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칼럼> 박근혜 정부는 반드시 한민족 공멸을 막아야 한다.

<김현철칼럼> 박근혜 정부는 반드시 한민족 공멸을 막아야 한다.

레이먼드 아디에어노(Raymond Odierno) 미 육군참모총장은 며칠 전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행한 강연 도중 전례 없이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긴급 상황 가운데 가장 위험한 것이 한반도에서의 전쟁이며 이는 극도로 위험한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의 과문(寡聞)의 탓인지 230여년 미국 역사상 미군 수장의 이러한 발언은 처음 들어 보는데 세계 최대 강국인 미 육군참모총장이 대 북한 전쟁을 그토록 위험하다고 판단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렇지 않아도 이번에 실시된 한-미 양국군의 정례적 연합훈련인 키 리졸브(Key Resolve) 및 독수리(Foal Eagle) 훈련은 미국군과 한국군 역사상 전례가 없던 규모인데다 전 세계의 군사 훈련 중 최대 규모로 22만여 명의 한미 양국군이 동원된 사실로 미루어 보아 핵무기를 끝내 포기하지 않는 북한의 목을 이제 마지막으로 조이기 위한 훈련임을 짐작케 했다.
북한이 1969년 당시 소련의 프로그(Frog) 지대지 로켓포를 지원받은 후 본격적으로 80년대부터 핵무기 개발이 시작된 이유는 이미(1958년부터) 한국에는 주한미군의 미사일이 있어 위협을 느끼는데다 재래식 무기를 개발하자니 막대한 재원 염출이 불가능한 현실, 거기에 미국의 위협을 견디기 위해서는 꼭 핵무기가 필요한데 이는 저비용으로 개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동안 여러 차례의 6자회담을 통해 북은 마치 핵개발을 중단할 듯 말 듯 ‘벼랑 끝 전술’로 시간을 끌면서 오늘에 이른 것은 핵개발을 위한 시간 벌기 작전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북의 입장에서 보면 리비아의 카다피가 끈질긴 미국의 압력과 회유에 굴복, 끝내 핵무기를 포기한 결과 돌아 온 것은 죽음뿐이었다는 결정적인 사실을 기억하고 핵 포기란 즉, 죽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였음이 분명하다.
북이 핵무기 개발에 성공하면서 지난 2006년 10월(1킬로톤급) 제1차 핵실험에 이어, 2차는 2009년 5월(6킬로톤급), 3차는 2013년 2월(15킬로톤급-히로시마 원자탄과 같음) 각각 핵실험에 성공, 세계에서 열 번째 핵보유국이 되었다. 특히 3차 실험의 결과 전문가들은 이미 북이 소형화(핵탄두화) 단계를 넘어 섰고 지난 2월21일부터 3월3일까지 발사된 10발의 신형방사포와 유도장치가 장착된 미사일의 경우 그 중 2발은 500킬로가 넘는 사정거리였으며 16일에 동해로 발사된 25발(이번의 경우 관성유도방식으로 비행하는 70킬로미터 사거리의 차량탑재형)의 프로그 로켓탄 및 미사일 등 모두가 명중률이 아주 높았다는 사실을 한-미 당국이 인정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에 북한이 원자탄에서 수소탄으로 넘어가는 과정의 고도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1만km ~ 1만3천km 이상의 ICBM 사정거리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에서 1만km는 미국 서부 지역, 1만3천Km는 미국 대부분 지역까지 도달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닌가.
그동안 북한은 지속적인 미사일 개발에 나서 오늘 날 사거리가 300km인 스커드B와 500킬로미터인 스커드C, 700킬로미터인 스커드ER를 개발했으며 또 북의 최전방에는 방사포, 다연장로켓포, 곡산자주포 등 장사정포 약 1만문이 서울을 겨냥하고 있는데 이 대포탄이 동시에 발사될 때 거기에 대한 국군의 대책은 거의 무방비 상태라니 가슴이 먹먹해 질 뿐이다.
그동안의 북한 미사일 발사는 동서해상에서 펼쳐지는 ‘독수리’와 ‘키리졸브’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대한 대응임이 분명하다. 북의 자세는 지금까지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자기네 목 앞이 아닌 서해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하도록 요구해 왔다. 하긴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본다면 만일에 북에 그럴 능력이 있다고 가정하고 해마다 북한군이 미국 캘리포니아 앞바다에서 대대적인 군사훈련을 벌인다면 그 꼴을 보고 넘길 미국이겠는가?
