로 나누어 가져야지, 왜 중국이나 러시아에 그런 기회를 주느냐?’ 고 했다던 그 말이 해가 거듭돼도 잊히지를 않는구나. kajhck@naver.com <958/2015-01-07>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