그런데 핵탄두화까지 성공시킨 북한을 상대로 하는 전쟁이라면 이제 경제력으로 보아 미국의 600분의 1(한국의 30분의 1)밖에 안 되는 북한, ‘벼랑끝 전술로 큰소리나 치는 북한’으로 오판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 아닌가. 군사력으로나 경제력으로 전혀 비교가 안 되는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을 통해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은 북한도 월맹도 결코 이기지 못했던 수치스런 전쟁사를 기억하고 있다.
미군 수뇌부가 인정하듯이 북한이 이제 제대로 된 핵보유국이라면 미국이 7천4백개의 미사일을 가졌건 북이 10~20개의 미사일을 가졌건 어느 쪽이 전쟁에서 이기느냐의 문제에 앞서 전쟁이 시작되면서부터 남북한 우리민족은 이미 공멸할 수 밖에 없을 뿐 아니라 미군의 피해도 상상할 수 없으리만큼 큰 수준이 될 것이라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한꺼번에 동시 다발로 북의 핵기지를 초토화시키면 되지 않겠냐는 순진한 생각은 우선 북이 차량이동식 핵무기를 다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미군이 이들을 모두 탐지할 수가 없어 동시 선제 타격이 불가능한데다 그렇게 한 번 당하면 북은 단 한 두 개라도 남아 있는 이동식 핵탄두 또는 지하 어딘가에 숨겨놓은 ICBM 내지 중거리 핵탄두로 미 본토 내지 주일 및 주한미군기지를 즉시 보복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한-미군 수뇌부의 걱정은 클 수 밖에 없다.
더구나 북이 이미 모든 전자 병기를 무력화 시킬 수 있는 EMP탄까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만일 미국 본토 상공에 EMP 탄을 투하했을 때 미 본토 내의 전 컴퓨터와 레이더는 물론 모든 전자장비의 기능이 마비될 수 있다는 데에 신경이 곤두서는 것은 당연한 얘기일 것이다.
오늘날 미국의 패권은 독립 후 2백3십여년 동안 무려 152 차례나 다른 나라를 침략하거나 경제 봉쇄 등 각종 방법으로 남의 나라를 괴롭힌 제국주의의 위력으로 얻어 낸 결과물이 아닌가.
그런 미국이 자기네 마음대로 안 되는 북을 가만 놓아두겠는가? 자기네 패권 유지를 위해서라면 타국민 수천만이 희생돼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미국이다. 결국 이렇게 가다가는 미국(한국도 포함)과 북한은 핵전쟁을 피할 수 없다는 결론인 것이다.
그 결과 불 보듯 뻔한 민족 공멸(미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 브루스 킬링너 Bruce Kilingner씨의 씨뮬레이션에 의하면 한반도 핵전쟁시 약 천만명 희생 예상)을 피하기 위해서는 박근혜정부가 지금 당장이라도 북의 남북 고위급 회담 제안을 받아들여 진지한 대화를 시작하고 미 중 일 러 등 강대국에 우리들의 문제는 우리가 해결하겠다. 평화를 위해 우리를 도와달라고 통고하는 길 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연장선이 아니기에 박근혜 정부의 새삼스런 자세에 미국이 펄쩍 뛰겠지만 민족공멸을 막는 편이 미국의 화를 자초하는 것보다 수백, 수천배 중요하지 않겠는가!
김-노 정부는 당시 미국을 그런 자세로 대해 왔기에 남북한은 현재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제협력 체제로까지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 주었고 그로 인해 미국의 부시 정권은 속앓이를 했지만 한국의 반대 때문에 북을 칠 수도 없는 실정이었음을 박근혜 정부는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
불행히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북문제를 40여 년 전 냉전시대로 되돌린 데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서도 전임 정부의 잘 못을 뉘우치지 못하고 똑같은 숭미의 길을 가고 있으니 우리 민족의 앞날을 위해 심히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민족의 앞날을 내다보는 역사의식을 가지고 국가의 지도자가 오판할 때 우리 민족 천만명이 희생될 것은 물론 그간 어렵게 세워 놓은 경제가 일시에 망가질 수 있다는 냉혹한 현실을 꿰뚫어 봐야 한다.
절반의 국민들로부터 “총체적 관권 부정선거로 당선됐으니 사퇴하라”는 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이 때다. 물론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정당화 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에게 백번 사죄하는 마음으로 ‘북한의 남북고위급회담’ 제의를 당장 받아들여 북과의 진지한 대화로 전쟁 대신 남북 다 함께 평화를 유지하며 경제 협력이 이뤄지는 큰 일을 해낼 때 ‘통일은 대박’ 소리가 국민들로부터 저절로 흘러나오는 세상이 올 것이오, 동시에 현재 한국군을 바탕으로 해서 북한을 치겠다는 미국의 돌이킬 수 없는 광기마저 냉각시켜 핵전쟁에서 오는 엄청난 미국의 피해도 모면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kajhck@naver.com <921/201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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